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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한화의 때 이른 난국, 역시 포수가 가장 문제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2. 11. 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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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07

 

한화 이글스가 때 이른 난국에 빠졌다. 2014년 프로야구 개막전 승리 이후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었던 한화는 SK 와이번스와의 지난 주말 문학구장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주어 4월 7일 현재 2승 5패,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와 같은 개막 13연패의 악몽은 사라졌지만  공, 수 양면에서 우려했던 허점이 드러나면서 ‘예상대로’ 일찌감치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외국인 투수를 포함 연패를 끊어줄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 부재를 그대로 노출시켰고, 게다가 안방지킴이가 허술하기 짝이 없어 가뜩이나 불안한 마운드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는 고만고만하고, 타격은 4번 타자 김태균(32) 등 제몫을 해줘야할 선수들이 득점 기회마다 무기력, 투수진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괴롭히는 모양새다. 5일 SK전에서 8회 초 만루의 기회를 놓치는 등 요긴할 때 득점타를 때려내지 못한 김태균은 타율(.222)도 그렇거니와 타점은 고작 2개에 불과, 팬들의 애를 태우게 만든다. 거액의 몸값을 받고 이적해온 FA 정근우(32. 타율 .143, 1타점)와 이용규(29. 타율 .240, 2타점)도 아직 초장이기는 하지만 테이블세터로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외국인 선수들이 강력한 것 같지도 않다. 펠릭스 피에(29)는 중, 단거리형 타자여서 상태 투수들에게 별다른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야구는 흔히 중앙 라인(포수-투구-유격수-중견수)이 든든해야 강한 팀이라고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한화는 중앙라인 중에서 수비의 핵인 유격수와 포수의 약점이 눈에 두드러진다.

한화 구단의 포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는 김응룡 감독이 고심 끝에 새내기 김민수(23)에게 중책을 맡겼지만 볼 배합은 물론 수읽기와 포구 능력 등에서 경험부족을 여실히 드러내 매 경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대안이 안 보이는 것도 한화의 어려움이다.

당대 최고의 포수로 손꼽혔던 박경완 SK 와이번스 2군 감독은 지난 5일에 가졌던 문학구장 은퇴식에 즈음해 포수가 갖추어야할 기능으로 크게 3가지를 꼽았다. ‘블로킹, 송구, 캐칭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였지만 문제는 그런 기본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화가 고육책으로 장래를 내다보고 김민수에게 마스크를 씌웠으나 김응룡 감독의 인내심도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6일 SK전에서도 선발 송창현의 부조는 일정 부분 김민수의 투수 리드 미숙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한화 구단 내부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레너드 코페트는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포수에 대해 이렇게 규정했다. ‘포수는 경기장 안에서 투수 다음으로 중요한 존재다. 포수는 투수와 같은 생각을 갖고 투수를 리드하고, 내야진을 조정하고, 경우에 따라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아웃, 즉 상대방의 득점을 저지해야 한다. 포수는 상대가 도루나 번트를 자주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어깨가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급 포수는 우선 강한 어깨가 주전 선택의 기준이 된다.’ 고.

김민수의 포수 수련은 그 같은 기준에서 보자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여러 야구 해설자들의 시각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 가운데 초창기 해태 타이거즈는 재일교포 김무종과 장채근, SK는 박경완, 삼성은 진갑용 같은 강력한 포수들이 팀을 이끌었다. 한화가 강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포수의 육성이 절실하다.

정근우와 이용규의 영입으로 어느 정도 짜임새를 갖추는 듯했던 한화의 수비라인도 그 핵심인 유격수 송광민(31)의 수비 난조로 흐트러졌다. 송광민은 타력에 비해 수비력이 너무 뒤처져 한화 코칭스태프의 머리를 아프게 만든다. 송광민은 7경기에서 무려 7실책을 범해 9개 구단 야수를 통틀어 가장 많다. 한화의 수비 변화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는 6일 경기 후 “포수도 문제지만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안 맞는다.   수비를 안정시켜야하니까 임시방편으로 포수와 유격수도 변화를 줄지 모르겠다. 포수는 인내심을 갖고 키워야하는데 그게 어렵다”며 “속이 썩더라도 선수들을 잘 추슬러 가야하지 않겠나. 이동하기 전에 연습도 좀 하고 정비하면 괜찮아 질 것이다”고 전했다.   

한번 무너진 팀의 재건이 힘들다는 것은 예전의 롯데나 LG의 사례에서 이미 입증됐다.  한화 구단의 부활은 그만큼 멀게 보인다. 그렇지만 아직 시즌 초반이다. 비관은 금물이다.  

 

홍윤표 선임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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