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4.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다름슈타트의 17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2015/16 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가 막을 내렸다.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은 분데스리가 전반기를 결산해 보았다.
① 치열한 득점왕 레이스
1. 바이에른, 분데스 최초 5시즌 연속 전반기 챔피언 등극
바이에른이 전반기에만 15승 1무 1패 승점 46점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역사상 처음으로 5시즌 연속 전반기 챔피언에 등극했다. 구단 역대 통산 21번째 전반기 챔피언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경우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나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등과는 달리 시즌의 중반부에 해당하는 17라운드가 끝나면 한 달 간의 겨울 휴식기를 가진다. 그러하기에 17라운드를 기준으로 분데스리가 1위를 차지하는 팀에게 전반기 챔피언(Herbstmeister, 직역하면 가을 챔피언)이라고 칭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52년 역사를 통틀어 전반기 챔피언이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건 총 35번에 달한다. 즉 67%의 확률로 전반기 챔피언이 시즌 챔피언에 등극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바이에른의 경우 이전 전반기 챔피언에 올랐던 20시즌 중 1992/93 시즌(베르더 브레멘 우승)과 2011/12 시즌(도르트문트 우승) 2시즌을 제외하고 90%의 확률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했다.
이제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 역사상 첫 4연패에 도전한다. 그 동안 분데스리가에선 바이에른이 총 4차례(1971/72-1973/74, 1984/85-1986/87, 1998/99-2000/01, 2012/13-2014/15), 그리고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가 한 차례(1974/75-1976/77) 분데스리가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아직 4연패를 기록한 팀은 전무하다. 그러하기에 바이에른이 이번에도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한다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 셈이다.
2. 30골 득점왕 등장할까?
지난 시즌은 분데스리가가 유난히 골이 안 터진 시즌에 해당한다. 2011/12 시즌 득점왕 클라스-얀 훈텔라르(샬케)와 2012/13 시즌 득점왕 슈테판 키슬링(바이엘 레버쿠젠)이 부진에 빠졌고, 2013/14 시즌 득점왕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에 따른 새 팀 적응 문제로 17골에 그쳤으며, 득점왕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간판 공격수 알렉산더 마이어(26경기)와 바이에른 에이스 아르옌 로벤(21경기)이 시즌 막판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마이어가 19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2001/02 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득점왕이 20골을 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득점왕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아직 시즌이 절반 밖에 되지 않았으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벌써 18골을 넣으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바이에른의 두 공격수 레반도프스키(15골)와 토마스 뮐러(14골)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오바메양은 시즌 개막과 동시에 분데스리가 8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역대 개막 후 최다 경기 연속 골 기록을 수립했다(종전 기록은 게르트 뮐러가 1968/69 시즌과 1977/78 시즌에 기록한 6경기 연속 골). 게다가 18골은 오바메양 개인 통산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이기도 하다(종전 기록은 2014/15 시즌 16골).
레반도프스키 역시 각종 기록들을 깨나가고 있다. 레반도프스키는 분데스리가 6라운드 볼프스부르크전에 후반 교체 투입되어 무려 5골을 몰아넣으며 분데스리가 역대 최단 시간 해트트릭(3분 18초)과 최단 시간 4골(5분 40초), 최단 시간 5골(8분 57초), 그리고 교체 선수 최초 5골에 이르기까지 4가지 대기록을 동시에 수립한 덕에 기네스 북에 등재되는 영광을 맛볼 수 있었다. 게다가 전반기에만 15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입성 후 통산 106골과 함께 분데스리가 역대 외국인 선수 득점 공동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1위 클라우디오 피사로 177골, 2위 지오반니 에우베르 133골).
뮐러 역시 오바메양이나 레반도프스키처럼 크게 이슈를 끌진 않았으나 14골을 넣으며 득점왕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함께 뮐러는 마침내 마의 13골 고지를 넘어 자신의 개인 통산 분데스리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뮐러는 2009/10 시즌과 2012/13, 2013/14, 2014/15 3시즌 연속 13골을 기록했다).
오바메양와 레반도프스키, 뮐러가 득점왕 삼파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치차리토가 새로운 득점왕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치차리토는 여름 이적 시장 데드라인에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왔기에 출전 시간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부족한 편에 속하지만(오바메양 18경기 1488분, 뮐러 17경기 1315분, 레반도프스키 16경기 1313분, 치차리토 14경기 1037분) 11골을 넣으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치차리토는 최근 분데스리가 8경기에서 10골을 몰아넣고 있다. 후반기가 더 주목되는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한 득점 경쟁이 펼쳐지면서 자연스럽게 독일 현지에선 39년 만의 분데스리가 30골 득점왕 탄생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분데스리가에서 마지막으로 30골 이상을 기록한 건 1976/77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쾰른 전설 디터 뮐러의 34골).
분데스리가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게르트 뮐러(바이에른)와 유프 하인케스(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그리고 클라우스 피셔(샬케), 이 3명의 전설적인 공격수들이 치열한 득점 경쟁을 펼치며 연신 득점 기록을 갈아치워나갔다. 그러하기에 당시만 하더라도 한 시즌 30골은 예사였다. 심지어 게르트 뮐러는 1971/72 시즌 40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역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수립했다. 당연히 이들은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골 1, 2,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게르트 뮐러 365골, 피셔 268골, 하인케스 220골).
디터 뮐러 이후 칼-하인츠 루메니게(1980/81 시즌 29골)와 아일톤(2003/04 시즌 28골), 그라피테(2008/09 시즌 28골), 마리오 고메스(2010/11 시즌 28골), 그리고 클라스-얀 훈텔라르(2011/12 시즌 29골)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스타 공격수들이 30골에 도전했으나 그 어떤 선수도 30골 고지를 점령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엔 마치 1970년대를 연상시킬 정도로 치열한 득점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30골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오바메양은 산술적으로 따지면 36골도 가능하다.
3. '슈퍼 대머리' 슈베르트 열풍
이번 시즌 전반기, 감독들 중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모은 인물은 펩 과르디올라(바이에른)도, 토마스 투헬(도르트문트)도 아닌 바로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감독 안드레 슈베르트였다.
사실 슈베르트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부 리가 구단 파더보른과 상 파울리를 지도한 경력이 전부였다. 특히 상 파울리에서 실패를 맛본 후 2년 간 무직으로 있으며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묀헨글라드바흐 2군팀 감독에 부임한 그는 묀헨글라드바흐 1군팀 임시 감독에 이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며 인생 역전 드라마를 썼다.
묀헨글라드바흐는 시즌 첫 5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분데스리가 최하위와 함께 구단 역사상 최악의 시즌 출발을 알렸다. 루시앵 파브르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임을 발표했고, 다급해진 묀헨글라드바흐는 슈베르트를 임시 감독에 임명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묀헨글라드바흐는 슈베르트를 정식 감독에 임명할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슈베르트가 부임과 동시에 묀헨글라드바흐는 6연승을 달렸다. 이는 1986/87 시즌 슈투트가르트 감독 빌리 엔텐만과 함께 분데스리가 역대 신임 감독 부임 후 최다 경기 연승 기록이다. 이에 묀헨글라드바흐는 슈베르트와 정식 1군 감독 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과의 15라운드 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두며 독일 전역에 충격을 안겼다. 이와 함께 슈베르트는 감독 부임 후 10경기 무패 기록(8승 2무)을 수립했다. 이는 묀헨글라드바흐 구단 역대 신임 감독 부임 후 최다 경기 무패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독일 역대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전설 우도 라텍(주석 참조)이 1975년에 수립한 8경기 무패(4승 4무)였다.
이렇듯 슈베르트가 감독과 관련한 분데스리가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을 뿐 아니라 바이에른전에서도 승리하자 독일 현지 언론들은 슈베르트가 과르디올라와의 대머리 감독 더비에서 승리했다며 '슈퍼 대머리 슈베르트(Super-Glatze Schubert)'라는 애칭을 새로 지어주었다.
게다가 슈베르트는 14라운드 호펜하임전에 이어 15라운드 바이에른전에도 교체 투입되는 선수에게 선수 개개인의 전술 지시가 적힌 쪽지를 여러 장 건네 경기 도중 전술 변화를 이끌어냈다. 이에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감독은 잉골슈타트와의 16라운드 경기에서 슈베르트와 똑같이 주장 필립 람에게 쪽지를 건네 전술 변화를 지시했고, 투헬 도르트문트 감독 역시 쾰른과의 전반기 최종전에서 마티아스 긴터에게 쪽지를 건네는 방식을 활용했다.
물론 과거에도 쪽지를 활용한 전술 지시는 있어왔다. 다만 이렇게 선수 개개인에게까지 쪽지가 전해지면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우는 없었다. 이제 쪽지를 활용한 전술 변화는 분데스리가에서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그 유행을 선도한 인물은 다름 아닌 슈베르트이다.
4. 수도 베를린의 돌풍
이번 시즌 전반기, 분데스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팀은 단연 베를린을 연고로 하고 있는 헤르타 BSC를 뽑아야 한다. 헤르타는 전반기 10승 2무 5패 승점 32점을 기록하며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에 이어 당당히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전반기 마지막 3연승을 비롯해 최근 6경기에서 5승 1패를 올리며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헤르타의 전반기 승점 32점으로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승점이다. 참고로 헤르타가 가장 많은 전반기 승점을 올린 건 2008/09 시즌에 기록한 33점으로 당시 헤르타의 시즌 최종 성적은 분데스리가 4위였다.
헤르타의 강점은 바로 짜임새 있는 수비에 있다. 주장 파비안 루스텐베르거를 중심으로 짜임새 있는 수비를 자랑하며 18실점과 함께 바이에른(8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공격에선 살로몬 칼루(9골 1도움_)와 베다드 이비세비치(6골 4도움)의 부활이 팀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에 헤르타에 입단한 칼루는 지난 시즌 잦은 마찰을 일으키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듯싶었으나 이번 시즌 전반기에만 팀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으며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베테랑 공격수 이비세비치 역시 지난 시즌 슈투트가르트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이대로 잊혀지는 듯싶었으나 분데스리가 6라운드 경기에서 골을 605일 만에 감격적인 골을 기록한 것을 기점으로 연신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헤르타의 원톱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 외 페어 셸브레드와 블라디미르 다리다가 팀 중원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고, 바이에른에서 영입한 측면 스페셜리스트 미첼 바이저가 측면 수비수와 측면 미드필더를 오가며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1골 5도움).
물론 헤르타 부활의 가장 큰 공로자는 다름 아닌 팔 다르다이 감독이다. 헤르타의 전설적인 미드필더였던 다르다이는 지난 시즌 후반기, 친정팀이 강등권으로 추락하자 임시감독직에 부임하며 헤르타를 잔류로 견인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그는 상대팀에 따라 맞춤형 전술(4-2-3-1과 4-4-2가 기본 포메이션이지만 상대에 따라 4-1-4-1과 4-4-1-1, 그리고 5-4-1을 활용했다)을 구사하며 헤르타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② 해외파 성적표는?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다름슈타트의 17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2015/16 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가 막을 내렸다. 이제 분데스리가는 6주 간의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다.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은 분데스리가 전반기 코리안리거들의 활약상을 조명해 보았다.
1.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는 시즌 초반 헤르타 베를린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승격팀 잉골슈타트 상대로 3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치며 1무 2패와 함께 불안한 시즌 출발을 알렸다. 최전방 공격수를 지원해줄 수 있는 믿을 만한 이선 자원이 없다는 게 아우크스부르크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이에 아우크스부르크는 여름 이적시장 데드라인에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인 500만 유로를 과감히 투척해 구자철을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구자철은 부상으로 결장한 전반기 최종전을 제외하면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후 분데스리가 전경기(13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올리며 높은 공격 공헌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구자철의 패스 성공률은 77.6%로 수비수를 제외하면(기본적으로 수비수들은 안정적인 패스를 구사하다보니 패스 성공률은 수비수가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팀내에서 가장 높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구자철은 경기당 태클은 2회로 왼쪽 측면 수비수 콘스탄티노스 스타필리디스(2.8회)와 수비형 미드필더 도미닉 코어(2.1회)에 이어 3번째로 많고, 가로채기도 경기당 1.5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파울도 1.6회로 카이우비와 코어 다음으로 많이 기록하면서 수비 면에서도 높은 공헌도를 보이고 있다.
마르쿠스 바인치얼 감독은 구자철을 주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 이적 이후 8경기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다만 팀 사정에 따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3경기)와 중앙 미드필더(2경기) 역할도 수행하고 있지만 구자철은 어느 포지션에 서더라도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 미드필더들 중 베테랑 다니엘 바이어와 함께 바인치얼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선수가 바로 구자철이다.
이미 구자철은 2011/12 시즌 후반기와 2012/13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면서 강등 위기의 팀을 구해낸 바 있다. 이번에도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의 가세와 함께 시즌 초반 부진에서 탈출하며 최하위에서 12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적어도 아우크스부르크 입장에서 구자철은 복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기 기록: 15경기 3골 2도움(선발 12경기)
2.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홍정호는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라그나르 클라반과 얀-잉베어 칼센-브라커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려 주로 백업 역할을 담당했으나 이번 시즌 칼센-브라커를 제치고 마침내 주전으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부상만 아니라면 거의 매경기 선발 출전하고 있는 홍정호이다.
시즌 초반 홍정호는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으나 4라운드 바이에른 뮌헨전을 앞두고 몸을 풀다 부상을 당한 이후 컨디션이 무너지면서 한 동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인츠전에서 인대 부상을 당해 40일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부상에서 복귀한 홍정호는 파르티잔과의 유로파 리그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동점골을 넣으며 3-1 역전승을 견인해 팀의 유로파 리그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기여한 데 이어 16라운드 샬케전에선 선제골과 함께 2-1 승리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함부르크와의 전반기 최종전에선 만점 수비를 펼쳐보이면서 팀 상승세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했다.
홍정호는 이번 시즌 팀내에서 가장 많은 4.7회의 클리어링을 기록하고 있고, 제공권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며 카이우비(7.1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공중볼을 획득(.41회)하고 있다. 게다가 83.4%의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을 이끌고 있고, 오프사이드 트랩을 지휘하는 것도 홍정호의 몫이다. 부상 문제만 없다면 이번 시즌이 홍정호에게 있어선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기록: 10경기 1골(선발 9경기)
3.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은 라울 보바디야와 알렉산더 에스바인, 그리고 카이우비에 밀려 주로 교체로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는 물론 좌우 측면 미드필더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다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리이기에 공격에서 변화를 모색할 시 최우선 교체 선수로 활용되고 있다.
성실한 움직임을 통해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고,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1.4회의 파울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 가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다만 아직 득점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게 아쉬운 부분.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골이 필요하다.
전반기 기록: 13경기 1도움(선발 4경기)
/ 사진출처 : 아우크스부르크 구단 공식 트위터
4. 김진수(호펜하임)
김진수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다소 부침이 있었다. 5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매경기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지난 시즌만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김진수이다. 결국 김진수를 6라운드를 기점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소속팀 호펜하임 역시 10라운드까지 1승 3무 6패의 부진에 빠지며 강등권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네덜란드 출신 명장 후프 스티븐스가 호펜하임 감독직에 부임하면서 김진수에게 다시 기회가 생겼다. 스티븐스는 매경기 김진수를 선발로 중용하고 있다. 김진수 역시 시즌 초반과는 달리 안정된 수비를 펼쳐보이며 스티븐스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고 있다. 김진수의 경기당 가로채기 숫자는 3.1회로 호펜하임 주전 선수들 중에선 최다이고, 클리어링도 3.8회로 니클라스 쥘레(6.1회)에 이어 팀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호펜하임은 스티븐스 감독 부임 후 수비에선 안정감을 찾는 데 성공했다. 실제 호펜하임은 마르쿠스 기스돌 감독 체제에서 10경기에 무려 19실점을 허용(경기당 1.9골)했으나 스티븐스 감독 부임 후 7경기에서 단 6실점(경기당 0.86골)만을 내주고 있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패하지 않는 축구(1승 4무 2패)를 구축하는 데엔 성공한 호펜하임이다. 다만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친 호펜하임이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해선 공격진의 분발이 필요하다.
전반기 기록: 13경기(선발 12경기)
5. 박주호(도르트문트)
박주호는 쟁쟁한 도르트문트 선수들에게 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 데드라인에 마인츠 시절 은사 토마스 투헬의 부름을 받고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박주호는 크라스노다르와의 유로파 리그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으나 정작 분데스리가에선 4경기 출전이 전부다(나머지 1경기는 마인츠에서 출전한 것).
다만 도르트문트는 유로파 리그와 분데스리가를 병행해야 하기에 갈수록 주전들이 체력 저하 현상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 왼쪽 측면 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박주호이기에 겨울 프리 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후반기에 전반기보다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전반기 기록: 5경기(선발 4경기)
비고: 도르트문트 이적후 4경기(선발 3경기)
③ 골닷컴 선정 베스트 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다름슈타트의 17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2015/16 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가 막을 내렸다.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은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해 보았다.
비고: 70% 이상(12경기) 출전한 선수들을 기준으로 베스트 일레븐을 선정했다. 그러하기에 하비 마르티네스, 킹슬리 코망(이상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알바로 도밍게스(묀헨글라드바흐) 같은 선수들은 아쉽게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3-4-3)
GK 티모 호른(FC 쾰른)
93년생 젊은 골키퍼이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뛰어난 골키핑을 자랑하며 차세대 독일 대표팀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선방율은 78.4%로 마누엘 노이어(77.8%)마저 제치고 당당히 분데스리가 1위를 달리고 있고, 선방 횟수 역시 76회로 하노버 골키퍼 론-로베르트 칠러(82회)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에 있다.
DF 파비안 루스텐베르거(헤르타 베를린)
이번 시즌 헤르타 돌풍의 중심에는 바로 주장 루스텐베르거가 위치하고 있다. 그가 팀 수비를 잡아주고 있기에 헤르타가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 다음으로 가장 적은 실점(18골)만을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팀내에서 가장 많은 2.4회의 태클과 2번째로 많은 4회의 클리어링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그는 팀 사정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4경기)도 수행하고 있다.
DF 제롬 보아텡(바이에른 뮌헨)
명실상부 분데스리가 최고의 센터백. 뛰어난 축구 지능과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역습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아텡이 있기에 바이에른이 수비 라인을 높게 가져가면서도 분데스리가에서 독보적으로 최소 실점(8골)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 정확한 롱패스를 바탕으로 3도움을 올리며 바이에른에 새로운 방식의 공격 루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독일 현지 언론들은 보아텡을 전설적인 리베로 프란츠 베켄바워에 비유하고 있다.
DF 마어빈 마팁(잉골슈타트)
잉골슈타트가 승격팀임에도 불구하고 11위와 함께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바로 짠물 수비가 있다. 잉골슈타트는 18실점을 허용하며 헤르타와 함께 최소 실점 2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바로 잉골슈타트 주장 마팁이다. 샬케 수비수 조엘 마팁의 친형이기도 한 그는 분데스리가 전체 선수들 중 2번째로 많은 6.2회의 클리어링을 기록하고 있다. 슈팅 차단도 0.7회로 센터백 파트너 벤야민 휘브너와 함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팀내 빌드업과 오프사이드 라인을 지휘할 정도로 뛰어난 축구 지능도 갖추고 있다. 마팁 없는 잉골슈타트 수비를 상상도 하기 어렵다.
MF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 14골 4도움을 올리며 바이에른 공격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매 경기 상황에 따라 뮐러를 측면 미드필더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며 상대에 혼란을 가져다 주었다. 이는 뮐러의 천재적인 축구 지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번 시즌 바이에른은 뮐러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11라운드 경기에서 유일하게 무득점에 그쳤다.
MF 일카이 귄도간(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지난 시즌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귄도간은 아직 실전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덕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귄도간의 예전의 기량을 선보이며 도르트문트를 공수 모두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비록 득점 포인트는 1도움이 전부이지만 귄도간은 바이에른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91.7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패스(85.6회)를 기록하고 있고, 패스 성공률도 87.2%에 육박하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공격은 귄도간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토마스 투헬 감독은 다른 선수들은 간헐적으로 로테이션을 돌리더라도 귄도간만은 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드리블 돌파도 2.4회로 팀내에서 헨리크 므키타리안(2.5회)에 이어 2위다.
MF 마흐무드 다후드(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분데스리가 첫 5경기에서 모두 패하던 묀헨글라드바흐가 이후 10경기 무패 행진(8승 2무)을 달리며 극적인 반전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물론 안드레 슈베르트 감독의 공이 가장 크긴 하지만 이제 만 19세에 불과한 신예 미드필더 다후드의 주전 도약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묀헨글라드바흐는 다후드가 선발 출전한 12경기에서 8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다후드는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팀 중원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고, 질 좋은 패스와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2골 4도움을 올렸다.
MF 더글라스 코스타(바이에른 뮌헨)
1골 1도움과 함께 환상적인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른 코스타는 7경기 연속 득점 포인트(1골 10도움)를 올리며 독일 무대를 강타했다. 드리블 돌파는 3.8회로 분데스리가 전체 2위이고, 찬스 메이킹은 2.6회로 분데스리가 전체 3위이다.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코스타이다. 비록 전반기 마지막 4경기에 부상으로 결장했으나 코스타는 전반기 12경기에 출전해 2골 12도움을 올리며 분데스리가 특급 도우미로 자리잡고 있다. 프랑크 리베리의 대체자로 고심하던 바이에른은 코스타의 등장으로 인해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
FW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번 시즌 전반기 분데스리가 최우수 선수라고 볼 수 있다. 18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전반기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 포인트(골+도움) 역시 22개로 단독 1위다. 그렇다고 해서 몰아넣은 것도 아니다. 17경기 중 13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꾸준함이라는 측면에서 경쟁자인 레반도프스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슈팅 대비 득점률도 27.3%로 상당히 준수한 편에 속한다. 도르트문트 입단 첫 해만 하더라도 빠른 스피드에 의존하는 선수였으나 지난 시즌 프리킥을 포함한 킥력을 장착한 데 이어 이번 시즌 키핑력과 제공권 능력도 겸비하면서 특급 공격수로 성장해가고 있다.
FW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완성형 공격수. 15골로 오바메양에 이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고, 패스 성공률도 80.6%로 최전방 공격수들 중에선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게다가 키핑에도 능하고, 제공권도 준수한 편에 속한다. 약점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겠다. 비록 슈팅 대비 득점률은 다소 떨어지지만(17%), 유효 슈팅률은 55.7%로 경쟁자인 오바메양(47%)과 뮐러(54.7%) 치차리토(47.4%)보다 더 뛰어난 편에 속한다. 골대를 4차례나 맞힌 게 아쉬운 부분.
FW 치차리토(바이엘 레버쿠젠)
여름 이적 시장 데드라인을 통해 레버쿠젠에 입단했기에 다른 경쟁자들보다 3경기에 덜 출전했고, 이적하자마자 첫 2경기엔 새 팀 적응 문제로 인해 교체 출전했으나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11골을 넣으며 무섭게 득점왕 레이스에 가세하고 있다. 슈팅 대비 득점률은 무려 28.9%로 두 자릿 수 골을 넣은 선수들 중에선 가장 뛰어나다. 팀내 득점 비율도 무려 44%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김현민 기자
자료출처 :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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