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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축탁축(淸蹴濁蹴)] 케인 힘찬 부활, 손흥민과 EPL 통산 최다 합작골 시간문제

--최규섭 축구

by econo0706 2022. 9. 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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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2. 09.

 

부활의 날갯짓이다.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며 몸부림치던 안타까운 모습이 아니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 힘차게 기지개를 켠 모습에선, 언제 그랬냐는 양 역동성마저 배어난다. 지난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호령하던 위엄을 시나브로 되찾아 가고 있음이 엿보인다.

해리 케인이 끝이 보이지 않는 듯했던 나락에서 박차고 나왔다. 2020-2021시즌 절정의 기량을 뽐냈던 그때 그 시절을 다소나마 연상케 할 만한 몸놀림을 다시 펼쳐 보이는 요즘이다. 2021-2022시즌 후반부로 접어들며 결코 잊힌 존재로 묻힐 수 없다는 듯 활발한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휘젓는다.

비로소 나래를 펼 수 있게 된 토트넘 홋스퍼는 비약의 열망을 불태운다. 두 날개를 이번 시즌 들어 처음 제대로 갖추고 정상권으로 날아오를 수 있게 됐으니 그럴 만하다. ‘영혼의 단짝’인 손흥민-케인이 펼칠 활약상을 그려 보노라면 입가에 감도는 미소를 좀처럼 지울 수 없다.

 

/ 사진 ⓒGettyimages


케인, 휴화산에서 다시 활화산으로 불타오르다

2021-2022시즌 초반, 케인은 ‘부진의 대명사’였다. 지난 시즌 득점왕(23골)과 도움왕(14어시스트)을 석권했던 풍모는 어디론가 실종됐다.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이적설에 휩싸이며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데서 비롯한 전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케인은 속된 말로 죽을 쒔다. 경기력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팀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모습마저 드러내며 헤맸다. 후스커어드닷컴이 매긴 평균 평점이 8월 EPL 2경기에서 6.41점에, 9월 EPL 3경기와 리그(카라바오)컵 1경기를 합한 4경기에서 6.75점에 각각 그쳤을 만큼 자신의 플레이를 전혀 보이지 못했다(표 참조).

당연히 수확물이 있을 리 없었다. EPL 첫 골을 개막한 지 두 달을 넘은 8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10월 17일·이하 현지 시간)에서 기록했을 정도로, 자신의 커리어 중 최악의 나날을 보냈다. 이에 앞서 리그컵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전(9월 22일)에서 이번 시즌 첫 골을 잡긴 했어도, 부진의 골은 깊기만 했다.

/ 사진 ⓒGettyimages

 

케인은 뉴캐슬전 활약(1골 1어시스트)으로 평균 평점이 7점대(7.10)로 올라가며 반등의 기미를 찾는 듯싶었다. 그러나 11월 EPL 4경기에서 더는 이렇다 할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면서 평균 평점이 다시 6점대(6.96)로 떨어졌다.

휴화산으로 변모했던 케인은 12월이 되어서야 활화산의 본모습을 되찾는 계기를 만들었다. EPL 5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불타올랐다. 평균 평점도 7.40점으로 치솟았다. 기세는 올 1월에도 이어졌다. EPL 3경기에서 1골 1어시스트를 결실했다. 평균 평점(7.30)도 지난달에 못지않았다.

2월 들어 마침내 케인은 폭발했다. FA컵 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전(5일)에서 선제골과 쐐기골을 엮어 2골을 터뜨렸다. 암울했던 음지에서 벗어나 햇빛이 쏟아지는 양지로 나온 극적 순간이었다.

‘손-케인 듀오’, EPL 통산 최다 합작 골 금자탑 눈앞에 둬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이 자랑하는 두 창이다. 그 어떤 방패도 꿰뚫을 수 있는 날카로움을 갖춘 토트넘의 보배 같은 존재다. 각자로서도 무척 뛰어나지만, 하나로 어우러질 때 가공할 위력을 떨치는 둘이다. 손-케인 듀오가 창출한 시너지 효과는 토트넘 전력 상승과 성적 극대화의 주춧돌이 됐음은 그동안 충분히 입증됐다.

듀오의 진가는 객관적 수치에서도 뚜렷하게 엿보인다. 2015-2016시즌부터 호흡을 맞춰 온 ‘찰떡궁합’의 힘을 마음껏 분출한 듀오는 EPL 통산 합작 골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7시즌을 치러 오며 35골을 함께 엮었다.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퍼드(첼시·당시) 콤비가 세운 기록에, 단지 한 걸음 차에 불과하다.

손-케인 듀오는 이번 시즌 단 하나의 합작품을 만들었을 뿐이다. 8라운드 뉴캐슬전에서 7개월 10일간 18경기에 걸쳤던 기나긴 침묵을 드디어 깼다. 그 이후론 다시 잠잠하다. 케인의 침체와 손흥민의 부상이 맞물리며 더는 ‘마음의 눈’으로 주고받는 절묘한 콤비 플레이는 연출되지 않았다. 2020-2021시즌 활약상과 확연히 다른 퇴보였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합작 득점(14골) 기록을 새로 세우며 사자후를 토했던 듀오였다.

그러나 이제 손-케인 듀오는 다시 ‘영원한 짝꿍’의 진면목을 뽐내려 한다. 손흥민은 부상을 털고 일어났고, 케인은 부진을 떨치고 깨어났다. 지난 5일 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전에서, 듀오는 수차례 돋보이는 콤비 플레이를 펼치며 힘찬 재가동을 예고했다.

앞으로 두 걸음만 더 내디디면 EPL 역사에 새 지평이 열린다. 최다 합작 골의 금자탑 수립은 시간문제다.

 

최규섭 /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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