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야(昏夜) - 이동주
금슬(琴瑟)은 구구 비둘기…
열 두 병풍
첩첩 산곡(山谷)인데
칠보 황홀히 오롯한 나의 방석.
오오 어느 나라 공주오이까?
다소곳 내 앞에 받들었오이까.
어른일사 원삼(圓衫)을 입혔는데
수실 단 부전 향낭(香囊)이 이랫해라.
황촉 갈고 갈아 첫닭이 우는데
깨알 같은 정화(情話)가 스스로와.
눈으로 당기면 고즈너기 끌려와
혀 끝에 떨어지는 이름
사르르 온 몸에 휘감기는 비단이라
내사 스스로 의의 장검을 찬 왕자.
어느새 늙어 버린 누님 같은 아내여.
쇠갈퀴 손을 잡고 세월이 원통해
눈을 감으면
살포시 다시 찾아오는 그대 아직 신부고녀.
금슬은 구구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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