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 사설 - 김종원
배고프면 죽 한 그릇, 밤은 짧지만
강냉이가 돼서
퉁퉁 부은 등대가 돼서
어머니는 어디 있길래,
다 뚫어진 고무신
피로한 문전에
배고프면
동전 한 알
밤은 짧고
밥 한 술에 오늘도 석탄을 줍지만
단기와 바꾼 외환은행 珠板 위에
꿈은 타지만
옥수수 노란 물감
한 여름의 작렬을
하모니카로 부는 열 다섯
물오른 동심 속에
어데 있길래, 어머니.
배고프면 차표 한 장, 밤은 짧지만
小貨物이 돼서
한오금 가난한 욕망이 돼서
강냉이처럼 풍선이나 띄울까.
부어도 부어도 차지 않는 고무 항아리
빈 깡통에
허허, 인심이나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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