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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성립 -『동아일보』1953.7.28

社說로 보는 근대사

by econo0706 2007. 2. 2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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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매체 휴전은 마침내 성립되었다.

 

공산군이 남침을 개시한지 3년과 또 1개월 그리고 소련의 말리크가 휴전을 제안한지 만2개년과 또 십일일 참담하다면 그 류(유)를 사상에서 찾기 어렵고 또 휴전교섭으로서는 기록을 깨트리는 장세월을 허비한 전쟁은 이에 끝나고 우리 강산에서 포성은 오늘로 거두게 되었다.


저간에 적아쌍방의 인명손실은 누백만으로 헤아리고 한국이 입은 물적파손은 거의 국토를 초토화하다 시피 하였던 것이니 이제 총화가 거두어지고 살육의 비참이 그쳤다고 하는데서 유혈의 중지를 다행히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휴전은 우리 국토의 양단을 그대로 버려 두고 응당히 징벌을 받아야 할 침략자를 유화하는 결과가 되고 만것이니 우리 국민의 불만은 또는 세계인류의 자유수호를 위하여 불행한 일인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진정한 평화의 수립이 과연 가능하느냐 하는 것은 공산제국주의의 근본성격에 비추어 전도다난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전쟁은 침략자에게 대하여 유엔이 공동방위를 단행한 것이라 하여 역사상에 신시대를 획하는 사실이라고 칭양되었거니와 한편 완전승리의 의욕을 가지지 않고 소위 제한된 전쟁이란 개념하에서 적의 근거를 때리지 못하여 온 점에 있어서 또한 전쟁사상의 전례를 깨트렸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유엔경찰행동은 중도에서 좌절되고 세계질서 유지의 숭고한 이상은 냉혹한 현실과 타협을 부득이하게 된 것이다. 우리 한국이 유화정책적인 휴전을 반대하여온 이유는 여기 있는 것이다.


금일 한국의 태도에 대하여 오해를 가진 일부 외국정객들도 앞으로 때가 지남을 따라서 점차로 한국민주주의 부르짖음이 정당하였다는 것을 깨달을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휴전은 물론 평화가 아니요, 다만 총 쏘는 것을 중지한 것뿐 이다. 진정한 평화가 재래되는 것은 금후의 사태진전 여하에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회담이 구상되고 있거니와 이 회담이 과연 세계평화를 수립하는데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많다. 왜 그러냐 하면 진정한 세계평화는 한국의 민족적 통일 완수라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야 할터인데 공산진영의 진의가 이러한 원칙에 동의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진정한 평화는 적색 전제정치의 철권밑에 신음하는 모든 인민을 해방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요, 국지적인 해결로써 성취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자유세계는 가일층 결단을 강화하고 실력을 양성하며 판단성 있는 영도권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눈물을 먹음고 휴전의 성립을 불방해하였다는 것은 오직 자유진영의 결단을 유지한다는 한가지의 이유가 있었을 뿐이다.


휴전후에 오는 외교전 사상전 내지 정치전은 어떤 의미에서 총포전보다도 더 어려울 것이다. 이거은 한국의 처지에서도 그러하거니와 자유진영대 공산진영의 각축에 있어서도 더욱 그러하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공산당의 무소불위의 모략에 대하여 자유진영은 비상한 경계와 지혜로써 대하지 아니하면 안될 것이요, 또는 과감한 정의수호의 태도로써 임해야 한다. 이 땅에서 흘려진 귀중한 피를 허사로 돌리지 않기 위하여 전세계 자유국민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소이가 여기 있다.


세계는 한번 더 한국의 소리를 냉정히 귀 기울여 들을 용의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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