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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와 함께 떠났다…"마흔에도 잘할 수 있다 보여주고 싶었다"

---全知的 롯데 視點

by econo0706 2022. 12. 14.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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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 14.

 

'조선의 4번타자'는 마지막 순간에도 최고였다.

이대호(40)에게 2022년은 선수로서 마지막 해였다. 2020년 시즌을 마치고 2년 총액 26억원에 롯데 자이언츠와 FA 계약을 했고, 이대호는 이후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선수로서 마지막을 선언했지만, 이대호는 여전히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142경기에서 타율 3할3푼1리 23홈런 101타점을 기록하면서 타율 4위, 홈런 공동 5위, 안타 4위(179개) 등 각종 수치에 상단에 이름을 남겼다.

2022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고, OB 모임인 일구회에서 선정한 최고 선수인 일구대상까지 수상했다.

21년 간 한국 프로야구의 굵직한 역사를 쓰고 은퇴한 이대호는 마지막 시상식인 골든글러브에서 눈물을 쏟았다. 가족, 동료, 팀 등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이대호는 "할머니 말씀을 하고 싶었는데 더 눈물이 많이 날 거 같아서 참았다. 하늘에서 다 지켜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 흐뭇해 하실 거다.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고 떠올렸다. 이대호는 어린 시절 친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이대호는 이어 "일본, 미국에 갈때 다 찬성을 해주시고, 내가 오로지 야구만 할 수 있도록 장인어른, 장모님이 더 고생하신 것 같다. 아내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내가 없을 때 장인 어른이 아버지 역할을 하시면서 아이들을 키워주셨다. 항상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펑펑 눈물을 흘렸던 그였지만, 이대호는 "나는 야구장에서 정말 강하게 했다. 후배들에게도 무서운 선배였다. 정말 안 울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라며 "정말 남성호르몬을 맞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고 웃었다.

▲ 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롯데 이대호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무서운 선배' 이대호는 마지막까지 실력에서 밀리지 않으면서 자존심을 지켰다. 이대호는 "나이가 들어서 야구를 한다는 건 편견과 싸우는 것"이라며 "나이가 많으면 못한다는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생각해야 하는 자리였다. 마지막에 정말 멋있게 은퇴하고 물러나고 싶었는데 지켜서 너무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대호는 이어 "후배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된 거 같다. 마흔이 돼도 잘할 수 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다. 솔직히 마지막에 체력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워낙 많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줘서 힘을 얻었다.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더 강하게 채찍질을 했다. 그래서 좋은 성적이 난 거 같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최고의 자리에서 은퇴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대호는 "솔직히 더 하고 싶다. 그러나 좋은 후배를 위해 자리를 넘겨주고 그 선수들이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라며 "야구 선수가 야구 말고 뭘 하겠나. 제일 좋아하는 게 야구였고, 가장 행복했다. 그만큼 제일 잘하고 좋아해 떠나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내 생각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은퇴 발표를 한 뒤에 좋은 모습으로 물러나 좋다"고 했다.

모든 것이 좋았지만, 마음에 걸리는 한 가지가 있었다. 롯데를 떠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우승을 못했다는 것.

이대호는 "솔직히 지금 롯데 팬들께서 야구장에 많이 안 오신다.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전국에 숨어 있고 움츠린 우리 롯데 팬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라며 "우리 팬들은 성적이 좋으면 다 야구장으로 오실 분이다. 팬들이 많이 와서 한국 야구가 재미있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대호의 바람, 6년 차 시즌엔 폭발하나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대선배처럼, 6년 차 시즌에서 타격 대폭발을 이뤄낼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 '미래의 4번 타자' 한동희(23)의 2023시즌이 주목받는 이유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8년 롯데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한동희는 데뷔 첫 해 개막전에서 선발 출전하는 등 꾸준한 기회를 받아온 선수다. 1군에서는 평범했던 2018년에도 퓨처스리그 35경기에서 15홈런을 터트릴 정도로 잠재력을 보여줬다.

2년 차 시즌까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한동희는 202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그해 데뷔 첫 100경기 이상 출전한(135경기) 그는 타율 0.278 17홈런 67타점 OPS 0.797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도 똑같이 17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처음으로 OPS 0.800을 넘겼다(0.807).

 

이어 올해는 초반 대폭발했다. 4월 한 달 동안 24경기에서 타율 0.427 7홈런 22타점 OPS 1.249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고, 생애 첫 월간 MVP를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이대로라면 데뷔 첫 20홈런도 꿈이 아닐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동희의 2022시즌은 썩 만족스러운 엔딩은 아니었다. 7월(타율 0.346)을 제외하면 월간 타율이 3할이 넘는 기간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밟을 것 같던 10홈런 고지도 전반기 막판(7월 6일 SSG전)에야 점령했다.

시즌 129경기에 출전한 한동희는 타율 0.307 14홈런 65타점 OPS 0.817을 기록했다.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커리어 하이 시즌임에는 분명하지만, 4월의 기세를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기록이다. 그래도 이제 유망주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기에는 충분한 성적이었다.

이제 한동희에게는 2023시즌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1년 뒤로 미뤄진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연령 제한(만 23세)이 조정된다면 한동희도 대상이 된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그에게는 아시안 게임 엔트리 합류가 가장 큰 과제가 된다. 경쟁자인 문보경(22·LG)이나 노시환(22·한화)과 비교했을 때 수년간 꾸준한 성적을 보인 것은 장점이다.

▲ 한동희(왼쪽)와 이대호.

 

또한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0)가 은퇴한 롯데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도 막중하다. 실제로 한동희를 조카처럼 생각했던 이대호는 은퇴식 당시 한동희에게 "삼촌은 떠나지만, 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실상 후계자로 인정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대호는 한동희가 이제 맞이할 6년 차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2004년(20홈런)과 2005년(21홈런) 연달아 20홈런 고지를 넘겼던 이대호는 6년 차인 2006년 타율 0.336 26홈런 88타점 OPS 0.980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 1984년 이만수 이후 처음으로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했다.

이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인 이대호는 일본을 거쳐 2016년에는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는 등 승승장구했다. 한동희 역시 향후 커리어를 생각하면 6년 차 시즌인 2023년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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