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況 - 황지우
벗이여, 나의 近況은 위독하다. 위문와 다오. 붉고 흰 국화꽃 들고. 장의사 집앞을 지날 때마다 나는 섬찟섬찟하다. 구긴 종이가 휴지통에 정확히 들어가 주지 않는 그날은 내내 불길하고, 왜 아는 자꾸자꾸 豫示받으려 하는지. 왜 자꾸 목숨이 한숨인지, 나는 모르겠다. 벗이여, 지난 여름, 그대는 氾濫하는 江가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느냐. 우리들 목숨의 치수 바로 밑에 출렁이는 流量을 보았느냐. 상 황 통 제 불 능 상황통제 불능. 응답은 없었다. 영원히. 1984년, 무사안일한 위험 수위 위로 대홍수의 날들은 가고, 1988년, 大望도 빨리 지나가라. 우리들 패인 분지에 헐벗은 이재민으로 남아 울리라. 지나가라. 황폐한 축제여. 노예들의 환희여. 아, 大韓民國. 大韓民國 憲法은 女性名詞며 大韓民國 現代史는 變態性慾者의 病歷이다. 누가 이 여인을 범하랴. 누가 이 여인을 모르시나요. 누가 이 여인을. 그대 몸에 깊은 구멍 있도다. 상처인가 통로인가. 깊고 굶주린 구멍. 물 질척거리는 그대 영혼의 잔잔한 오물이여. 폭등하는 첨탑이여. 교회는 자본주의와 性交한다. 아 마침내 땅 끝까지 왔구나. 우글우글하게 까놓았네! 그들의 먹이는 불안한 신흥 중산층이다. 그대 목마른 영혼을 잔잔한 시냇가로 인도한 값을 내라. 가까이 오라. 양변기에 앉아 똥누는 자들이여. 밀리고 밀린 똥냄새가 맡고 싶구나. 그대들은 李朱一에게 침을 뱉고 그는 돈을 번다. 이게 原理原則이야. TV 시청료를 내지 맙시다. 현실을 着色하지 맙시다. 확실한 것은, TV는 共犯者이다. 벗이여 이제 나는 詩를 폐업처분하겠다. 나는 作者未詳이다. 나는 용의자이거나 잉여인간이 될 것이다. 나는 그대의 추행자다. 아아, 나는 詩의 무정부주의를 겪었고 詩는 더 이상 나의 聖所가 아니다. 거짓은 나에게도 있다. 우리는 다시 레이건 治下에서 산다. 극악무도한 놈! 젊은 金순경이 變心한 애인집 일가를 몰살하고 그도 곧게 뻗은 사건 있지. 그것도 우리 사회가 성숙해 가는 데 거쳐야 할 防疫이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그놈은 구조기능주의자임에 틀림없어. 아가리를 찢어 죽일 놈. 그들과 나는 덮여진 兄弟殺害의 시대에 산다. 우리는 연루자다. 벗이여 우리는 코미디언도 순교자도 못 된다. 혹은 모든 시대에 코미디언은 순교자의 대칭이다. 김지하를 보라. 그대가 캄캄한 날의 그의 獄中書翰을 대독해 봐. 나는 종잡을 수가 없다. 나는 왜 星條旗가 독나방의 날개로 보이지. 악몽이여. 흉악한 시절이여. 내 가슴 뜨거운 文身이여. 이것은 증오일까 오류일까. 나는 나 이외의 삶을 범해 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모르겠다. 나는 혼수상태다. 벗이여. 위문와 다오. 우리 결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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