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규태 코너] 인터넷 동반자살(同伴自殺)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16. 18:44

본문

[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동반자살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다.

 

고구려 동천왕이 죽었을 때 따라죽은 순사자가 들판에 가득했다던데 이는 의무적 동반자살이다. 충격을 주었던 오대양 신도들의 집단자살은 신들린 상태에서의 종교적 동반자살이고, 남녀동반이나 모자동반처럼 헤어지기 싫거나 혼자 두기에는 애절해서 택하는 정실 동반자살이 있다. 그리고 현대화하면서 늘어나고 심각해지는 동반으로 소외자살이 있다.
 
소외자살이란 말은 미국 명배우들의 자녀들이 총기나 투신 등 과격한 수단으로 동시기에 줄줄이 자살했을 때 생겨난 말이다. 폴 뉴먼의 아들, 그레고리 펙의 아들을 비롯해서 미남배우 로버트 테일러, 단 딜리, 제니퍼 존스, 에드워드 로빈슨, 루이 주르당 등의 장성한 아들·딸들이 줄줄이 자살을 했었다. 미국 연속극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메리 타일러 무어는 아카데미 수상 영화 '오디네리 피플'에서 자식을 자살로 몰아가는 냉정한 어머니역으로 인기 절정에 있을 때 그의 친아들 리처드가 자살을 해서 화제가 됐었다.
 
이들은 동반자살은 아니나 그 죽음을 택한 요인이 첫째 아버지나 어머니가 이혼 후 재혼남녀와 사는 동안에 일어난 혈육소외, 생활은 유복하나 바쁜 부모들과 더불어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가정소외, 그리고 부모의 인기에 치여 독자적인 삶의 의욕을 거세당했다는 희망소외가 겹쳤다는 데 공통된 소외 동반자살이었다 할 수 있다.
 
어느날 다리 밑에서 두부장사하는 빈한한 부부가 제나라 대부 안자를 찾아와 자식 하나 잘 가르치고 싶은데 그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이에 "지금 사는 대로 이른 새벽 아버지는 앞에서 두부수레를 끌고 어머니는 뒤에서 밀며 밤늦게까지 두부를 팔며 여름에는 땀에 옷을 흥건히 적시고 겨울에는 수염에 고드름이 열리며 살아가는 것을 자식에게 보이기만 하면 그보다 잘 가르치는 상수는 없지요"했다.
 
현대 십대들은 부모들과는 오로지 성적점수만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부모가 있으면서 혈연소외를 당하고, 집 속에 있으면서 누에고치처럼 제 방에 고립되어 가족소외를 당하며, 좀 살게 되면서 잘 살아보려는 달성동기나 성취욕구를 상실, 희망소외를 당하고 있다. 이 누에고치들의 방을 인터넷이 연결시켜 자살을 공감시키고 동반고리를 넓혀나갈 것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