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규태 코너] 혜초(慧超) 스님의 유적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20. 09:16

본문

[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옛 당(唐)나라 서울인 서안(西安)을 여행한 사람들은 현장법사(玄藏法師)가 불경(佛經) 번역(飜譯)을 했다던 대안탑(大雁塔, 다옌탑)에 들렀을 것이다.

 

이 대안탑과 더불어 서안 관광의 상징물이 되고 있는 15층 300척의 소안탑(小雁塔, 샤오옌탑)이 남문 밖 천복사(薦福寺)에 있다. 중국 유일한 여황제(女皇帝) 측천무후(則天武侯)가 고종(高宗)의 명복(冥福)을 빌고자 세운 절로 그 안에 혜초(慧超)스님이 들어앉아 불경을 한문으로 옮겼던 번경원(飜經院)이 있다.

 
혜초스님 하면 8세기 신라(新羅) 때 당나라로부터 지금 인도(印度)인 오천축(五天竺)을 걸식하며 순례(巡禮)한 구법자(求法者)요, 탐험(探險)의 선구자(先驅者)로밖에 인식(認識)돼 있지가 않다. 하지만 스님은 중국에 밀교(密敎)를 뿌리내리게 한 고승이기도 하다. 중국에 선교(禪敎)를 전래(傳來)한 스님이 달마(達磨)라면 밀교를 전래한 스님은 달마와 같은 인도 사람인 금강지(金剛持 Vajradhara)요, 그는 당나라 황제의 극진한 대우를 받아가며 천복사 번경원에서 역경(譯經)을 하여 현장법사, 라집법사(羅什法師, Kumarjva), 진제법사(眞諦法師, Paramrtha)와 더불어 4대 역경가로 우러름 받고 있다.
 
혜초스님은 금강지의 제자로 <대승유가금강경(大乘瑜伽金剛經, 大乘瑜伽金剛性海曼殊室利千臂千鉢大敎王經)> 등의 구술(口述)을 받아 적는 일을 맡았으며 동 <금강경>에는 혜초스님이 서문(序文)을 지어 적기까지 했다.
 
금강지의 법통(法統)을 이어 지송승(持誦僧)에 오른 혜초스님이기도 하다. 밀교에서는 입으로 외우는 경의 구송(口誦)이 중요하며 그것을 전수(傳受)받은 굴지의 스님이 혜초인 것이다. 서안 천복사는 혜초스님의 체취가 스민 현장이 아닐 수 없으며 그 체취를 어떤 형태로든지 입체화(立體化), 가시화(可視化)시켜 놓았으면 하는 것이다.
 
불공스님은 나라에 가뭄이 혹심할 때 기우(祈雨)를 했고 그때마다 효험(效驗)을 보아 황제로부터 자색 가사(袈娑)를 하사(下賜)받았다는 기록도 있듯이 불공과 더불어 밀교의 법을 물려받은 혜초도 당나라 황실 기우승(祈雨僧)으로 선택받기도 했다.
 
서안 서남쪽 200리 섬서성(陝西省) 동지현에 선유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인근 옥녀담에서 당시 대종의 어명을 받든 혜초가 기우제를 올리자 "비단같은 비가 흡족하게 내렸다"고  '하옥녀담기우표(賀玉女潭祈雨表)'라는 글에 적어 남겼다.
 
조계종(曹溪宗)에서는 혜초의 유적(遺積)을 기리고자 이 현장(現場)에 기념탑(記念塔)을 세우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어 국가차원에서 해외에 이름을 떨친 선현들의 유적보존에 눈 좀 돌렸으면 해서 이렇게 적어보았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