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19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에게서 엿보이는 가장 큰 덕목은 무엇일까? 돋보이는 성실성이 아닐까 한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지 온 힘을 쏟아붓는 정성스럽고 진실한 그의 품성은 운동선수로서 지녀야 할 기술적 요소에 한결 힘을 싣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듯싶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 소속 팀을 오가면서도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선, 걸출한 스타의 풍채를 넘어서 한 성숙한 인간의 아름다움까지 배어난다.
그뿐이랴. 겸손함도 강점으로 다가온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스스로를 낮춰 다른 사람을 대하는 평소의 인간성은 플레이에서도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교만한 군대는 반드시 패한다'는 금언을 가슴속 깊숙이 새겨 둔 양, 한결같은 플레이를 펼치려 힘쓰는 마음가짐이 그대로 분출돼 나온다.
성실함과 겸손함이 하나로 어우러지면서, 손흥민의 플레이에선 물기가 오를 대로 올랐음을 뚜렷하게 읽을 수 있다. 세계 으뜸의 프로축구판으로 일컬어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최상층의 플레이로 성가를 드높이는 그의 풍모가 절로 그려진다.
내로라하는 골잡이들도 손흥민 앞에선 주눅 드는 기록은?
'손흥민은 토트넘의 분명한 에이스다'. 그 누구라도 부인할 수 없는 절대 명제다. 적어도 2021~2022시즌에선, 극명하게 나타난 사실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해리 케인과 양핵을 이뤘지만, 이번 시즌 들어 단 하나의 중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에, 토트넘이 숱한 풍파에 맞닥뜨리면서도 7위(이하 한국시간 18일 현재)에 자리하는 데 버팀목이 된 그다. 토트넘 팬들이라면 그가 없는 홋스퍼를 생각하기만 해도 아찔함에 몸서리칠 듯하다.
손흥민이 팀의 확고부동한 구심점으로 기능하고 있음은 기록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가 연기한 빼어난 ‘등대’ 역 연기에 힘입어, 토트넘이 아슬아슬한 난파의 위기를 딛고 암초를 헤쳐 나가고 있음을 여실히 엿볼 수 있다.
2021-2022시즌, 토트넘은 14경기를 치르며 고작 16골을 터뜨리는 데 그쳤다. 경기당 평균 1.14골의 초라한 득점력이다. 물론 팀 내 득점 1위는 손흥민이다. 13경기에 나가 6골을 터뜨렸다(경기당 평균 0 .46골). 팀 득점의 ⅓ 이상(37.5%)을 그가 책임졌다. 팀 득점에서, 아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가 토트넘의 절대적 존재인지를 다시금 깨닫는 대목이다.
외연을 PL로 넓혀 보면, 손흥민의 절대성은 더욱 높아진다. 한 골잡이가 팀 득점에서 자리하는 비중에서, 그는 PL의 최상위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시즌 득점 레이스를 주도하는, 내로라하는 상위 10위권 15명(공동 10위 6명) 가운데에서도 꼭대기층에 올라 있다.
이 부문에서, 손흥민은 3위를 달린다(표 참조). 득점 레이스에서 자리한 10위보다 훌쩍 위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 ‘영원한 짝꿍’으로 불리는 케인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그는 홀로 분투하며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그만큼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받는 어려움을 뚫고 올린 개가라 더욱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는 좌표다.
손흥민의 앞에 나선 선수는 단 2명에 불과하다. 팀 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닐 모페(브라이턴 & 호브 앨비언)와 하피냐(리즈 유나이티드)가 40%를 기록하며 1, 2위에 올라 있다. 득점 레이스에서 손흥민과 함께 나란히 10위를 달리는 모페는 42.9%(개인 6/팀 14)를, 다른 5명과 함께 공동 4위에 자리한 하피냐는 41.2%(7/17)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시즌 PL 무대에서, 가장 화려한 골 솜씨를 연기하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도 팀 내 공격력 비중에선 손흥민에게 미치지 못했다. 거의 한 경기당 한 골(0.88)씩의 무서운 득점 페이스를 보이는 살라는 7위(31.3%)에 그쳤다.
이번 시즌 PL에서 뛰노는 20개 팀 가운데 가장 무서운 득점력을 자랑하는 팀은 리버풀이다. 공격 농사에서, 17경기 48골(경기당 평균 2.82골)의 작황을 보이고 있다. 살라와 함께 리버풀의 공격 편대를 이끄는 사디오 마네도 손흥민에게 윗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득점 레이스 4위(7골)인 마네는 팀 득점 비중에선 꼴찌(14.6%)에 머물렀다.
당대 최고 공격수로 손꼽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손흥민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예년에 비해선 다소 떨어지더라도 여전히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호날두다. 득점 레이스 4위는 그 하나의 입증 기록이다. 그렇지만 팀 득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손흥민에게 한참 뒤졌다. 13경기에서 7골을 낚은 호날두는 손흥민보다 10.6%나 뒤지며 8위(26.9&)에 앉았다.
■ 득점 10걸 팀 득점 비율 <한국시간 18일 현재>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어떤 시련을 겪은 뒤에 더 강해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우리네 속담이다. 손흥민은 뜻밖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강점은 시련을 극복하고 그 공백을 최소화하는 묘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니, 팬들은 오히려 더 앞으로 나아가리라 굳게 믿는다. ‘토트넘의 수호신’인 그가 다시 맹위를 떨칠 날이 곧 도래한다.
최규섭 / 전 베스트일레븐 편집장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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