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세상 보는 눈과 살아가는 태도는 무섭게 달라지고 있다.
이미 여피족쯤은 구인류에 속하며 지금은 미국의 딘크스족(dinks 족), 영국의 노프스족, 프랑스의 누보 주스족 등을 신인류로 친다고 한다.
맞벌이를 뜻하는 더블 인컴(double income)과 아이를 갖지않는다는 노깃즈(no kids)의 머리글을 모두어 딘크스인 이 신인류는 기존 가치관이나 도덕에 구애받지 않고 동물적 감각만으로 오다 가다 만나, 일보다 오락위주로 살다가 살기 싫으면 새짝을 찾아나가는 족속이다.
그래서 이미 70년대의 신인류인 히피족은 신석기시대의 인류요, 60년대의 비트족은 구석기시대의 인류이며 우리같은 논어나 명심보감세대는 절반쯤 원숭이 모습인 유인원(類人猿)으로 퇴화돼 있는 형편이다.
각기 제나름대로 개성을 지니고 버섯처럼 돋고 있는 이 신인류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다음 다섯까지로 집약할수가 있다. 첫째 상대주의다. 곧 공부 잘해서 좋은 학교가고, 사회에 나와 근면과 인내로 일해서 높은 사람이되고 좋은 가문과 결혼하여 아들딸 낳고 하는 따위의 기존 가치관이나 절대적 가치규범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 상대주의다. 둘째 무저항주의다. 성난 젊은이로부터 히피족에 이르기까지의 신인류들은 기존 가치관이나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으로 성격이 지어졌었는데 근간의 신인류는 그것을 묵살하거나 피해 버린다. 셋째는 표현주의다. 이를테면 시계 하나를 두고 보자. 외형으로 나타난 겉치레에 비중을 두고 인간의 정신속 깊이에서 들려오는 신의 소리 따위는 구세대의 잔재로 여긴다. 넷째가 쾌락 감각주의다. 신인류는 아침마다 죽고, 밤에 되살아나며, 동물적 감을 제어하는 도덕적 기능이 마비된 이상한 괴물로 자신들을 정의한다. 다섯째가 가면주의다. 상대방을 상처입히지 않을 뿐더러 자신도 상처를 입지 않고 그러하기위해서는 매사에 깊이 들어가지 않으며 겉핥기의 뜨내기 인간관계를 유지해야하기에 가면을 쓰고 살게된다.
전문 직업을 갖고 번돈을 쾌락에 소비하는 여피족이 서울에 급증하고 있다는 작금의 외신(外信)은 구문(舊聞)이 돼버렸다. 그보다 쾌락 농도나 낭비농도가 심화하여 하루 용돈 1백 만원을 예사로 쓴다는 오렌지족이 부각되고 있으니 말이다. 오렌지 주스를 보내어 이를 마시면 미팅이 이루어진다하여 오렌지족이라 한다. 중원을 지배했던 대당제국이 양귀비가 남국에서 들여다먹은 여지라는 과일로부터 망하기 시작했다던데 경제내셔널리즘이 담을 높이쌓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오렌지의 출현은 불길한 예감을 주고도 남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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