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3. 06
베테랑 공격수 클라우디오 피사로가 베르더 브레멘 소속으로 분데스리가 개인 통산 100호골을 넣으며 팀에 연승을 선사했다.
브레멘이 최하위 하노버와의 분데스리가 25라운드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6개월 만에 분데스리가 연승 행진을 달렸다. 그 중심엔 바로 피사로가 있었다.
브레멘은 경기 시작 18분 만에 핀 바르텔스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피사로의 감각적인 전진 패스를 받은 산티아고 가르시아의 슈팅을 하노버 수비수가 태클로 저지한 걸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바르텔스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톡톡히 담당한 피사로는 26분경 레빈 외즈투날리의 크로스를 받아 환상적인 볼 트래핑으로 자신을 둘러싼 6명의 하노버 수비수들을 따돌린 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실질적인 결승골을 기록했다. 이는 피사로가 브레멘 소속으로 넣은 100번째 분데스리가 골이었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DFB 포칼과 UEFA컵, 그리고 챔피언스 리그까지 모두 포함하면 브레멘 소속으로 공식 대회 140골을 넣은 피사로이다.
하노버는 전반 종료 직전 측면 미드필더 케난 카라만의 골로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피사로는 56분경 페널티 박스 바로 바깥에서 슈팅을 때리려는 액션을 취하며 하노버 수비수 두 명을 속인 후 전진 패스로 테오도르 게브레-셀라시에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셀라시에의 골과 함께 승기를 잡은 브레멘은 67분경 즐라트코 유누조비치가 오른발 슈팅으로 4-1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유누조비치 골 역시 중앙선 부근에서 피사로가 공급한 패스를 바르텔스가 받아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셀라시에가 논스톱으로 연결한 걸 유누조비치가 골로 넣은 것이다. 즉 피사로의 패스가 기점 역할을 담당했고, 결국 피사로는 팀의 4골에 모두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한 셈이다.
이 경기에서 피사로는 단 한 번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는 골로 연결됐다. 게다가 키 패스(슈팅으로 연결되는 패스)를 3회 시도하며 찬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에 더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공중볼 획득 7회를 기록하며 제공권을 장악했고, 드리블 돌파도 3회를 성공했다. 볼 경합 승률 역시 69%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높았다.
피사로는 지난 주말 다름슈타트전에 동점골을 넣으며 팀에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이어진 주중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원정 경기에서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만 37세 4개월 24일)을 장식하며 4-1 승리를 선사했다. 그리고 주말 하노버전에서 은사 토마스 샤프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리며 브레멘에 연승을 안겨주었다.
피사로의 활약에 힘입어 23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강등권에 있었던 브레멘은 13위로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게다가 이는 후반기 첫 홈 승리였기에 한층 의미가 있었다. 2015년 8월 30일,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분데스리가 3라운드 이후 6개월 만의 분데스리가 홈 승이다.
피사로는 1999년 여름, 브레멘에 입단한 이래로 무려 16시즌 동안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며 분데스리가 외국인 선수 최다 출전(405경기)과 최다 골(187골) 기록을 동시에 수립했다. 분데스리가 현역 최다 골과 최다 출전도 피사로의 차지다. 이에 더해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골 5위에 분데스리가 역대 최다 조커 골 2위도 기록 중에 있다. 브레멘을 넘어 분데스리가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칭할만 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이 만료된 피사로는 9월 중순, 뒤늦게 친정팀 브레멘과 계약을 체결한 피사로는 실전 감각 부족 및 체중 문제로 주로 교체 출전해야 했다. 하지만 열심히 훈련을 감행하며 체중 감량에 성공한 그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7라운드를 시작으로 주전 자리를 꿰찼고, 후반기에만 8경기에 출전해 9골을 몰아넣으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전반기 포함 11골을 넣으며 분데스리가 득점 공동 8위에 올라섰다.
이제 피사로는 한 골만 더 넣으면 브레멘의 전설적인 측면 스페셜리스트 마르코 보데와 함께 구단 역대 분데스리가 개인 통산 최다 골 타이(101골)를 기록하게 된다. 게다가 1980-90년대 브레멘을 대표하던 공격수 프랑크 노이바르트와 함께 구단 역대 공식 대회 최다 골 타이 기록(141골)을 기록하게 된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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