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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스발 리베로] 외로운 그리즈만, 보조 득점원 필요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3. 2. 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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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3. 16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PSV 에인트호벤과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에서 26회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또 다시 득점 사냥에 실패했다.

 

챔피언스 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0 무승부에 그친 아틀레티코가 2차전 홈 경기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0-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다행히 아틀레티코는 승부차기 접전 끝에 3시즌 연속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에 성공했으나 득점력 부재 및 그리즈만 의존도를 해결하는 데엔 실패했다.

 

경기 자체는 아틀레티코의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점유율에서 아틀레티코가 PSV의 59대41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26대10으로 2배 이상 많았다. 코너킥 역시 10대5로 PSV보다 정확하게 2배를 더 기록한 아틀레티코였다.

 

하지만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실제 26회의 슈팅 중 유효 슈팅은 7회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대다수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36분경 그리즈만의 헤딩 슈팅과 86분경 페르난도 토레스의 슈팅 정도 만이 그나마 골과 근접한 장면이었다. 

 

도리어 가장 골에 근접한 장면을 만들어낸 건 PSV였다. PSV는 58분경 위르겐 로카디아가 골과 다름 없는 중거리 슈팅을 연결했으나 이는 얀 오블락 아틀레티코 골키퍼 손 끝을 스친 후 골대 맞고 나왔다. 이것이 만약 골로 연결됐다면 8강행의 주인공은 PSV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비록 골을 넣는 데엔 실패했으나 그래도 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득점 장면들을 만들어낸 선수는 다름 아닌 그리즈만이었다. 그리즈만은 팀내 가장 많은 4회의 슈팅을 시도해 유효 슈팅 3회를 기록했다. 반면 그리즈만 외 선수들은 총 22회의 슈팅을 시도해 단 4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을 뿐이다. 그리즈만 외에 유효 슈팅을 2회 이상 기록한 선수는 전무했다. 

 

아틀레티코의 득점력 문제는 이번 시즌 내내 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이다. 아틀레티코는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29경기에서 단 12실점 만을 허용하며 최소 실점 1위를 당당히 달리고 있다. 최소 실점 2위 바르셀로나가 22실점으로 아틀레티코보다 10골을 더 실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틀레티코의 수비가 얼마나 경이적인 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팀 득점에 있다. 29경기에 45득점으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아틀레틱 빌바오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팀 득점 순위 자체만 놓고 보면 준수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팀 득점 1위 바르셀로나(84골), 2위 레알 마드리드(83골)와 격차가 40골 가까이 난다는 건 분명 고민거리다.

 

무엇보다도 득점에 있어 그리즈만 의존도가 지나칠 정도로 높다. 그리즈만 홀로 프리메라 리가에서 16골을 독식하고 있다. 팀내 득점 2위는 토레스로 5골에 그치고 있다. 이제 시즌도 어느덧 2/3을 넘어선 시점이기에 사실상 두 자릿 수 골의 주인공은 그리즈만 한 명에 그칠 것이 유력하다.

 

게다가 그리즈만은 16골 중 8골을 결승골로 기록했다. 유럽 5대 리그(스페인, 독일,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결승골을 넣은 선수가 다름 아닌 그리즈만이다.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2경기에 결승골을 넣은 그리즈만이다.

 

그리즈만 의존도가 높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틀레티코의 성적은 그리즈만 득점 유무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그리즈만이 골을 넣은 라 리가 경기에서 아틀레티코는 14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반면 그리즈만이 골을 넣지 못한 15경기에서 7승 4무 4패(승률 46.7%)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아틀레티코는 그리즈만이 골을 넣은 챔피언스 리그 2경기(4골)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다. 반면 그리즈만이 골을 넣지 못한 6경기에서 2승 3무 1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아틀레티코는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에 다소간 고민이 있었다. 마리오 만주키치가 라 리가 24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12골을 넣으며 준수한 득점력을 자랑했으나 이후 부상으로 고전하며 중요한 후반기에 무득점의 부진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아틀레티코 전술과는 다소 맞지 않는 문제점을 노출한 만주키치였다.

 

이에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은 만주키치를 유벤투스로 이적시키는 대신 포르투갈 리그 득점왕 잭슨 마르티네스와 비야레알 에이스 루시아노 비에토를 영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하지만 마르티네스는 극도의 부진을 보인 채 겨울,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이적했고, 비에토 역시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일관하고 있다. 도리어 측면 미드필더로 영입한 야닉 카라스코가 최근 그리즈만과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배치되고 있을 정도다.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만주키치가 잔류하는 게 아틀레티코에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다. 만주키치는 팀 전술과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세트 피스에서 쏠쏠하게 헤딩 골을 넣으며 라 리가 두 자릿 수 골(12골) 고지를 점령했다. 게다가 챔피언스 리그 10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으며 큰 무대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수페르코파 2차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으며 아틀레티코에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물론 여전히 아틀레티코는 챔피언스 리그 우승 후보군으로 분류해야 한다. 유럽 최강의 수비를 자랑하는 아틀레티코이기에 그 어떤 강팀들도 아틀레티코를 절대 만만하게 볼 수 없다. 

 

하지만 결국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이다. 2013/14 시즌 아틀레티코가 라 리가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전세계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선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간판 공격수 디에구 코스타를 위시한 공격력에 기인하고 있다. 2013/14 시즌 아틀레티코는 라 리가 38경기에서 77골을 넣으며 경기당 2.03골을 기록했다. 코스타가 무려 27골을 넣은 가운데 다비드 비야가 13골을, 라울 가르시아도 9골을 넣으며 그 뒤를 받쳐주었다. 

 

현재 아틀레티코의 라 리가 경기당 평균 팀 득점은 1.55골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38경기 67골, 경기당 1.76골)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그리즈만을 보조하는 득점원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아틀레티코가 2013/14 시즌의 돌풍을 재연하기 위해선 비에토나 토레스, 혹은 유망주인 앙헬 코레아 같은 전문 공격수들이 그리즈만의 보조 득점원 역할을 수행해줘야 한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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