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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거와 정부수립 -『동아일보』1948.2.3

社說로 보는 근대사

by econo0706 2007. 2. 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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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매체 -총선거를 단행하라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고 자주독립을 전취할 총선거실시는 우리가 갈망한지 이미 오래였고 57개국으로 구성된 국제련합 또한 이를 보장하였으니 실시안될 리 없건만 이를 방해하려는 비민족적 책동도 우심한 바 있으니 또 한번 이를 강조하여 겨레에 새로운 결의와 용기를 종용하는 동시에 유엔조위 제공의 심경에도 추호의 동요없이 그 사명완수에 매진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유엔결의에 의한 총선거실시에 반대하는 3대집단이 있다는 것이 조위와의 협의와 제출문서를 통하여 나타났으니 제일은 공산파요,제이는 중간파요, 제삼은 법통파다. 소련의 맹우로 자처하는 비민주적 독재주의신봉자들이 소련의 보이콧에 추종하여 남한의 총선거는 단선이니, 단정수립이니 하고 반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예상하였던 바 이려니와 유엔결의를 지지하는듯 아니하는듯 하면서 요컨대 총선거를 연기하려는 점에 있어서 공산파와 호흡을 맞춘 중간파는 또 한번 그 교묘한 줄타기를 보여주었고 민족진영의 중견적 존재로 자처하던 법통파가 그 법통에 연연한 나머지 민주적 총선거를 반대하여 군정을 연장하려 하고 심지어 국제경찰군을 동원하여 조국을 국제신탁에 넣음도 불사하려함에 있어서는 그 지성의 상실에 당목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삼파의 동기 자별타 하더라도 유엔결의에 반대하여 총선거를 지연하려는 점에 있어서는 귀일한 바 있으니 이제 좀더 그 동기를 추궁해 보기로 하자.8․15 이후 공산주의자가 일관하여 주장해온 것은 무산계급을 위주한 독재정권수립에 있었고 소련의 연방화를 무쌍의 영광이라는 것이었고 따라서 소련은 조국이고 미국은 제국주의인데 남한의 총선거로 민족정권이 수립되면 조국에 일대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반대하는 것이 그들의 논리요, 의사요, 감정이다. 그런데 이들이 남북요인회담과 자주선거를 부르짖고 민족분열을 우려하니 언제부터 그렇게 열열한 애국주의자이었고 민족주의자이 었는지 묻고자 하노라.


남북요인회담으로 통일조선을 주장함은 중간파나 법통파나 동일타 하더라도 의도에 있어서는 전연 딴 판이다. 전자는 통일조선을 염원하는 민중의 심리를 이용하는 동시에 멸시할 수 없는 공산세력에 추파를 던져 좌우에서 지지를 받으므로 자파세력을 확충하려는 것이며 자파세력이 미약한 현하 정세로서는 선거를 연기함이 유리하다는데 불과한 것이요, 후자는 풍상 30연간에 임정간판을 사수하였는데 그대로 법통을 인정치 않고 총선거란 무엇이냐는 반발심에서 현실성없는 양군철퇴니, 남북요인회담이니 하여 이것도 저것도되지 않으면 정권은 결국 자파에 돌아온다는 시대착오적 타산으로 이 결정적 순간에 있어서 전민족적 의사에 반하여 반대를 감행한 것인데 입국 이래 반복된 허다한 과오가 여기에 이르러 그 절정에 달한 감이 없지 않다.


문제는 간단하고 결정적이다. 양군 즉시 철퇴와 남북요인회담을 천만번 부르짖어도 한 개의 참어는 될지언정 정치는 될 수 없는 것이다. 현실을 떠나서 정치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통일조선을 거부한 3촵8선을 철막화한 소련이다. 남북요인회담이 가능할진대 미소공위가 두 번이나 실패할 이가 없고 정부수립에 양군철퇴는 혼란을 초래할 뿐이며 폭동화를 꾀하는 공산파 이외에 무슨 이익이 있는가. 그 진공상태에 대하여는 국제경찰군을 동원하라고 주장하는 법통파는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이러한 주장의 부당성은 이미 유엔총회에서 41대 7로 부결되었다.


우크라이나는 조위 참가를 정식으로 거부하였고 소련은 조위 이북입경을 거부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날로 우심해가는 남한의 민생도탄은 급속한 정부수립을 절실히 요청하고 있으며 이북을 보류하지 않을 수 없는지라 3분지2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남한에서만이라도 총선거를 단행하여 정부를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군정을 철폐하고 대외적으로 발언권을 갖는다는 것은 통일조선에의 획기적 전진인 것이다. 우리는 이 이상 군정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하는 것만이, 우리의 노력으로 일보일보 개선해 가는 것만이 자주적인 것이다. 남한에 총선거를 단행하라! 정부를 수립하라! 이것만이 이 단계에 있어서 우리의 최선이며 통일조선의 필연적 과정인 것이다. 유엔결의의 본의 또한 여기 있으며 유엔조위 제공도 우리의 이 절실한 요망에 아낌없는 협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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