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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 라운지] 경선 룰과 야구 룰

--이용균 야구

by econo0706 2022. 9. 2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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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05. 15

 

‘67%’라는 숫자가 한동안 장안을 시끄럽게 만들었다. 온갖 통계학적 수사가 난무했다. ‘등가원칙’이라는 생소한 용어도 듣는 이를 혼란스럽게 했다.

 

한나라당 경선 룰 얘기다. 한 후보가 ‘대승적 결단’이라며 양보를 선언했지만 어쩐지 사람들은 이미 지겨워진 듯하다. 폴 크루그먼이 ‘경제학의 향연’에서 얘기했다. “경제학을 수학적으로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은 진부한 생각을 멋있게 꾸미려는 유서깊은 방법”이라고.

 

어쨌든. 그렇다치고. 그 말 많은 룰과 원칙. 야구만큼 복잡할까.

 

야구에서 출루율 계산 방법은 (안타+볼넷+사구)/(타수+볼넷+사구+희생플라이). 분모에 포함된 ‘희생플라이’가 논란이 된 시절이 있었다.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 출루율 타자는 2001년 5할3리를 기록한 호세다. 2위는 82년의 백인천으로 5할2리. 그런데 둘의 계산 방법이 다르다. 한국은 82년부터 출루율을 공식기록에 넣었지만 메이저리그는 84년에야 희생플라이가 포함된 출루율을 공식기록으로 채택했다. 우리는 86년에야 희생플라이를 넣었다. 지금 공식대로라면 백인천의 출루율은 4할9푼7리로 낮아진다. 그 사이에 낀 기록이 없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희생플라이 포함 여부는 아직도 논란거리다. 넣어야 한다는 쪽은 희생플라이가 희생번트만큼 의도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하고, 빼야 한다는 쪽은 희생플라이 상황에서 타격은 순수하지 않다고 한다. 매년 발간하는 야구통계전문서적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는 여전히 분모에 희생플라이를 넣지 않는다.

 

가장 순수할 것 같은 타율도 꼭 원칙대로 계산되지는 않았다. 1888년 미국 내셔널리그는 볼넷을 타율계산에 넣어, 평균타율이 3푼2리나 떨어졌다. 선수들의 연봉을 깎기 위한 조치였다.

 

야구의 룰도 제각각이다. 1920년 메이저리그는 보다 공격적인 야구를 위해 볼넷을 볼셋으로 바꾸려고 했다. 야수들의 글러브를 없애고 전 회에 남겨둔 주자를 다음 회 공격때 다시 살려주는 안도 나왔다. 지명타자 도입 의견이 나온 것도 이때였다. 한국야구도 독특한 룰이 있었다. 2003~2004년에는 투수의 공이 타자의 머리를 맞힐 경우 아무리 느린 공이어도 무조건 퇴장이었다. 무려 48명의 투수가 희생됐다. 이스라엘 프로야구는 7회까지만 한다. 동점으로 끝나면 축구 승부차기처럼 3명씩 나와 홈런치기를 한다.

 

출루율이나 타율 계산법, 이상한 야구 규칙. 모두 민감한 문제일 수 있다. 출루율 계산법 때문에 MVP를 못 받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롯데 이대호가 말했다. MVP는 필요없고 우승을 하고 싶다고. 경선 룰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집착해 팀워크가 깨지고 우승을 못하면? 야구처럼 감독 바꾸고 돈으로 FA 영입하면 될까.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자료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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