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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수첩] '공격수 호황' 한국 축구가 웃는다, 거기에 답이 있다

--김현기 축구

by econo0706 2022. 9. 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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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9. 30. 

 

초가을 한국 축구를 둘러싼 분위기가 좋다. 우선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선 손흥민이 맹활약, 팬들이 10년 전 박지성과 이영표의 활약을 보기 위해 주말 밤을 새운 그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한가위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모였는데 토트넘 선수들이 골 넣을 때 아파트 단지에서 “와!” 소리가 나는 것(물론 월드컵 때와는 비교도 안 되지만)을 보니 2005~2006년이 떠오른다. 여기에 석현준도 유럽 중상위권 포르투갈리그에서 5골로 득점 2위에 올랐다. K리그로 눈을 돌려도 그렇다. 김신욱과 이동국 황의조 등 선·후배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고, K리그 챌린지에서도 주민규와 조석재 등 앞날이 창창한 공격수들이 기량을 뽐내며 지난 8월 동아시안컵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호’에 꾸준히 승선해 ‘군데렐라’ 스토리를 펼친 이정협, 17세 월드컵을 위해 출국한 ‘바르셀로나’ 이승우도 있다.

앞에서 소개한 이들은 모두 원톱으로 설 수 있는 스트라이커들이다. 그들의 골 소식과 활약상을 보면서 축구란 결국 공격수가 잘 해야 대중의 관심을 좀 더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론 미드필더, 수비수들의 활약과 헌신도 중요하다. 그들의 노고를 잊을 순 없다. 하지만 손흥민 출전 토트넘 경기가 어지간한 공중파 스포츠 중계 못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K리거 공격수들이 슈틸리케호에서 펼치는 주전 경쟁을 볼 때면 ‘골’이 축구 인기를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라는 것을 실감한게 된다. 사실 한국 축구는 최근 몇 년간 스트라이커 기근에 시달렸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공격수가 너무 많아, 몇몇 실력 있는 선수들을 내칠 수밖에 없었던 얘기는 먼 과거가 됐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로 “누가 뽑아도 이동국과 박주영, 김신욱 3명 가운데 고를 수밖에 없다”던 많은 지도자들 얘기는 ‘3총사’ 무게감을 설명해주면서도, 공격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한국 축구의 기량 및 인기 핸디캡의 현실을 반영한 말이었다. 이제 오랜 ‘공격수 침체기’를 벗어나 팬들이 한국 선수들의 골과 함께 즐거워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 최근 한국 축구에 인기몰이에 공헌하고 있는 공격수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손흥민, 석현준, 황의조, 이승우, 이정협, 김신욱. / 스포츠서울DB, 토트넘 구단


공격수 호황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K리그 외국인 스트라이커 의존도가 낮아졌다는 점이다. 각 구단이 경영 효율화 및 유스 강화를 추진하면서 걸출한 외국인 스트라이커 유입이 줄어들었고, 그 자리를 실력 있는 국내 공격수가 채우는 중이다. 황의조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내년이 되면 젊은 국내 공격수 설 자리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의 발굴 작업도 빼 놓을 수 없다. 이정협은 대표팀에 오면서 자신에 대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석현준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다가 이 달 초 A매치에 불러 활용했다. 마지막으론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마인드가 꼽힌다. 대표팀 관계자는 “스트라이커는 결국 골로 평가받는 직업이라 ‘이기심’도 필요하다. 해외 등에서 생활한 젊은 선수들은 그런 부분에서 더 강한 마인드를 갖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10월이 궁금하다. 10월 한 달 간 러시아 월드컵 예선, K리그 클래식, 해외 리그, 올림픽대표팀 평가전, U-17 월드컵 등 한국 축구는 각종 무대를 맞기 때문이다. 공격수들이 화제 중심에 놓일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골 소식’에 활짝 웃는 한 달이 됐으면 좋겠다.

 

김현기 축구팀장 silva@sportsseoul.com

 

자료출처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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