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落花) - 조지훈
2007.02.17 by econo0706
목련화 - 조병화
기다림 - 모윤숙
이중의 사망 - 이상화
고별 - 노천명
복종 - 한용운
낙화(落花)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 하노라 꽃이 지는 아침은 울..
한국의 名詩 2007. 2. 17. 20:27
목련화 - 조병화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여름 가고 가을 가고 조개 줍는 해녀의 무리 사라진 이 겨울 바다에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한국의 名詩 2007. 2. 17. 20:24
기다림 - 모윤숙 천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 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에 장미가 피어지지 않으오이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이. 먼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方言)을 왜 그리 몰라 들..
한국의 名詩 2007. 2. 17. 20:23
이중의 죽음 - 이상화 죽음일다! 성난 해가 이빨을 갈고 입술은 붉으락 푸르락 소리없이 훌쩍이며, 유린 받은 계집같이 검은 무릎에 곤두치고 죽음일다. 만종(晩鐘)의 소리에 마구를 그리워 우는 소― 피란민의 마음으로 보금자리를 그리워 우는 새― 다 검은 농무(濃霧) 속으로 매장이 되고, 천지는 침..
한국의 名詩 2007. 2. 17. 20:20
고별 - 노천명 어제 나에게 찬사와 꽃다발을 던지고 우뢰같은 박수를 보내주던 인사(人士)들 오늘은 멸시의 눈초리로 혹은 무심히 내 앞을 지나쳐 버린다. 청춘을 바친 이 땅 오늘 내 머리에는 용수가 씌어졌다. 고도에라도 좋으니 차라리 머언 곳으로 나를 보내다오. 뱃사공은 나와 방언이 달라도 좋..
한국의 名詩 2007. 2. 17. 20:16
복종 - 한용운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하고 싶어요. 복장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 없..
한국의 名詩 2007. 2. 17.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