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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스발 리베로] '10경기 무패' 글라드바흐, 최강 뮌헨마저 잡았다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2. 9. 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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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2. 06.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가 2015/16 시즌 분데스리가 15라운드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바이에른 뮌헨에 시즌 첫 분데스리가 패배를 선사했다.

묀헨글라드바흐의 상승세가 그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묀헨글라드바흐가 독일 최강 바이에른마저 3-1로 완파하며 안드레 슈베르트 감독 부임 후 분데스리가 10경기 무패(8승 2무) 행진을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슈베르트 감독은 이 경기에서 좌우 측면 수비수로 오스카 벤트와 율리안 코어브를 배치하면서 중앙 수비수 3명(니코 엘베디,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하바드 노르드베잇)을 포진하는 수비적인 5백으로 바이에른전에 나섰다. 노골적일 정도로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바이에른을 공략해 나간 묀헨글라드바흐이다.

초반 흐름은 바이에른이 잡아나갔다. 바이에른은 전반 내내 묀헨글라드바흐의 골문을 위협했다. 특히 24분경 하비 마르티네스의 슈팅을 얀 좀머 골키퍼가 선방한 걸 킹슬리 코망이 리바운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이는 아쉽게 골대를 맞고 나갔다.

28분경까지만 하더라도 바이에른이 무려 12회의 슈팅을 기록한 데 반해 묀헨글라드바흐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하파엘이 한 차례 슈팅을 시도한 걸 제외하면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바이에른의 파상공세 속에서 경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하지만 30분을 기점으로 경기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조급해진 바이에른 선수들이 라인을 끌어올리면서 공격적으로 나서자 묀헨글라드바흐도 효율적인 역습을 감행하며 바이에른 수비 뒷공간을 공략해 나간 것. 묀헨글라드바흐는 전반 마지막 15분 동안 6회의 슈팅을 시도하며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 모습 / 베스트일레븐


결국 묀헨글라드바흐가 후반 시작과 함께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54분경 에이스 하파엘이 감각적으로 내준 패스를 벤트가 주발인 왼발이 아닌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기록했다.

이어서 66분경 프리킥 찬스에서 상대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걸 노르드베잇이 길게 올려준 걸 엘베디가 헤딩으로 떨구어주었고, 이를 묀헨글라드바흐 공격수 라스 슈틴들이 몸을 날리는 발리 슈팅(마치 태권도 앞차기를 연상시키는 킥이었다)으로 추가 골을 넣었다.

바이에른 선수들이 당황한 틈을 타 68분경 코어브의 롱 패스를 묀헨글라드바흐 측면 미드필더 파비안 존슨이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가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벤트의 선제골(54분)부터 존슨의 마지막 골(68분)까지 단 14분 사이에 무려 3골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과시한 묀헨글라드바흐이다.

비록 묀헨글라드바흐는 81분경 프랑크 리베리에게 실점을 허용했으나 이후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저지해내며 3-1 승리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묀헨글라드바흐는 슈베르트 감독 부임 후 분데스리가 무패 행진을 무려 10경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2015/16 시즌 개막 후 분데스리가 5경기에서 모두 패하면서 최하위로 추락했던 묀헨글라드바흐는 이제 어느덧 분데스리가 3위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반면 바이에른은 이 경기에서 무승부만 거두었더라도 2015/16 시즌 전반기 우승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었으나 패배와 함께 볼프스부르크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맞대결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 게다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첫 패배를 당해 무패 우승 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13승 1무 1패).

 

안 그래도 바이에른은 묀헨글라드바흐에게 유난히 고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 바이에른은 이번에 패하며 묀헨글라드바흐와의 최근 12번의 맞대결에서 4승 4무 4패로 동률을 이루었다. 게다가 최근 9번의 보루시아 파크 원정에서 2승 5무 2패를 기록했다. 중요 고비처마다 바이에른은 묀헨글라드바흐에게 발목이 잡혔다.

그나마 바이에른에게 있어 위안거리라면 269일 만에 장기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 리베리가 75분경 교체 투입되고 81분경 골을 넣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점일 것이다. 참고로 이번 경기는 리베리가 2007년 바이에른에 입단한 이래로 개인 통산 공식 대회 300번째 경기였기에 한층 의미가 있는 골이었다(리베리 바이에른 통산 공식 대회 300경기 104골 149도움).

묀헨글라드바흐는 최전방 공격수 슈틴들을 필두로 수많은 선방쇼를 선보인 얀 좀머 골키퍼에 이르기까지 선발 출전한 모든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대어 바이에른을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 중에서도 이번 승리의 최대 공신은 바로 슈베르트 감독이다. 슈베르트는 바이에른 상대로 5백이라는 깜짝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는 전술적인 유연성을 보여주었다(원래 슈베르트는 공격 축구 신봉자로 정평이 나있다). 이것이 바로 바이에른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이미 슈베르트 감독은 지난 주말, 호펜하임 원정에서 3-3 무승부를 거두며 묀헨글라드바흐 구단 역사상 신임 감독 최다 경기 무패 행진(9경기)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종전 기록은 독일 역대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전설 우도 라텍이 1975년에 수립한 8경기 무패(4승 4무)였다.

참고로 라텍은 독일 대표팀과 바이에른, 묀헨글라드바흐, 바르셀로나, 샬케, 쾰른 등을 지도하며 분데스리가 8회와 DFB 포칼 3회, 유러피언 컵(챔피언스 리그 전신) 1회, UEFA 컵 1회, 컵 위너스 컵 1회, 그리고 코파 데 라 리가 1회 우승을 차지하며 총 14개의 트로피를 수집한 명장이다. 그가 있었기에 바이에른이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그는 파킨스병을 투병하다 올해 2월, 만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 묀헨글라드바흐 주장 마르틴 슈트란츨 / 일간스포츠


더 놀라운 점은 묀헨글라드바흐가 현재 주장 마르틴 슈트란츨과 에이스 파트릭 헤어만, 알바로 도밍게스, 안드레 한, 그리고 니코 슐츠가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정상 전력을 구축하기 힘든 상태라는 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데스리가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슈베르트의 묀헨글라드바흐이다.

게다가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초반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죽음의 D조 최하위로 시작했으나 이후 1승 2무를 거두면서 조 3위에 올라 자력으로 유로파 리그 진출권 획득이 가능해졌다. 말 그대로 슈베르트 감독 부임 후 환골탈태한 묀헨글라드바흐이다.

 

김현민 기자

 

자료출처 :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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