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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 승은(承恩)이여 다시 한 번~ 下

엽기 朝鮮王朝實錄

by econo0706 2007. 2. 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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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의 손에 이끌려 임금과의 원나잇 스탠드를 준비하는 박나인…박나인의 준비는 계속 이어지는데….

 

“상선 어른, 저기…손발톱 다 깍았는데요?”

 

“어디보자, 손 내밀어 봐.”

 

박나인의 손발을 세심히 살펴보는 상선, 손톱을 바짝 올려 깍아 피가 나올 정도인데,

 

“뭐, 이 정도면 오케이! 자, 이제 다음단계로 넘어간다!”

 

“예? 다음단계라뇨?”

 

“이 아줌마가…승은(承恩) 한 두번 받아봐?”

 

“제…제가 처음이라서요….”

 

“일단은 오늘 임금님 일정표가 저녁 석강(夕講 : 저녁에 하는 경연)을 하고 나서 곧바로 침수 드시는 걸로 되어 있거덩. 오늘 너랑 행사 치루려고, 저녁 시간은 다 비워 뒀거덩. 그러니까, 지금쯤 슬슬 석강이 파장 분위기니까 후딱 이동해서 대기하자.”

 

“예!”

 

상선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나인 냉큼 일어나 뛰어 나가려는데…

 

“어쭈, 너 지금 뭐하는 거냐?”

 

“예? 임금님 오시기 전에 이동하자고 하셨잖아요?”

 

“이동은 이동이고…너 그 차림으로 가려고?”

 

“예? 그럼 다른 거 입어야 하는 건가요? 저는 이거 궁녀복 밖에 없어서…. 혹시 다른 거 입어야 하나요?”

 

“지랄을 랜덤으로 떨어라…. 어이, 이 아줌마 옷 좀 벗겨줘라!”

 

“옙!”

 

상선의 말이 끝나자마자 좌우에 있던 궁녀들이 덤벼들어 박나인의 옷을 벗기는데,

 

“이…이게 무슨 짓이예요?”

 

“야, 임금이 그렇게 만만한 존재냐? 혹시 네가 딴마음 먹고 임금님 목이라도 따면 어쩔건데?”

 

“상선어른! 제가 왜 그런짓을….”

 

“알거든? 근데 어쩌냐? 이게 궁궐 법도인데, 너는 이거 하나 걸치고 방에 가서 누워 있어라.”

 

“이…이건 수건이잖아요?”

 

“응, 팬티 한 장이라도 걸치면 안 돼! 이게 다 전하의 신변경호를 위한 거니까 네가 이해해라 알았지?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하는 건데…가기 전에 너 몸수색을 해야 하거든?”

 

“홀딱 벗은 상황에서 뭘 더 몸수색을 합니까?”

 

“흠흠, 여자 몸에는 숨길 곳이 많아서 말야….”

 

결국 체념한 박나인은 몸수색을 받게 된다. 몸수색이 끝난 박나인은 왕과 거사를 치루게 되는 방으로 들어가는데, 마지막으로 상선의 주문이 이어진다.

 

“흠흠, 전하하고 거사를 치루고 나면, 그대로 뭉기적 거리지 말고 그냥 나오는 거다. 알았지?”

 

“예?”

 

“그러니까…왕께서 너랑 뿅뿅을 하고나서 좀 있음 주무실 거거든? 전하가 주무시는 타이밍에 몰래 나오는 거다. 그때를 대비해서 네 옷은 방 한쪽에 가져다 놓을테니까. 알았지?”

 

“…예.”

 

상선의 마지막 당부를 뒤로 하고 박나인은 방으로 들어가는데, 한쪽에 가지런하게 펼쳐져 있는 이불 속으로 미끄러지듯이 들어간 박나인은 상선이 가르쳐준 데로 똑바로 누운 뒤에 자기 몸 위에 수건을 하나 덮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 왕이 헛기침과 함께 방으로 들어오는데,

 

“음음, 네가 박나인이냐?”

 

“예, 전하….”

 

“그래…그럼 시작하자.”

 

“예?”

 

“시작하자구.”

 

“아…예.”

 

왕은 박나인의 몸을 덮고 있는 수건을 제끼더니 그대로 ‘거사’에 들어간다. 몇 번의 왕복운동 이후 왕은 질펀한 한숨소리와 함께 그대로 쓰러진다. 잠시후 들려오는 왕의 코고는 소리…

 

“뭐…뭐야? 이게 승은이야?”

 

박나인의 실망을 아는지 모르는지 왕은 계속 코를 골며 꿈나라에서 헤매는데…

 

“휴, 그래도 이게 어디야? 승은(承恩)은 입은 게 어디야? 그래 당당하게 나가는 거야!”

 

박나인은 스스로를 그렇게 추스르더니 옷을 입기 시작한다. 저고리와 속치마까지 다 챙겨입던 박나인 갑자기 치마를 둘러입은 것이다. 치마를 둘러입었다는 것은 ‘내가 어젯밤 임금의 승은을 입었다!’라고 선포하는 것이었다. 궁녀들에게 있어서는 일생일대의 소원이자, 로또당첨과 맞먹는 행운이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TV사극을 보면, 낭만적(?)으로 혹은 대충 얼렁뚱땅 넘어갔던, 승은(承恩)을 입는 과정…그러나 따지고 들어가면, 절대 지존인 왕의 신변보호를 위해 궁녀를 사람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했던 것이 바로 승은(承恩)을 입는 과정이었다. 하긴, 궁녀뿐만 아니라 왕 역시도 어떤 흥미가 동하기는 힘들었을 분위기이다. 현대인의 잣대로 바라보면 너무도 비인간적인 승은(承恩)의 과정…. 그러나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이 승은(承恩) 한 번에 목숨을 걸었던 수백의 궁녀들이 있었던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지금이다.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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