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4. 09.
나균안(24·롯데 자이언츠)의 몸에는 정말 에이스의 피가 흐르는 걸까. 팀이 어려울 때마다 나타나 호투를 펼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나균안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롯데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 롯데 나균안이 9일 사직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어려운 상황에서의 등판이었다. 롯데는 지난 2일 잠실 두산전(2-0 승) 이후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3연패에 빠졌다. 특히 '부산갈매기' 응원가가 돌아오며 기대를 모았던 홈 개막 시리즈에서 첫 두 판을 내리 지며 루징시리즈를 확정했다.
하지만 나균안은 이미 올 시즌 '위기 스토퍼'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개막전(1일 잠실 두산전)에서 5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롯데는 다음날 영봉승을 거뒀다. 주인공은 6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나균안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팀의 위기를 끊을 구세주로 낙점받았다.
경기 전 래리 서튼(53) 롯데 감독은 "오늘 승리를 해서 다시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로 삼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 롯데 나균안이 9일 사직 KT전에서 포수와 사진을 주고받고 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나균안의 투구는 초반부터 빛났다. 1회 초 그는 강백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4번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막아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마감한 그는 3회 2루타와 폭투, 볼넷으로 2사 1, 3루를 자초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앤서니 알포드를 내야뜬공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4회부터는 나균안의 삼진쇼가 빛났다. 그는 4회 장성우와 황재균, 5회 박경수와 조용호, 6회 강백호와 알포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만만치 않은 타자들이 연달아 나왔지만 나균안은 흔들리는 기색 없이 타순 한 바퀴가 도는 동안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수비에서도 나균안을 도왔다. 7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박경수의 타구는 좌중간을 가를 듯 쭉쭉 뻗어나갔다. 그러나 중견수 김민석이 낙구 지점을 포착한 후 워닝트랙에서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 롯데 나균안(왼쪽)이 9일 사직 KT전에서 7회 초 호수비를 보여준 중견수 김민석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6회까지 한 점도 내지 못하던 타선도 7회부터 나균안에게 득점지원을 안겨줬다. 롯데는 7회 말 황성빈과 김민석의 연속 적시타와 잭 렉스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점을 올렸다. 이어 8회 공격에서도 2점을 보태 5-3으로 승리, 나균안에게 선발승을 챙겨줬다.
이날 나균안은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0을 유지했다. 개막 후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치며 명실상부한 롯데의 2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호흡을 맞췄던 포수 유강남도 엄지를 치켜세우며 나균안의 투구를 칭찬했다.
서튼 감독은 경기 후 "나균안 선수가 또 해냈다. 필요할 때 연패를 끊어주는 훌륭한 피칭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고 제구력과 볼배합 또한 빈틈이 없었다"며 "빗맞은 타구가 종종 있었지만 마운드에서 잘 막아줬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 롯데 나균안(왼쪽)이 9일 사직 KT전에서 호수비를 펼친 우익수 잭 렉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나균안은 "연패 중이라 부담감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마운드에서 내 공만 던지려고 했다"며 투구 후 소감을 밝혔다.
주축 선발투수답게 팀 동료들을 챙기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나균안은 "(유)강남이 형이 리드를 잘 해주시고 리액션도 크게 해줘서 오늘 커맨드가 잘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마지막에 박경수 선배 타석에서 '큰일 났다' 싶었는데 (김)민석이가 잘 잡아줘서 분위기를 지켜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마치 영화 같았다" 특급신인, 진짜 제2의 이정후 맞구나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와 타점까지 수확했다.
롯데 신인 외야수 김민석(19)에게 2023년 4월 9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로 남을 것이다.
김민석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와의 경기에서 2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휘문고 시절 '제 2의 이정후'로 불렸던 김민석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1라운드로 지명됐다. 한화 김서현, KIA 윤영철에 이은 전체 3순위. 야수로는 전체 1순위나 마찬가지였다.
김민석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에 5타수 5안타 맹타를 휘두르는 등 예사롭지 않은 타격 솜씨로 코칭스태프의 주목을 받았다. 시범경기 기간에도 1군에 동행한 김민석은 개막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고 대타로 두 타석을 나서며 본격적인 1군 무대 적응에 나섰다. 비록 대타로 나온 두 타석에서는 안타라는 결과물을 얻지 못했지만 코칭스태프의 신뢰는 변함이 없었다.
▲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터뜨린 롯데 신인 외야수 김민석 /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선발 출전의 기회. 경기 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신인 선수가 바로 선발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대타를 두번 정도 나가서 긴장감을 해소하고 분위기도 익힌 다음에 선발로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서튼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롯데는 7회말 황성빈의 좌전 적시타로 귀중한 선취점을 얻었다. 무사 1,2루 찬스. 김민석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박세진의 139km 직구를 때려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2루주자 노진혁이 득점하면서 김민석의 프로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이 동시에 기록됐다.
마침내 힘찬 시동을 건 김민석은 내친김에 멀티히트까지 때렸다. 8회말 2사 1,2루 찬스에서 김태오의 120km 커브를 공략해 중전 적시타를 날린 것. 이번에도 2루주자 고승민이 득점하면서 김민석의 타점 또한 추가됐다. 롯데는 결국 5-3으로 승리했고 김민석은 4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을 남겼다.
김민석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데뷔 첫 안타를 때렸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내가 쉽게 물러서면 분위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아웃되더라도 주자를 2,3루로 보내기 위해 최대한 당겨치려 했는데 코스가 좋았다. 풀카운트여서 더 편했고 직구라는 확신이 강했다. 다른 공도 빠른 변화구여서 최대한 직구 타이밍으로 치려 했다"라고 말했다.
타구가 내야를 빠져 나가는 순간, 그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마치 영화 같았다"는 김민석은 "너무 상황이 빨리 진행됐다"라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음을 이야기했다.
이제 멀티히트에 타점 2개까지 수확한 김민석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김민석은 "장타를 치고 싶다"면서 "홈런 뿐 아니라 2루타도 장타다. 타구 질이 좋은 안타를 쳐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타석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이어간다면 머지 않아 그의 새로운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 윤욱재 기자 wj38@spotv.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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