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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생각] 기적의 여자축구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김병윤 축구

by econo0706 2022. 9. 1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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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3. 05.

 

한국축구에 여자축구의 역사는 194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여자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화집 선생(1909.5~2006.7)이 중앙여고 교사로 재직 하던 1948년 중앙여중 축구팀을 창단하면서 여자축구가 최초로 선을 보였다. 이후 1949년 6월28일 전국여자체육대회에 참가한 서울의 명성여중, 무학여중, 중앙여중(전국에 4개팀 존재: 서울여중 포함) 등 3개 팀이 첫 여자축구 경기를 펼쳤다. 이 대회에서 무학여중축구팀은 한국 여자축구 공식대회에서 최초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역사적인 팀이 됐다.

전국여자체육대회는 2회 대회까지 대회가 개최되었지만 1950년 한국 전쟁 발발로, 3회 대회는 개최되지 못하고 여자축구는 자취를 감췄다. 한국 전쟁 발발과 함께 사라졌던 여자축구가 다시 선을 보인 것은 그로부터 24년이 흐른 1973년이었다.

1973년 6월 17일 남자 고등학교축구 결승 오픈전으로 동대문운동장에서 서울팀 - 전주팀 경기가 열림으로써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한국의 전통적인 유교사상에 의한 사회적 편견으로 여자축구를 바라보는 시선과 부정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제대로 육성되지 못한 채 여자축구는 다시 긴 침묵의 터널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한국축구의 여자축구 역사를 논하는 데는 1985년이 상징적으로 대두된다. 1985년 한국 여자축구의 아버지로 일컬어지는 김화집 선생의 요청으로 대한축구협회는 협회 직할 팀으로 20명의 선수를 선발 여자축구대표팀을 발족시켜 본격적인 여자축구 시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직할의 여자축구대표팀은 협회의 소극적인 태도로 결국 1년 6개월 만에 해체됐다.

1990년 세계여자축구의 활성화로 여자축구 필요성이 대두됐고 마침내 중국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에 여자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그해 5 ~ 6월 창단된 이화여자대학과 숙명여자대학교 및 인천전문대 선수 주축으로 대한축구협회는 1, 2차 테스트를 거쳐 25명의 선수를 선발하고 초대 감독에 박경화를 선임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을 출범시켰다.

2001년 여자축구는 한국 여자축구연맹을 발족하며 여자축구는 활성화에 성공했고 지도자들 역시 체력과 스피드 위주 선수 육성에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기본기와 개인전술'에 중점을 둔 기술축구 지도에 헌신 급속한 발전을 가져왔다. 사실 한국 여자축구는 2009년 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출전은 1회에 그쳤고,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메달 획득이 전무한 세계 여자축구의 변방이었다.

그러나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하여 우승을 거머쥐며 급속하게 상승세를 타기시작, 2010년 8월 20세 이하 여자 FIFA월드컵 3위, 9월 17세 이하 여자 FIFA월드컵 우승, 10월 피스퀸컵 우승을 일궈내는 빛나는 역사를 창조했다. 아울러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준결승전에서는 FIFA 랭킹 6위 북한에게 연장까지 가는 120분 혈투 끝에 1-3으로 패하면서 금메달 꿈을 접어야 했지만, 3. 4위 결정전에서 만리장성 중국의 벽을 넘고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사상 첫 동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루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한국 여자축구는 당장 눈앞에 결과물에 도취되어 중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외면하며 더 이상의 발전을 이룩하는데 실패했다.

 

한국의 실질적 여자축구 역사는 1990년 베이징아시아경기대회 출전이 기점이다. 이는 20여년의 짧은 역사다. 이 짧은 역사에 한국 여자축구가 국제적인 경쟁력을 발휘하며,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우승, 20세 이하 여자 FIFA월드컵 3위, 9월 17세 이하 여자 FIFA월드컵 우승, 10월 피스퀸컵 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 획득의 성적을 거뒀다는 사실은 한국 여자축구의 척박한 현실에서 볼 때 기적에 가깝다.

특히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하여 선수 개인 테크닉을 바탕으로 한 패스 플레이와 수비에서의 압박, 그리고 한결 성숙된 팀 조직력 등을 발휘, 남자축구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줘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줬다. 한국 여자축구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굳이 논하지 않더라도 충분하다.

현재 학원축구에 여자축구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가 가치가 높은 새로운 교육 핵심 영역과 더불어 홍보와 마케팅 도구로서의 가치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 교직원, 동문, 학부모의 일체감 형성은 물론 애교심과 자긍심 함양으로 학교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는 스포츠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또한 여자실업축구팀 창단으로 인한 이미지 제고 및 브랜드 가치를 높임으로서 이윤을 창출하는 매개체 역할 인식도 증대되고 있다.

현재와 같은 안일함과 적은 팀 및 선수(2012년 8월 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 등록현황: 초등 22, 중등 19, 고등 16, 대학 5, 실업 7, 등 64개팀, 선수 1,500여명)로는, 여자축구는 더 이상 경기력 향상 속에 국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으며 지소연, 여민지 같은 세계적 선수 탄생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2013년 한국 여자축구의 현주소는 중국에서 개최됐던 '2013년 중국 영천 국제 여자 축구대회'가 말해준다. 한국, 중국, 캐나다, 노르웨이 4개국이 참가하여 풀리그로 펼쳐진 경기에서 한국은 1승 2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FIFA 랭킹이 한국보다 한 계단 뒤진 17위인 중국에게마저 0-2로 완패당해 아시아권에서조차 일본(FIFA 랭킹 3위), 북한(FIFA 랭킹 9위), 중국에 밀려있는 상태다.

이제 대한축구협회와 한국 여자축구연맹은 여자축구가 2009년, 2010년보다 더욱 빛나는 ‘르네상스’시대를 맞을 수 있도록, 여자축구 발전에 대한 활성화와 인프라 구축, 행정제도 및 열악한 환경 개선 그리고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아울러 대한축구협회의 강한 책임 의식과 한국 여자축구연맹의 사명감속에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행동의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여자 축구는 재미없다.’라는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체계적인 홍보와 밀착형 마케팅 전략도 꾸준히 전개하여야 한다.

‘책임’과 ‘사명감’ '관심' '사랑' 없이는 한국 여자축구는 지속적인 발전과 안정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국 여자축구는 위기다. 이 위기를 기회로 삼지 않고서는 과거와 같이 긴 침묵의 터널에 빠져들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김병윤 / 전 서산농고 감독

 

자료출처 :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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