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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축탁축(淸蹴濁蹴)] '매' 손흥민, 야심 가득 찬 날갯짓…4번째 20골 시즌 향해 비상

--최규섭 축구

by econo0706 2022. 9. 2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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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2. 12

 

“꿩 잡는 게 매다.” 제구실을 다함으로써 이름과 실상이 서로 꼭 맞을 때 비유적으로 이르는 우리네 속담이다. 작은 새를 잡아먹는 매는 사냥용으로 사육될 만큼 공격 본능이 뛰어나다. 사냥용 매를 해동청 또는 해동청골이라고 일컫는다. 예로부터 매사냥을 즐긴 우리나라는 현재 매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

이 맥락에서, 손흥민(30)은 토트넘 홋스퍼가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뛰어난 매다. 한결같은 매서움과 날카로움으로 골을 포획하는 솜씨는 가히 일품이라 할 만하다. 기복 없는 꾸준한 페이스를 바탕으로 한 골 사냥 능력은 세계 축구 본무대인 잉글랜드마저도 집어삼킬 듯한 기세를 내비친다. 2020년 FIFA(국제축구연맹) 푸슈카시(푸스카스)상을 받아 세계 으뜸의 골 솜씨를 평가받은 점은 이를 확연히 엿볼 수 있는 좋은 보기다.

손흥민, 6시즌 연속 2자릿수 골 사냥에 성공

손흥민이 또 하나의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 고지를 밟았다(표 참조). 지난 9일(이하 현지 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사우샘프턴전에서 한 골을 터뜨려 값진 기록를 이뤘다. 후반 21분 루카스 모우라의 크로스를 골로 이어 간 모습에선, 그의 빠른 발과 빼어난 위치 선정이 돋보였다. 매처럼 순식간에 날아들어 골을 사냥하는 멋진 광경에, 홈 팬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2015년,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EPL 토트넘으로 둥지를 옮겼다. 2015-2016시즌 리그 28경기 4골을 비롯해 총 40경기에 출장해 8골을 잡으며 EPL 무대에 무난하게 데뷔했다.

그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은 그다음 시즌부터 놀랍게 분출됐다. 2016-2017시즌 47경기에서 21골을 터뜨리며 내뿜은 불길은 쉴 틈 없이 불타올랐다. 이때부터 2020-2021시즌까지 240경기에 나가 99골을 낚았다. 두 경기에서 한 골씩에 조금 못 미치는 경기당 평균 0.42골의 무서운 골 사냥 감각을 뽐냈다.

2시즌 연속, 4번째 20골 고지 등정 향해 비행

손흥민의 골 사냥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 달 동안 부상으로 쉬다가 돌아온 지 2경기 만에 골을 잡아내며 ‘아직도 배고프다.’고 외치는 양 비행을 멈추지 않는 그다.

이처럼 휴면을 모르는 기세라면, 그가 과연 2시즌 연속 20골 이상 대기록 고지를 등정할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그는 2020-2021시즌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했다. 51경기에서 22골을 쏘아 올렸다. 경기당 평균 0.43골의 엄청난 불길이었다. 물론 2010-2011시즌 프로 1부리그에 데뷔(함부르크 SV)한 뒤 열한 시즌을 치르며 거둔 최고 전과였다.

그는 이에 앞서 한 시즌 20골 이상 골 고지에 올라섰다. 토트넘에서 맞이한 두 번째 시즌(2016-2017)에 21골(경기당 평균 0.45골)과 그 두 시즌 뒤(2018-2019)에 20골(경기당 평균 0.44골) 등 두 차례 등정을 이룬 바 있다.

이번 시즌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네 번째 20골 고지를 정복할 수 있으리라 보인다. 지금까지 기록으로 나타난 활약상에 비춰볼 때 충분히 적중 가능한 과녁이다.

이번 시즌에 겉으로 나타난 그의 골 사냥 능력은 얼핏 다소 저하한 것처럼 보인다. 27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경기당 평균 0.37골로 지난 세 시즌 잇달아 0.40골대를 넘어섰던 데 비해 약간 처진다.

그러나 한 꺼풀을 벗기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희망의 빛이 내비친다. 그는 이번 시즌 본마당 격인 EPL에서 더 좋은 골 감각을 과시했다. 토트넘이 치른 21경기 가운데 18경기에 출장해 9골을 터뜨렸다. 두 경기에서 한 골씩의 굉장한 골 사냥 능력을 만족스럽게 펼쳐 보였다. 이번 시즌 EPL에서, 토트넘은 17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그가 이번 시즌 EPL에서 뽐낸 골 기세를 이어 간다면 남은 경기서 8~9골이 가능하다.

그리고 토트넘은 현재 FA컵 16강에 올라가 있다. 오는 3월 1일 EFL(잉글랜드 풋볼리그) 챔피언십(2부리그)에 속한 미들즈브러와 8강 티켓을 다툰다. 곧, 토트넘은 결승전까지 최대 4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골 사냥 능력을 FA컵에서 발휘한다면 1골 이상은 현실로 구현될 확률이 무척 높다.

이상을 종합하면, 손흥민은 남은 시즌 부상을 비롯한 별다른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네 번째 20골 고지 등정을 이룰 수 있으리라 보인다.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결같은 몸놀림의 그가 ‘꿩 떨어진 매’가 될 리 없다.

 

최규섭 /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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