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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종언 -『동아일보』1958.12.24

社說로 보는 근대사

by econo0706 2007. 2. 2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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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매체 이윽고 국회의사당에서는 금 24일 여․야의원들간의 격돌이 벌어지고 말았다.

 

의정 십년유여에 의사당을 선혈로써 물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한다는 선언도 있기 전에 300명의 괴한들이 의사당 안으로 몰려들더니 30명밖에 안되던 경위들은 순식간에 땅에서 솟아 생겼는지 혹은 하늘에서 떨어졌는지 300명으로 증가되어 85명의 야당의원들을 완력으로 끌어내서 지하실로 몰아냈다 한다.


이러한 경위권 발동이 국회법에 위반되지 않는 것이 아닐것은 두말을 요치않거니와, 자유당의원들은 합법적절차로써는 도저히 성립될 수 없는 국가보안법개정안을 우격다짐으로써 기어이 통과시킨 것은 우리 국회가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또하나 더 기록한 것으로, 대한민국에 생을 향유한 자는 불행한 일이지만 단기 4291년 12월 24일을 영원히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오늘을 최후로 종언을 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 「정치파동」도 국민들로 하여금 죽음과 같이 무서운 전율속에 잠기게 하였지만 우리의 입을 막으려고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통과된 국가보안법개정안은 국민의 입을 막고 귀를 막는 것이기 때문이다. 입 있으되 말 못하고 귀 있으되 듣지 못하는 곳에 공명한 행복은 깃들 수 없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가 없는 곳에 비판의 자유가 있을 수 없으니 그러한 나라에 있어서 여당과 다른 정책을 제창할 수 있는 야당이 존립할 여지가 없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정부의 비정을 공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야당이 없는 나라에 일당독재가 군림할 것은 명약관화한 노릇이니 도시 일당독재가 군림하고 있는 나라에 암담과 불행만이 차있을 것도 불견가지의 일일 것이다. 우리는 일정하 36연동안, 얼마나 자주독립을 바랐었던가. 수십만의 광복선열들은 자주독립을 획득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으며 피까지 흘렸었던가. 그리고 해방이래 14연동안 반공투쟁에 있어서 흘린 피가 얼마였던가. 유엔군 16개국의 청년들은 무엇때문에 싸웠고 죽었던가.


자주독립은 제이차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의선물로서 성취된 것은 거의 천우에 속한 것이어니와, 국토의 북반이 공산괴뢰의 작난하에 있을 뿐만아니라, 민주주의의 햇빛을 한줄기나마 쳐다볼 수 있었던 남한 겨레들도 갖은 위헌과 불법속에서도 한줌의 자유나마 이를 견지하려고 애써 왔으나 국가보안법의 개악으로 말미암아 일루의 촛불마저 꺼지고 말았다.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자유없는 암흑속에서 우리는 어이 살 것인가. 자주독립이 귀하지 않을 리 있으리오.


그러나 자유없는 자주독립은 불행한 자주독립이요 비극의 자주독립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36연동안 자주독립을 몽매에도 잊지 못한 것도, 수만선열이 자주독립에의 악전고투를 싫어하지 않은 것도, 반공투쟁에 수백만이 그 생명을 제물로 바친 것도, 유엔군의 장정들이 그들의 청춘을 아까워 않고 그 거룩한 보혈을 뿌린것도 이 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한 것이지만 일당독재를 내용으로한 자주독립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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