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백성들의 응가와 상쾌한 뒤처리’를 위한 테스크 포스팀이 구성된 이후 이들은 곧바로 연구에 들어가게 되는데,
“음…아무리 봐도 말야. 종이는 단가가 너무 비싸.”
“그래도 마찰력 대비, 효과 면에서는 종이만한 게 없지.”
“요즘 민간에서 자주 쓰는 뒤처리 용구는 뭐가 있나?”
“요즘 민간인들은 주로 호박잎을 쓴다고 하더군. 호박잎만한 게 또 없지. 그 탄성에, 튼튼한 인장력 하며…결정적으로 좀 까칠까칠해서 보드라운 아기 엉덩이에 쓰기엔 좀 무리가 따르지만 말야. 어쨌든 요즘 시대의 대세는 호박잎이야.”
조선시대 민간인들에게 널리 사랑 받았던 휴지 ‘호박잎’ 넓은 면적(?)에 튼튼한 인장력,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용이성에 음식으로(호박잎 쌈)으로 전용할 수 있는 범용성 등등 호박잎은 가히 시대의 대세라 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말야…호박잎이란 게 4계절용이 아니란 거야. 이게 또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반짝하고 쓰는 거지 사시사철 쓸 수 있는 게 아니거든. 그리고 그 수량도 한정적이고. 아무리 호박밭이 넓다고 하나, 호박잎을 계속해 쓸 수도 없는 거 아냐? 결정적으로 그 까칠까칠한 질감 때문에 피부가 약한 사람은 쓰기가 곤란해.”
“똥개는 어떨까?”
“똥개라…똥개는 원래 7세 이전의 애들만 쓰는 거 아닌가? 응가하고 나서 똥개가 비데기로 똥꼬 세척을 해주는 것인데, 7세 이전 애들이야 응가양이 적으니 상관없지만, 성인의 응가양을 커버하기엔 똥개의 위장도 한계가 있잖아.”
“결정적으로 똥개가 응가를 핥다가 열 받아 애들 고추를 물어뜯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덕분에 내시 확충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 진 몰라도…안전하다고는….”
“결국 볏짚 밖에 없는 건가?”
“비용 대비 효과라면 볏짚만한 게 없지. 그렇다고 새끼줄을 쓸 수는 없잖은가?”
“새끼줄, 그거 잘못 썼다간 똥꼬 다 헤지지….”
“다시 원점이군.”
테스크 포스팀이 이러저러한 종이 대체재를 생각하던 그때,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내 봐도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았으니,
“혹시 중국이나 일본 쪽의 응가문화는 어떤지 좀 조사해 봤나?”
“별반 다를 게 없더군,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데 특별난 게 있을라구. 중국 애들도 마른 볏짚을 쓰는 거 같더군.”
“휴, 다시 원점이군.”
테스크 포스팀이 원점에서 헤매던 그때 해외사료를 조사하던 한 연구원이 헐레벌떡 연구실로 달려오는데,
“여보게들! 혹시 측간자(厠簡子)라고 들어봤나?”
“측!”
“간!”
“자!”
“그래, 측간자. 다른말로 정목(淨木 : 깨끗하게 해주는 나무)이라고도 하는데, 이걸 보시게. 이미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나무주걱처럼 대나무를 얇게 잘라서 똥꼬에 남아있는 잔변을 파내는 방법으로 뒤처리를 하고 있다는 군!”
“나무 조각은 지금도 쓰지 않나?”
“문제는 규격화네! 종이나 조약돌, 볏짚 같이 대충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딱 규격을 맞춰서 주걱모양으로 만드는 것이야! 지금까지 닦아내는 방법으로 응가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응가를 숟가락으로 퍼내는 방식으로 처리하자는 소리지!”
이리하여 등장한 것이 바로 측목(厠木)이었으니, 조선의 뒷간문화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한 것이었다.
“얇게 대나무를 쪼게 만든 측목! 언제까지 똥꼬가 헤질 때까지 볏짚으로 닦아내실 겁니까? 똥꼬는 닦는 게 아니라 퍼내는 것입니다. 당신의 똥꼬는 소중하잖아요?”
“튼튼한 탄성에 의해 부러질 염려가 없습니다. 닦아낼 필요도 없습니다. 가볍게 터치하든 똥꼬를 퍼주세요~. 지금 바로 060-123-4567번으로 전화하세요! 30개들이 한세트에 12냥! ARS신청 시 두냥을 추가할인 해 드리겠습니다!”
측목으로 인해 조선 사람들의 응가 처리 방법은 늘어났지만, 여전히 조선 사람들의 똥꼬는 괴로울 수밖에 없었으니, 볏짚으로 닦아내도, 측목으로 퍼내도(?) 응가를 처리하는 일은 언제나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나마 측목의 경우는 이후 상궁들이나 나인들의 월급에 포함되어 한 달에 한 묶음씩 지급된 걸 보면, 그나마 규격화되고 고급화된 뒤처리 용품으로 이미지가 굳어졌다 하겠지만, 여전히 똥꼬가 아픈 건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하겠다.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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