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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뚜루 마뚜루] '상습 오심' 심판, '삼진 아웃' 검토해야

--홍윤표 야구

by econo0706 2022. 11. 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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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6. 17.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을 역임했던 김광철 심판학교장은 심판 시절 “순간을 놓치면 영원을 놓친다.”는 말을 했다. 명언이다. 심판이 한 눈을 판다든지, 집중력이 흐트러져 판정을 내려야할 순간을 놓친다면, 오심이 나올 수밖에 없다. 모름지기 심판들은 그 같은 말을 금과옥조로 삼아야한다.

그런데 또 오심소동이다.

6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던 넥센 히어로즈-LG 트윈스전에서 일어난 2루심 박근영(40) 심판의 오심은 누가 봐도 ‘명명백백한 오심’이어서 충격을 안겨줬다. 도저히 오심을 할 수 없는, 오심을 하기 어려운 오심이었다. 판정의 위치도 잘 잡았다. 시야가 가린 것도 아니었다. 1루 주자 오지환이 2루에 도달하기 훨씬 전에 넥센 2루수 서건창이 분명히 공을 잡은 것이 TV 중계 화면이나 여러 매체의 사진에 잡혔다. 확실한 아웃인데도, 박근영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왜 그랬을까.

오심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누리꾼들은 ‘오심이 아니라 고의적인 보복이다.’, ‘승부조작보다 더 나쁜 오심.’, ‘저질 판정.’, ‘재미있던 경기를 단번에 망쳤다.’, ‘LG팬인데 상대 투수가 불쌍해 보이고 눈물 나는 건 처음이다.’ 등 격한 어조로 오심을 질타했다.

여론이 들끓고 언론에서 오심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이어지자 KBO 심판위원회는 박근영 심판을 사건 이튿날 2군으로 내려 보냈다. 그리고 조종규 심판위원장이 염경엽 넥센 감독한테 “오심이었다”고 사과하는 선에서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    

그 걸로 끝인가. 이번 오심은 단순한 오심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한 팀의 상승 의욕에 찬물을 끼얹고, 자칫 한 해 농사를 망치게 할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다. 더욱 큰 문제는 심판의 판정을 믿지 못하고 ‘무언가 복선이나 흑막이 있지는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 뭉게구름처럼 피어나게 했다는 점이다. 심판 불신은 심각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할 것은 과연 이 같은 오심이 구조적인데서 기인하는 것은 아닌지, 전문 심판들의 재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야구규칙에는 ‘아웃, 세이프’, ‘페어, 파울’, ‘볼, 스트라이크’는 어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아 놓았다. 그런데 야구 현장에서의 분규가 바로 그런 판정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번 오심 사건도 그 범주에서 벌어졌다.

흔히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말한다. 잘 못된 말이다. 그렇게 오심을 합리화, 호도해서는 안 된다. 오심으로 인한 ‘피해자’가 엄연히 있는데, ‘가해자’를 경기의 속성상 묵인해주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범죄를 방조하는 꼴이 된다.

오심은 오심일 뿐이다. 오심은 건전한 경기를 좀 먹는 ‘악성 바이러스’나 마찬가지이다.

오심은 왜 일어나는가.

김광철 심판학교장은 “그 장면을 봤는데, 위치도 괜찮았는데  왜 그랬을까. 포스아웃 상태인데, 그 정도도 가려내지 못한다면 곤란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 교장은 “전체적으로 정신 차려야할 시점이다. 정신 집중을 안하면 그런 사고가 계속 터진다. 장마 지기 전에 무덥고 짜증스럽고 경기가 오래 걸리면 그런 사고(오심)가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KBO는 지난 2009년 11월에 심판양성과 재교육을 목적으로 야구심판학교를 개설했다. 현재 대한야구협회의 심판의 95%가량은 심판학교가 배출해냈다.

김 교장은 “우리는 신인들 위주로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기존 심판들도 우리 교육에 참여해서 가르치면서 배울 수 있다. 그런데 (KBO 1군 심판들은) 그렇게 생각 안하는 모양이다.”고 꼬집었다.

물론 1군 심판들 가운데도 심판학교에 자발적으로 참여, 후학들과 한 겨울에 땀을 흘리는 심판들도 많다. 그는 “시즌 전 동계훈련이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해야 하는데, 2군에 있는 심판들은 하고 있지만 (1군도) 자진해서 나와서 해야 한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장은 “조종규 심판위원장이 시즌 동안 심판들이 고생했기 때문에 좀 쉬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그렇게 하는데, 물론 좋지만 (심판학교에) 합류하고 가르치던 심판들은 별로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서 구체적인 거명까지 했다. (나광남, 최규순, 강광회, 이계성, 이영재, 윤상원, 이민호, 박종철 등)

그는 “자기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인들 가르치는 게 실력이 느는 길이다. 심판이 자기 뒤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런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판들이 심판학교에 자원해서 들어가 조교 노릇도 하면서 제 실력과 내공을 쌓아야한다는 충정어린 조언이다. 특히 경쟁을 거쳐  들아간 중간급, (한 조에서) 4, 5번 선의 심판들은 자발적으로 누가 시키기 전에 같이 훈련을 하고 자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그의 충고다. 

김광철 교장은 한편으론 심판들에 대한 지나친 압박을 경계했다.

그는 “심판들을 너무 다그치면 계속 사고 난다. (경험에 비추어) 이상하게 꼭 그런다.”면서 “이젠 심판학교를 통해서 많은 인력이 축적돼 있다. 기존 심판들이 ‘절대’(안심)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예비 인력은 충분하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김 교장의 전언을 빌린다면, 심판 재교육이 제대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로야구 심판은 전문직업인이다. 더욱이 심판의 실수로 인해서 특정 팀의 한 해 농사를 망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심판의 가장 큰 덕목은 정확성과 공정성이다. 그 게 결여된다면 편파와 불공정 시비가 일게 마련이다.

여기서 두 가지 제언을 드린다.

우선 심판 재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야구심판학교를 세워놓은 것은 입문자들 뿐 만 아니라 기성 심판들의 교육도 염두에 둔 것이다. 일부 프로야구 1군 심판들이 심판학교 교육에 동참, 후학 들을 가르치고 스스로 단련하는 반면 일부는 피로 누적 등을 이유로 아예 외면하는 게 실정이다. 방과 후 공부에 대한 거부감은 한편으론 이해하지만 그런 안일은 실력을 갖춘 심판에게만 해당된다.

다른 한 가지는 이젠 ‘상습 오심’을 일삼는 심판들에게는 ‘삼진 아웃’제를 도입,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심판들도 생활인이자 직업인으로서 꾸려 나가야할 가정이 있겠지만, 오심으로 해(害)를 당하고 피눈물 나는 일을 겪는다면 그 보상은 어떻게 해줄 것인가.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악성 판정’은 특정 팀에 대한 ‘보복판정, 편향판정, 표적판정, 온정판정’이다. 더 무서운 것은 오심에 따른 ‘보상판정’이다. 오심이 오심을 부르는 까닭이다. 설마 프로야구 판에서 그럴 리야 있겠는가, 하겠지만 악성 판정은 있다는 게 지도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그래서 보복판정이 두려워 드러내놓고 심판, 또는 판정을 탓하지 못하는 게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신성한 심판, 그것도 심판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프로야구 1군 심판이 언제까지 여론의 손가락질과 지탄의 대상이 돼서야 쓰겠는가. 그래서 오심을 일삼는 심판은 퇴출돼야 마땅하다. 그 게 전문 직업세계의 ‘직업윤리’일 것이다.

 

홍윤표 선임기자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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