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은 모기 파리 빈대 이와 더불어 인신오적이요, 페스트를 묻혀들이는 죽음의 손님이다.
하지만 반드시 악역만을 하는 벼룩은 아니다. 서커스도 해내는 명석한 머리의 소유자이기도 한 것이다.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무척 즐겼다던 벼룩서커스 레퍼터리는 다양하다. 갑옷입힌 30마리의 벼룩에 미니창을 들려 행진시키는가 하면 황금으로 만든 미니수레에 왕관을 쓴 임금님이 타고 두마리의 며룩으로 그 수레를 끌게 하기도 한다. 가장 인기있는 프로는 벼룩의 축구시합이다. 조작자의 구령에 맞추어 룰도 잘 지키는데, 구령할 때 특수 자극제를 번갈아 뿜어 시합을 진행시킨다고 한다. 이 벼룩의 곡예를 벼룩 돋보기로 확대시켜 보는데 근간에는 동물보호 회원들이 동물학대하 하여 규탄하는 바람에 사양에 접어들고 있다한다.
벼룩은 문학속에서도 한 몫 크게 하고 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어느 한 임금이 벼룩을 왕자보다 사랑하여 대신으로까지 삼는데, 동료 벼룩들이 그 후광으로 판친다는 대목이 나온다. 페스트 때문에 갇혀 있으면서 각자가 하루에 한 이야기씩 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이며 2차 대전중 독일 점령군에 대한 저항을 암시한 카뮈의 페스트 도 벼룩이 없었던들 형성될 수 없는 문학들이다.
유럽의 여인들간에는 얼굴에 점을 만들어 붙이는 미용전통이 있다. 그 인공 점박이에는 나비나 꽃같이 예쁜 이미지의 동-식물을 본뜨게 마련인데, 유독 벼룩점박이가 선호되고 있음은 작지만 활달하고 톡 쏘는 앙칼짐을 과시하는데 십상이기 때문이라 한다. 벼룩의 낯짝-하면 가장 형편없는 낯짝을 의미하는데 서양 여자들은 그 벼룩의 낯짝을 미용에 도입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적인 영국의 부호 로스차일드가의 나사나엘 찰스는 벼룩 컬렉션으로 유명하며, 그 가운데는 한쌍에 1만5천 달러나 주고 사들인 황금 벼룩도 끼여 있다. 그 벼룩의 간성분이 의약 연구에 필요불가결하기 때문이었다 한다. 그의 딸 밀리엄은 벼룩이 제몸의 백배나 높이 뛰는 에너지의 비밀이 벼룩 뒷다리에 함유된 레지린이라는 탄력성 담백질임을 발견하고 있다. 벼룩의 간을 내어먹을 놈이니 뛰어 보았자 벼룩 뒷다리라는 우리속담은 그래서 시효가 다한 셈이다.
지속된 지구온난화로 지금 유럽과 미국에는 벼룩 세상이 되고 있으며 이 추세로 나간다면 미구에 전세계에 사는 사람의 총 몸무게보다 전세계에 사는 벼룩의 총 몸무게가 웃돌 것 이라고 관계학자가 경고하고 있다. 핵확산 뿐아니라 벼룩 확산금지 조약도 체결해야 할 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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