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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스발 리베로] 위기 맞은 김진수, 돌파구는 공격력

--김현민 축구

by econo0706 2022. 11. 1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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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02. 23

 

김진수가 호펜하임 감독 교체 후 2경기 연속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며 분데스리가 진출 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김진수가 새 감독 하에서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선 공격력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 나겔스만 공격 축구, 강등권 호펜하임에 신바람 불어넣다

 

호펜하임이 지난 주말, 마인츠와의 분데스리가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3-2 승리를 거두며 5경기 무승(2무 3패)의 슬럼프에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호펜하임은 3승 9무 10패 승점 18점으로 승강 플레이오프권인 16위 베르더 브레멘(승점 20점)과의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혔고, 잔류권인 15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승점 22점)와의 승점 차도 4점으로 줄어들었다.

 

무엇보다도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데 이어 홈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나겔스만은 공격적인 전술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 내내 득점력 부재로 고전한 호펜하임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먼저 나겔스만 감독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하도록 하겠다. 나겔스만은 만 28세로, 분데스리가 현역 최연소이자 역대로 따지더라도 1976/77 시즌 만 24세의 나이에 자브뤼켄 임시 감독직에 올랐던 베른트 슈퇴버 이후 2번째로 어린 나이에 분데스리가 감독직에 오른 인물이다. 정식 감독만 따진다면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이다. 당연히 그의 감독 부임은 독일 현지를 넘어 유럽 전역에 큰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1860 뮌헨 2군팀과 아우크스부르크 2군팀 선수 생활을 보냈으나 두 차례 무릎 수술을 받는 바람에 만 20세의 어린 나이에 은퇴 수순을 밟아야 했다. 이에 그는 당시 아우크스부르크을 지도하던 현 도르트문트 감독 토마스 투헬 하에서 비디오 분석관을 맡았고, 이어서 아우크스부르크 유스팀 스카우트를 역임하면서 지도자 수업을 병행했다. 

 

UEFA 'A급' 지도자 자격증을 1점 만점으로 획득한 그는 선수 은퇴한 지 단 6개월 만에 17세 이하 1860 뮌헨 코치에 올랐다(2008-2010). 이어서 그는 2010/11 시즌 호펜하임 17세 이하 코치를 거쳐 2011/12 시즌 호펜하임 17세 이하 감독직에 올랐다. 그리고 2012/13 시즌 후반기, 호펜하임 1군팀 코치직에 오르며 쾌속 승진에 성공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독일에 알리기 시작한 건 호펜하임 19세 이하 팀 감독직에 오른 이후부터였다. 그는 2013/14 시즌 부임 첫 해, 호펜하임 19세 이하 팀을 분데스리가 19세 이하 남부/남서부 리그 우승으로 견인한 데 이어 전국 토너먼트 우승을 선사했다. 이어서 2014/15 시즌에도 남부/남서부 리그 2연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해냈다(다만 전국 토너먼트에선 샬케 19세 이하 팀에게 1-3으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에 과거 호펜하임에서 은퇴한 팀 비제 골키퍼는 나겔스만에게 '베이비 무리뉴'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 김진수 / 호펜하임 구단 공식 홈페이지

 

(나겔스만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그는 전술적인 면에서 투헬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비디오 분석과 통계 분석에 능하고, 상대 팀에 맞게 팔색조에 가까운 포메이션 변화를 가져온다. 투헬이 마인츠 감독직을 수행하던 5년 동안 무려 13개의 포메이션을 가동했던 것처럼 나겔스만 역시 호펜하임 19세 이하 팀은 2년 6개월 동안 지도하면서 12개의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이러한 기조는 호펜하임 정식 감독에 부임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는 브레멘과의 첫 경기에서 3-1-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호펜하임이 분데스리가에 승격한 이래로 스리백을 가동한 건 처음있는 일이었기에 상당히 파격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이어서 그는 마인츠전에 4-3-3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다만 이렇듯 다양한 포메이션의 활용 속에서도 고수하는 전술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그가 스피드에 기반한 빠른 공수 전환을 중시 여기고, 강도 높은 압박 축구를 구사하며 공격 축구를 표방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나겔스만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케빈 쿠라니(만 33세)와 유겐 폴란스키(만 29세), 피르민 슈베글러(만 28세) 같은 베테랑 선수들을 배제한 채 나디엠 아미리(만 19세)와 필립 옥스(만 18세) 같은 19세 이하 팀에서 함께 했던 애제자들을 중용하고 있다. 베르더 브레멘전 호펜하임 선발 출전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만 23.69세로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어렸고, 이어진 마인츠전엔 22.91세로 더 줄어들었다.

 

전임 감독 후프 스티븐스와는 비교 체험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븐스는 호펜하임 지휘봉을 잡자마자 수비 안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이 덕에 호펜하임은 스티븐스가 지도한 10경기에서 단 11실점 만을 내주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는 공격에서 6득점에 그치며 단 1승 밖에 올리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반면 2경기에 불과하지만 나겔스만의 호펜하임은 4득점을 올리며 이번 시즌 호펜하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득점력 부족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지난 여름,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발생한 공백은 팀 전체의 스피드 강화 및 공격적인 선수 구성으로 해결해나간 것이다.

 

이전 호펜하임과 나겔스만 체제 호펜하임의 차이는 세부 통계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 호펜하임의 시즌 평균 드리블 돌파 시도 횟수는 16.8회가 전부였다. 나겔스만 체제에서 호펜하임의 드리블 돌파 시도는 26회로 대폭 증가했다. 드리블 돌파 성공 횟수 역시 시즌 평균 8.8회에서 17.5회로 상승했다. 당연히 드리블 돌파 성공률 역시 47%에서 67.3%까지 올라갔다. 이는 나겔스만 감독이 드리블에 능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데에 있다.

 

게다가 태클 수치도 증가했다. 나겔스만 부임 이전만 하더라도 호펜하임은 경기당 평균 29회의 태클을 시도해 18회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나겔스만 체제에서 호펜하임은 34회의 태클을 시도해 23회를 성공시키고 있다. 선수들의 평균 수비 위치를 높게 가져가면서 전방에서 잦은 태클을 구사하며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는 셈이다.

 

물론 불안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먼저 수비에서의 안정감은 분명 떨어졌다. 브레멘전엔 무려 17회의 슈팅을 허용했으나 올리버 바우만 골키퍼의 선방쇼 덕에 1-1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 이어진 마인츠전엔 2실점을 내주며 수비적인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게다가 나겔스만 감독이 19세 이하 팀에서 직접 지도했던 옥스와 나디엠 아미리 같은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다 보니 노련미의 부재를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브레멘전엔 무려 45회의 가로채기를 당했고, 이번 시즌 호펜하임이 소유권을 뺏긴 횟수는 평균 8.1회에 불과했으나 나겔스만 부임 후엔 15회로 늘어났다.

 

이렇듯 나겔스만 부임 후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분명한 건 나겔스만표 공격 축구가 강등권 추락과 함께 침체된 호펜하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는 데에 있다. 벌써부터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나겔스만의 골 세레모니를 위르겐 클롭 감독과, 전술적인 스타일을 호펜하임 구단 역대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히는 랄프 랑닉과 비교하고 있다. 랑닉은 과거 공격축구를 통해 호펜하임을 분데스리가로 승격시켰고, 2007/08 시즌 팀을 분데스리가 전반기 1위(가을 챔피언)에 등극시키는 등 승격팀 돌풍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는 구단 관계자 및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알렉스 로젠 단장은 "난 마인츠전에 과거 우리의 강했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우리의 경기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공격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축구였다. 우리 어린 선수들은 용감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고, 이전보다 호흡도 잘 맞아 떨어졌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동점골을 넣은 아미리는 "우리가 다시 돌아왔다! 이제 새로운 장의 서막이 시작됐다"라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케빈 폴란트 역시 "나겔스만이 우리의 상승세에 절대적으로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의 지도 하에 우리는 다시 즐겁게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100% 전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달라진 팀 분위기를 설명했다.

 

사진출처 : Bild

 

# 김진수, 공격 본능 살려야 한다

 

하지만 김진수는 웃을 수 없었다. 김진수는 나겔스만 감독 부임 후 2경기 연속 출전은 고사하며 명단에서도 제외된 것. 스티븐스 감독 체제(10경기)에서 김진수는 9경기에 선발 출전해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즉 확고한 주전에서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스티븐스 감독은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수비적인 안정감에 주안점을 두다 보니 공수 밸런스가 좋은 김진수를 중용했다. 하지만 나겔스만은 공격 축구를 표방하다보니 측면 수비수를 상당히 공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그의 측면 구성을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스리백은 중앙 수비수 3명을 포지시킨 가운데 좌우 측면에 측면 수비수를 배치하는 게 일반적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은 물론 최근 유럽에서 스리백을 가장 즐겨 활용하는 유벤투스 역시 좌우 측면에 알렉스 산드루나 파트리스 에브라, 슈테판 리히슈타이너 같은 측면 수비수를 주로 배치한다. 그러하기에 스리백은 수비적인 전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나겔스만은 좌우 측면에 측면 공격수 옥스와 폴란트를 배치했다. 옥스와 폴란트 모두 최전방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다(사진 참조). 

 

이어진 마인츠전에 4-3-3 포메이션을 활용한 나겔스만은 이번에도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구축했다. 바로 왼쪽 측면 수비수로 옥스를 선발 출전시킨 것. 옥스는 호펜하임 유스 시절부터 줄곧 최전방 공격수와 좌우 측면 공격수를 수행하던 선수다. 측면 수비수로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 만 18세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를 분데스리가에 측면 수비수로 과감하게 선발로 내세운 것이다. 김진수 입장에선 다소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옥스는 마인츠전에서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구사하며 측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아미리의 동점골도 옥스의 전진 패스가 시발점이었다. 이에 더해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파벨 카데라벡은 날카로운 크로스로 마크 우트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김진수의 강점은 바로 투지와 적극적인 수비에 있다. 김진수는 적극적인 태클로 상대의 공을 탈취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김진수는 경기당 평균 태클 성공 3.3회와 가로채기 3.4회를 기록하며 양 부문에서 팀내 1위를 차지했다. 

 

분데스리가 전체로 기준을 확장하더라도 김진수의 태클과 가로채기는 상위권에 해당했다. 실제 김진수의 태클 성공 횟수에서 분데스리가 전체 7위였고, 측면 수비수들 중에선 (현재 첼시 소속인) 아우크스부르크 측면 수비수 바바 라흐만(3.5회)에 이어 바이엘 레버쿠젠 측면 수비수 웬델(3.3회)과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가로채기 부문에선 분데스리가 전체 5위였으며, 측면 수비수 중에선 베르더 브레멘 측면 수비수 산티아고 가르시아(3.7회)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태클 성공률도 75%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측면 수비수 바스티안 옥치프카(83%)에 이어 분데스리가 측면 수비수들 중 2위를 차지했다. 태클과 가로채기 관련 부문에 있어서 만큼은 분데스리가 최정상급 측면 수비수였다.

 

이번 시즌 김진수는 태클 성공률(63%)과 경기당 태클 성공 횟수(1.6회)가 지난 시즌에 비해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가로채기에선 경기당 3.3회 기록하며 상위권을 구축하고 있다. 걷어내기(클리어링) 3.67회도 상당히 인상적인 수치이다.

 

문제는 바로 공격적인 부분에 있었다. 김진수는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드리블 돌파 1.8회를 시도해 0.6회를 성공하는 데 그쳤다. 김진수의 드리블 성공률은 33.3%에 불과했다. 특히 상대 진영에서의 드리블 돌파는 지난 시즌 총 8회 밖에 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4회를 쾰른 원정 한 경기에서 기록했다. 이는 김진수가 측면 수비수라고 하더라도 상당히 떨어지는 수치이다. 

 

게다가 크로스와 패스 연결에 있어서도 모두 정확도가 떨어지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김진수의 크로스 성공률은 20%가 전부였고, 패스 성공률은 68.9%에 그쳤다. 

 

이렇듯 김진수가 호펜하임에서 확고한 주전으로 활약하던 지난 시즌에도 공격적인 부분에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역시 여전히 경기당 드리블 돌파 횟수는 0.4회가 전부이고, 드리블 돌파 성공률은 28.57% 밖에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크로스 횟수 자체가 경기당 0.5회로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크로스 성공률은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경기당 1.5회의 크로스를 꾸준하게 공급하던 김진수였다. 측면 수비수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나겔스만 감독에게 김진수는 다소 스타일상 이질적인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김진수가 태생부터 공격이 약한 선수는 아니다. 김진수는 한국 대표팀에서 공격적인 면에서도 높은 공헌도를 보여준 선수였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2015 아시안 컵 8강전에서 연장 전반 14분경 공격 진영에서 전방 압박으로 가로채기를 성공한 후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 손흥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며 4강행을 견인했다. 연령대별 대표팀에선 왼발 세트피스를 전담했고, 성인 대표팀에서도 곧잘 세트피스를 처리했을 정도로 준수한 왼발 킥을 보유한 선수다.

 

그러하기에 이제 김진수도 감독 스타일에 맞게 공격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은 전임 감독 전술 특성에 맞게 수비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이젠 적극적이면서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훈련 과정에서도 공격력을 어필해 나겔스만 신임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필요가 있다. 

 

김현민 기자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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