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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수첩] 하위리그가 광역시리그는 아닐텐데…

--김현기 축구

by econo0706 2022. 9. 20.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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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04

 

부산 인천 광주 대전 울산은 대한민국 광역시들이다. 한편으론 올해 K리그 클래식 하위리그인 ‘그룹B’에 속하는 구단들 연고지이기도 하다. 올해 K리그 클래식에 뛰어든 광역시 연고 5개 구단이 모두 ‘열등반’에 편성된 것이다. 그룹B는 총 6개 구단으로 구성되는데 5개 구단 말고는 소도시 광양에서 홈 전경기를 소화하는 전남이 하나 있다. 그야말로 ‘그룹B=광역시리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균 관중에서도 부산 대전 광주가 10~12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며, 그룹B에서 하나 빠진 광역시 대구는 K리그 챌린지(2부)에 속해 있다. 반면 상위리그인 ‘그룹A’엔 서울을 제외한 5개 구단이 규모가 작은 도시나 수도권 도시에 홈구장을 갖고 있다. 전주 수원 포항 성남 제주 등이 그렇다.

물론 큰 도시 연고구단들이 잘해야 된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K리그는 수원이나 포항 전주 등 신·구 축구도시 팬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33년을 지탱했다. 수원이나 성남은 수도권이란 이점을 갖고 있었으나, 구단이 생길 때부터 연고지 인구가 많았던 것은 아니었다. 교통도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전주 포항은 지금도 경기장이 외딴 곳에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이 구단들은 모기업의 축구에 대한 투자와 연고지 팬들의 사랑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K리그의 중요한 축이 됐다.

 

▲ 10월24일 그룹B 부산-대전 맞대결에서 두 팀 선수들이 볼경합하고 있다. /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럼에도 ‘지역 거점 도시’라 할 수 있는 광역시 연고 구단의 침체는 아쉽기만 하다. 프로스포츠가 지역간 대결 구도 아래서 발전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프로야구 같은 경우는 영·호남 각축 구도를 통해 스토리를 만들고 파이를 키웠다. 연고지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흥행의 불길이 잘 붙는 곳이기도 하다. 위에서 거론한 그룹B 5개 광역시 중 울산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도시는 프로야구가 성행한 지역이기도 하다.

K리그는 1990년대 중반, 수원에 팀을 만들고, 서울 3개 구단이 부천 안양 천안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수도권을 공략했다. 이어 2002 한·일 월드컵 전후로 대전 대구 인천 광주 등 광역시 연고 구단들이 태어났고, 최근 들어 다시 2부에 서울이랜드 및 수도권 연고 구단들이 생겨났다. 수도권→지방→수도권으로 이어지는 연고지 분화를 통해 양적 팽창을 일궈냈고, 특히 서울과 그 주변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러나 이는 광역시 축구 열기 감소란 반작용도 부른 게 현실이다. 이들 도시가 축구와 인연이 없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1970~80년대 동래고(부산)와 청구고(대구) 금호고(광주) 부평고(인천) 등 지역을 대표하는 굵직한 고교 명문들은 한국 축구의 오늘을 만든 축이기도 했다. 그 열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광역시에 축구 바람을 불어넣는 게 필요하다. 이대로면 해당 구단들 대부분은 당분간 1~2부를 오르내리는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성급한 시민구단 유치, 투자 없는 기업 구단 인수 등 처음부터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으나 이는 오래 전 일이다. 축구가 수도권과 몇몇 축구 특화 도시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모두가 고민해 볼 일이다.

 

김현기 축구팀장 silva@sportsseoul.com

 

자료출처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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