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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북한(北韓)의 노래방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1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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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이탈리아의 수도(水都) 베네치아.

 

한 곤돌라 뱃머리에서 「보라레에ㅡ」하는 노래가 뜨면 그 노래가 들리는 범위 안에 있는 빨래하는 여인, 길가던 성직자, 과일 파는 할머니, 신발 고치는 노인 할 것 없이 제 자리에서 일하면서 「보오-라아-레에-」하며 합창을 한다.

 

노래를 잘 부르는 낙천적인 이탈리아 사람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많은 인종이 얼러사는 미국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면 이탈리아계로 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하듯이 동양의 이탈리아가 한국이다. 잘 부르는 사람만 부르게 마련이던 노래를 아무나 부르게 만든 노래방은 일본에서 발상되고 시작된 대중문화다. 한데 그것이 한국에 건너왔을 때 순식간에 외딴 시골 마을까지 번져 일본을 웃돌고 유행사상 최고속 보급으로 기록되고 있다. 낙천적인 민족 심성이 오랜 역사 동안 충족 못된 채 잠재돼 내렸다는 것이 된다.
 
우리 한민족이 가무를 잘하는 낙천적인 민족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외국사람이 와서 보고 적잖이 써남겼다. 고대 한국인 부여·고구려·예·삼한 등의 풍습을 적은 <후한서>, <삼국지>, <진서> 등을 보면 옛한국사람들은 하늘에 제사하는 날은 물론이요, 밤낮으로 남녀할 것 없이 노래 부르고 춤 추는 것이 일상화돼 있음을 적고 있다. 청나라 사신들이 한국산야를 지나면서 자주 들려오는 초동들의 노랫소리를 이상체험으로 적고도 있다.
 
이동이 심한 대륙에서는 이성이 발달하지만 정착이 뿌리내린 반도에서는 감성이 발달하기에 이탈리아나 한국에서 노래기질이 발달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한국인에게 샤머니즘 기질이 별나게 강하기에 그 신바람과의 접속수단으로 노래를 즐기게 됐음직하고 억세었던 유교 실천덕목이나 가부장 양반 관권에 인정이나 인성을 억눌려 살았기에 그 한풀이로 노래를 즐겨 불렀음직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대에 가혹하게 요구되는 노동의 고통에서 스스로를 구제하는 수단으로 노래를 찾아 불렀음직하고ㅡ.
 
남한 노래 5000여곡이 담긴 노래방 기계 10세트가 처음으로 북한에 보내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별나게 낙천적이던 고구려기질에 불을 댕기는 것이요 한국인의 감성 분단에 다리를 놓는 일이기도 하여 주목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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