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사극이나 재현 프로를 보면, 대역죄를 지은 죄인에게 왕이,
“죄인 ○○○의 삼족(三族)을 멸하라!”
라고 말하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여기서 궁금한 게 그 삼족(三族)이란 게 뭘까? 친가, 외가, 처가를 이렇게 삼족이라고 하는 것일까? 삼족의 실제 의미는 아버지, 본인, 자식을 의미한다.
그 근거를 잠깐 살펴보면, 예기(禮記)에서는 부(父)·자(子)·손(孫)을 말했고, 의례(儀禮)에서는 부의 곤제(昆弟:형제)·자신의 곤제·자의 곤제를 말했다. 여기서 좀 더 나간 게 사기(史記)인데, 사기에서는 부모·형제·처자 또는 부의 족(族)·모의 족·처의 족 등등 일단 걸리면 싸그리 그 씨를 말려버리겠다고 작정을 하는 것이었다.
이 세 개의 근거를 대충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삼족은 부(父)·자(子)·손(孫)을 말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은 TV사극에서 나오듯이 반역 죄인들은 삼족(三族)을 멸했을까? 이번 이야기의 주제는 삼족에 관한 것이다.
“어이구…허리가 찌뿌둥한 게 장안동이나 가서 안마나 한번 받아봐야겠는데….”
“전하! 만기를 친정하시는 제왕께서 어찌 그런 나약한 말씀을 하….”
“셔터 마우스! 거기까지! 오케이…내가 잘못했거든? 쉬파, 말도 못하냐?”
“전하! 입 밖으로 말을 내뱉었다는 것은 이미 생각이 거기에 미쳤다는 것이 아닙니까? 일국의 제왕이 되시는 분이 어찌 그리 나약한 말씀을 하십니까? 나라가 지금 누란지위(累卵之危)에 놓여 위태롭기 그지없는데….”
“나라가 위태하긴 뭐가 위태해? 잘만 돌아가는구만. 누란지위가 아니라 태평성대(太平聖代)야, 인마. 이게 어디서 구라를 풀고 있어.”
“전하, 눈을 뜨시고 천하를 다시….”
이때 대전문을 박차고 도승지가 달려오는데,
“저…전하! 큰일 났사옵니다! 병조…병조판서가….”
“왜? 병조판서가 뭐? 이번에 누가 또 병역비리 저질렀냐? 아니면 스티붕 유가 다시 US Army로 입대해서 이라크로 간데? 그나저나 스티붕 이눔시키는 미국가서 잘사나 몰라….”
“저…전하, 그런 게 아니옵고, 병조판서 김상택이…김상택이…”
“상택이가 뭐?”
“역모입니다!”
“여…역모?”
“예, 역모….”
“이 반란군노무시키! 야! 의금부에 연락해서 당장 병조판서 잡아오라고 그래! 이 시키 아주 그냥 각을 떠 주마! 어쭈, 도승지 발보이지? 안 뛰어?”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병조판서의 역모 고변(告變 : 고발) 조정은 일순 얼어붙게 되는데…
"어이 김상택이, 이 반란군노무시키! 내가 너한테 섭하게 해 준 기억이 없는데 반란을 일으켜?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니까 머리 검은 놈은 거두지 말라고 하더만….”
“반란군? 누가 나보고 반란군이라고 그래?”
“이시키가 주둥아리만 살아가지고…임금한테 칼을 들이대려는데, 그게 반란이 아니고 뭐냐?”
“그게 어떻게 반란이야? 혁명이지! 나라가 3년째 흉년이라 절딴이 나려고 하는데, 왕이란 놈이 희희낙락 장안동 갈 생각이나 하는데, 이런 왕을 갈아치자는 게 어떻게 반란이냐?”
“더 볼 거 없다. 저 반란군노무시키 죽이고, 그 삼족을 멸해버려라!”
“예~, 전하”
“야, 그런데 왜 안가? 삼족을 멸하랬잖아!”
“예…일단은 뭐 집행을 하기 전에 저희들 나름대로 법에 의거해 팀을 짜야 하기 땜시….”
“뭔놈의 팀이야! 반란군노무시키 자식들 다 도망가 버리기 전에 후딱 잡아오지 않고!”
“아니 거시기, 일단은 삼족에 해당 안 되는 애들이랑 구별이 잘 안가서….”
“너 죽을래? 이게 지금 어디서 장난질이야? 일단 다 잡아온 담에 거기서 고르면 될 거 아냐! 넌 인마 선참후계(先斬後戒)란 말도 모르냐?”
“알겠슴다!”
“하여튼간 뼛속 깊이 공무원이라니까. 누가 공무원 아니랄까봐 복지부동(伏地不動)하나는 기가 막혀요.”
이리하여 의금부 도사와 나졸들은 역모죄에 연루된 이들과 그 가솔들을 전부 끌고 오게 되는데, 대충 헤아려 봐도 천명이 훨씬 넘어가는 숫자였다.
“저기…나리, 쟤네들 싸그리 다…목을 쳐야 합니까?”
“미쳤냐? 궁궐을 빨간색으로 페인트칠 하려고 작정했냐?”
“아니, 전하께서 삼족(三族)을 멸하라는데…. 그 삼족이란 게, 아부지, 나, 자식들 형제자매들 등등 다 죽이는 거 아닙니까?”
“이시키, 너 낙하산이지? 그건 마, 고려 때나 그러던거구…. 요즘은 대명률(大明律 : 명나라 법)에 의거해서 처리해 인마. 삼족도 유행 따라 변하는 거야.”
“그럼 쟤네들 어찌 처리해야 함까?”
“잘보고 배워 인마. 이게 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거니까.”
“그럼, 보여주시죠.”
“이게 또 작가노무시키가 농간을 부려서…지면관계상 다음회에 마저 해야겠다.”
지면관계상 다음회로 미루어진 대명률에 의거한 삼족처벌! 과연 김상택의 친척들은 싸그리 몰살 되는 것일까? 초특급 대하 울트라 역사사극 ‘삼족을 멸하라! 그런데…삼족(三族)이 누구야?’는 다음회로 이어지는데…커밍 쑨!
자료출처 : 스포츠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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