“아~, 화이트 칼라를 좋아하는 심플칼라 국가~.”
라고 말할 정도로 한민족은 흰색과 연관이 깊었다. 부족국가 시절부터 백의호상(白衣好尙)의 전통이 뿌리 깊게 박혀져 있는 우리민족…그런데 고려말부터 국가시책으로 이 흰옷을 입지 못하도록 백성들을 계도하였고, 이것도 모자라 흰옷을 입지 말라고 강요했다면?
과연 우리민족은 백의민족(白衣民族)이었을까? 오늘 주제는 바로 이 흰옷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거시기 전하, 아무래도 백성들이 흰옷을 입는 걸 막아야 겠슴다.”
“그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야? 원래 고려하면 흰옷, 흰옷 하면 국가지정 칼라인데…너 인마, 앙드레 김 샘이 흰옷만 입는 거 몰라?”
“아니 거시기, 그런 패셔너블한 문제가 아니라…이건 좀 폴리티쿠적이 문제라서….”
“폴리티쿠?”
“거시기 그러니까…음양오행설에 따르면, 흰색을 계속 입었다간 고려가 절딴 나게 생겼슴다. 전하, 딱 보십시오. 고려의 국운이 벌써 기울고 있다는 느낌 안드심까?”
“음…뭐, 좀 기운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 잠깐 스칠 듯 말듯 지나가는 거 같기도 해. 한번 썰을 풀어봐.”
“그게…그러니까 이게 음양오행설을 기본으로 해서 나온 말인데요. 고려는 원래 동쪽에 있지않슴까? 타고르가 또 동방의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그래서?”
“고려는 동방이고, 동방은 금목수화토의 목방에 해당된다는 검다. 목방은 딱 보면 알겠지만, 나무색깔 바로 청색이라는 거죠. 근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흰옷만 입는다는 거죠. 이게 또 상극이라서 나라의 운이 점점 꺾이고 있다는….”
“음, 듣고 보니까 꽤 그럴듯한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게 또 한반도 지형이 백두대간 줄기를 따라 움직이지 않슴까? 백두산에서 시작해서, 지리산에서 끝나는데 이런 수근목간(水根木幹)의 지세에서는 흑(黑)으로 부모를 삼고, 청(靑)으로 몸을 감싸야 함다.”
“그게 뭔소린데?”
“뭐, 머리에 쓰는 갓은 검은색으로 하고, 몸에 두르는 옷은 청색으로 해야 한다는 그런 소리임다.”
“지금까지 화이트칼라로 살아온 애들한테 내일부터 블루칼라로 살라고?”
“전하, 나라의 운명이 걸려있는 일임다.”
고려말 공민왕 시절의 일이었다. 공민왕은 고려의 국운상승을 위해 그 동안 화이트칼라를 고집하던 백성들과 관료들에게 청색으로 옷을 해 입으라고 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런 생각은 그 뒤로 개국된 조선에도 이어지는데…그러나 민간차원에서는 흰옷에 대한 집착이 만만치 않았다.
“아니 거시기, 저는 화이트칼라라니까요. 흰옷 아님 못 입어요.”
“그냥 흰옷에 물들이면 되잖아!”
“좋아요. 흰옷을 물들인다 칩시다. 그거 물들일 때 쓰는 염료값은 국가에서 대주는 겁니까?”
“그걸 왜 국가에서 내줘야 하는데? 이것들 툭하면 나라에다가 뭐 내라고 그러는데…케네디도 그랬어 임마, 국가가 뭘 해줄까를 생각하지 말고, 내가 국가에 뭘 해줄까를 생각하라고….”
“그러니까 총 맞아 죽은 거 아님까? 백성들이야 국가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검까? 우리가 우리 맘대로 옷 해 입겠다는데, 왜 딴지를 거는 것임까?”
“이색희가…야! 너 그러면 네 마누라는 왜 흰옷 안 입는데?”
“그…그거야….”
조선시대 여성들은 시집을 가면, 흰옷에다가 미미하게라도 염색을 하였는데, 그 이유란 것이…
“이 여편네가 말야. 서방 후딱 뒤지게 만들려고 작정을 했나. 왜 상복을 입고 지랄이야? 왜 나 죽으면 샛서방 얻어서 살라고?”
“아니, 그게 원래 옷이 흰색인데 어째요?”
“후딱 안 벗어? 재수 없게!”
이랬던 것이다. 해서 아내들이 생각해낸 것이 색깔을 입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흰색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고, 아주 미미하게 색깔을 입혀 좀 어두운 흰색…회색에 가깝거나 약간 청색을 가미한 색을 물들여서 입은 것이었다.
“내 마누라야 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고, 나랏님은 나라 걱정이나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이걸 그냥 확!”
“아 배째요! 배 째라니까요!”
아무리 흰옷을 입지 말라 하여도 꿋꿋이 흰옷을 고집하는 백성들 과연 조정에서는 이 흰옷을 금지시킬 수 있을 것인가? 초특급 대하 울트라 패션 사극 ‘나라에서 흰옷을 금지한 사연’은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170. 이혼에서 로또까지(양반편) 3 (0) | 2007.02.15 |
---|---|
171. 이혼에서 로또까지(양반편) 4 (0) | 2007.02.15 |
173. 나라에서 흰옷을 금지한 사연 中 (0) | 2007.02.15 |
174. 나라에서 흰옷을 금지한 사연 下 (0) | 2007.02.15 |
175. 반성문을 누가 쓸 것이냐? 1 (0) | 2007.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