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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영종도(永宗島)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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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영종도 섬 복판에 솟은 백운산 산중에 용궁사(龍宮寺)라는 절이 있다.

 

흥선대원군이 백운사라는 폐사를 보수하여 호국용(護國龍)을 모신다는 뜻에서 용궁사라 개명하고 손수 현판을 써달았다. 이 섬이 한강 어구에 있는 국방 요새요, 양오랑캐들이 이 섬앞 물목으로 밀어닥치기에 이 호국용으로 하여금 나라를 지켜달라는 비원(秘願)에서였다. 한데 이 호국용은 나라를 지켜달라는 대원군의 비원을 저버리고 오히려 온 세상 나라들을 끌어들이는 국제공항으로 어제 개항을 했다. 대원군이 지하에서 땅을 치고 통탄했을 것이다.

 
영종도는 국제공항 이전에 그 국제성으로 역사도 유구하고 상처도 많이 입은 섬이다. 고려 때부터 황해를 건너오는 중국 사신들이 하룻밤 쉬어가던 섬으로 이들의 숙소인 객관이 지어져 있었으며 송나라 사신 서긍의 기행문 <고려도경(高麗圖經)>에도 나온다.
 
대원군 집정 시절 집요하게 요구해온 통상을 번번이 거절당한 독일 함부르크 상인 오페르트는 가야산의 대원군 아버지 무덤을 도굴, 그 유골을 인질로 통상을 요구하러 들었다. 도굴에 실패하자 오페르트는 무장한 중국인, 필리핀인을 영종도에 상륙시켜 약탈을 감행시켰다. 송아지 한마리 훔쳐 끌고 가는 것을 목격한 조선 병사들이 집중사격, 두 사람을 사살하고 송아지를 탈환했다. 오페르트 일행은 도망치고 사살한 두 사람의 목을 베어 영종성 동문에 효수를 했다.
 
영종도는 다시 한번의 비극을 겪는다. 한국침략의 빌미를 잡고자 일본 군함 운양호가 측량을 구실삼아 강화도에 접근, 포격을 유발한 사건이 있었다. 그 보복으로 영종도 포대를 포격, 요새와 민가에 불을 질렀다. 섬사람들은 바닷 속으로 줄줄이 뛰어들었고, 36명을 사살, 대포 36문과 소, 돼지, 닭을 모조리 노획한 그날 밤 일본선상에서는 승전 잔치를 벌였다 한다. 노획해간 36문의 대포는 지금도 일본 구단사카에 전시돼 있다 하니 치가 떨린다.
 
영종도의 본 이름은 자연도로 연정(紫燕·자연)이라는 바닷제비가 많이 난다하여 얻은 이름인데 그 연정이라는 한국 이름이 한문화하여 영종이 됐다는 설도 있다. 호국용은 사라지고 하루 300마리 인공 바닷제비의 이착륙이 무상한 자연도로 원점회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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