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성매매 금지법에 의해 그 위세가 많이 꺽였지만, 대한민국에서 접대 하면 의례히 ‘룸사롱’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 상식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여자를 옆에 끼고 술이 마시면 술맛이 더 나는 것인지, 하룻밤 2,3백만원 돈을 우습지 않게 썼던 룸사롱…돈 있으면 룸사롱, 그 보다 좀 낮은 것이 단란주점, 비즈니스 클럽, 정 안되면 방석집이라도 가야 어디가서 술 한 잔 마셨다고 말할수 있었던 시절. 그 시절 룸사롱에서 일하던 아가씨들의 기피대상 1, 2호로 지정된 사람들이 바로 검사와 선생이었다는 말들이 심심찮게 오갔던 적이 있었다. 룸사롱 와서 제일 지저분하게 논다고 해서였던가? 직업의 특성상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직종인지라 노는 것도 제일 지저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오죽하면 아가씨들이 검사와 선생이 들어오면 자리를 기피했다 했으니, 더 말해서 무엇 할까? 자 그런데 말이다. ‘룸사롱’의 원조는 조선시대의 기방이 아니었던가? 문제는 이 기방문화에서는 룸사롱 문화와 달리, ‘아가씨’들에게 지켜야 할 철칙이 있었다 하니, 과연 조선시대 기방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끅…그러니까 말이다. 우리 형수님이 있다 안카나. 우리 형수님이, 우리 형이…그러니까 우리 큰형이 확 디지뿐기다. 문디자슥, 서른도 몬 채우고 가 삔기다. 근데, 이 바보 같은 우리 형수가 10년째 수절을 했다 안카나…. 열녀제 열녀! 하모 초특급 울트라 캡숑 나이스 짱인기라.”
“김진사 나리, 많이 취하셨네. 매월아~김진사 나리….”
“마 치아삐라! 너그 같은 몸 파는 애들이 우리 형수를 우째 알겠노? 너거들하고, 우리 형수는 차원이 다른기라…. 알긋나?”
“김진사 나리! 지금 취했으니까…다음에 다시 오면”
“이 손 안놓기가? 이기 어디서 꼬박꼬박 말대꾸고? 네 그거 아나? 충신은 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이고, 열녀불경이부(烈女不敬二夫)라꼬…. 우리 형수가 백년에 한명 나올까 말까한 열녀다 안카나? 아이고…우리 형수 불쌍해 우짤끼고?”
“김진사 나리, 나 지금 살짝 기분 나빠지려 하거든? 그러니까 2차 뛸 거면 빨랑 매월이 쫓아가고, 아니면 술값 계산하고 자리 비켜주면 좋겠거든?”
“와 삐짓나? 하이고…우리 이쁜 월향이 말하는기 딱, 독 품은 흑장미네, 흑장미. 어이 원택아! 네 내가 사오라는 장미 안 사왔나?”
“예, 나리. 지금 시간이 시간인지라…꽃시장이 다 문을 닫아서.”
“그런게 어딨노? 없으면 편의점에 가서라도 사와야제? 우리 월향이…흑장미처럼 독가시를 품고, 내를 째려보고 있네. 아이고 마 무시라….”
“김.진.사.나.리”
“와? 와? 부르는데?”
“자꾸 이러시면 쫓아 낼 겁니다.”
“아이고 마, 무서워 죽겠다. 어데 한번 쫓아 보그라. 네 아무리 떠들어 봤자. 내한테는 택도 엄따. 내가 우리 마누라 하고 7년을 살았다 안카나. 우리 마누라가 얼마나 드센지 아나? 밖에 나가믄 또 오입질 하러 간다고 욕하고, 늦게 들어오면 늦게 들어온다고 욕하고, 일찍 들어오면 하는 일 없이 일찍 들어온다고 욕하고….”
“김진사 나리…힘드셨구나.”
“마, 그래도 우리 마누라가 시집올 때 혼수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장만해 오지 않았나? 성격은 드세도 남편 봉양 잘하지, 아도 순풍순풍 잘났제, 아 잘 기르제, 시부모 봉양 잘하제, 그만하면 1등 마누라 아이가?”
“애들아! 김진사 나리 나가신단다!”
“월향이 네 와 이카노? 야야…야…와 이카노? 이 손 못 놓나?”
“어이 김진사, 내가 툭 까놓고 말하겠는데 기방 와서 또 개지랄 떨면, 그땐 국물도 없어! 알았어? 이게 물장사 한다고 사람을 1,3,5,7,9로 보나…. 어이 떡쇠야 당장 이 골통자식 쫓아내!”
급작스런 상황전개에 김진사 다급해 지는데,
“네 내한테 이럴 수 있는기가? 내가 그동안 네한테 뿌린 팁이 얼만데….”
“아, 그러셔? 팁 줬으니까 네 맘대로 갖고 놀아야 겠다? 그런 건가 본데...꿈 깨셔. 야이 자식아. 기방에 와서 놀더라도 최소한 지켜야 할 에티켓은 배우고 와야지. 너 기방오불(妓房五不)이 뭔지는 아냐?”
“기방오불? 와? 기방에 불났나?”
“말하는 내가 입이 다 아프다. 일단 셔터 마우스 하고, 네 한량 친구들한테 물어봐라…아무리 놀고먹는 한량이라지만, 기방오불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거 아냐? 아우 재수 없어. 매향아, 연화야! 소금 뿌려라!”
난데없이 월향이 입에서 터져 나온 기방오불(妓房五不)이란 단어…그리고, 기방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이라니, 여자 끼고 술 마시는 자리에서도 에티켓이 중요했던 것일까? 초특급 대하 울트라 룸사롱 사극 ‘기생집을 가더라도 지켜야 할 법도가 있느니라’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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