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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축탁축(淸蹴濁蹴)] 토트넘의 숙제, 각종 지표 종합 5위 - 실제 순위 7위

--최규섭 축구

by econo0706 2022. 10. 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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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3. 06

 

스포츠에서 가장 통용되는 원리 가운데 하나는 ‘상대성’이지 않을까 한다. 천하무적의 절대 강자는 이론상으로는 어쩔지 몰라도 현실상으로는 존재하기 힘들다. 패배와 낯선 강자라도 만나면 힘을 제대로 못 쓰는 천적이 있게 마련이다.

“기록은 절대적이지 않다.” 상대성과 맥이 닿는 명제다. 객관화한 수치인 기록은 살펴서 도움이 될 만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지언정 절대적 예측 도구는 아니다. 만일 기록을 100% 확률의 도구로 활용하는 길이 존재한다면, 승패의 향방이 이미 드러난 스포츠에 매력을 느낄 사람은 하나도 없을 듯싶다.

 

당연히 기록은 나타난 현상을 담고 있긴 해도 실제와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기록상으로는 떼어 놓은 당상처럼 우승을 손안에 쥔 듯한 팀이 막상 시즌이 끝나면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세계가 스포츠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한결 매력적으로 다가서는 스포츠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우리네 속담처럼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고 정리하여 쓸모 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다. 기록의 우열은 한 경기의 승패를 그대로 투영하지 않는다. 겉으로 나타난 기록을 재해석하고 전략과 전술 수립의 토대로 삼을 때 그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예측의 적중 확률을 높이는 데엔 유용한 도구다. 1년의 ⅔ 이상 대장정을 펼치는 축구에서, 기록을 토대로 한 각종 전망이 쏟아지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1-2022시즌은 어떠한 모양새를 그리고 막을 내릴까? 어느 팀이 등정을 이루고 포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또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4장)을 획득하고 웃을 팀들에도 눈길이 간다.

손흥민의 토트넘, 더욱 과감하게 슈팅을 날려야

 

이번 시즌 EPL도 서서히 종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팀당 38경기씩을 치르는 체제에서, 현재 각 팀은 24~27경기씩을 소화했다. 3월 4일(이하 현지 날짜) 현재까지 나타난 모양새는 2강 6중이다. 패권의 향방은 일찌감치 맨체스터 시티(66·이하 승점)와 리버풀(60)의 각축으로 좁혀진 양상이다. 그리고 6중인 첼시(5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47), 웨스트햄 유나이티드(45), 아스널(〃), 토트넘 홋스퍼(42), 울버햄프턴 원더러스(40)가 UCL 티켓을 다투는 형국이다.

전체적 형상에서도 기록이 비록 연관성은 높을지라도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특히 6중에서는 그런 점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각종 지표를 종합한 평점 순위와 실제 순위가 일치하는 팀은 첼시가 유일했다(표 참조).

UCL 티켓 안정권에 들어선 첼시는 팀 순위와 평점 순위가 3위로 똑같았다. 득점(49) 순위도 매한가지로 3위였다. 경기당 슈팅(14.5개)이 5위인 첼시가 득점 순위가 3위에 자리한 점은 그만큼 효율적 축구를 운용했다고 풀이된다. 패스 성공률(85.8%)에서 리버풀(84.4%)을 제치고 2위까지 치고 올라간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 첼시는 점유율(58.6%)에선 4위에 그쳤다.

종합 평점에서, 이번 시즌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과 맨 앞자리를 나눠 가졌다. 리버풀이 경기당 슈팅(19.5:18.3개)과 득점(70:64골)에서 앞선 반면 점유율(67.9:62:8%)과 패스 성공률(89.8:84.4%)에선 맨체스터 시티가 우위를 보였다. 곧,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에서 으뜸인 맨체스터 시티가 주도권과 화려함에 치중했다면, 리버풀은 “축구는 골로 말한다.”라는 명제에 충실했음이 엿보인다.

한국인 손흥민이 에이스로 맹활약하고 있어 시선이 갈 수밖에 없는 토트넘은 ‘구슬론’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토트넘은 패스 성공률(83.8%)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실제 순위(7위)보다 높은 평점(6.79) 순위(5위)를 차지했다. 경기당 슈팅(12.5개)과 득점(35골)에서 각각 9위에 처졌다. 결국 이 부진에 발목을 잡혀 팀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7위에 머무르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더 많은 슈팅으로 더 많은 골을 터뜨려야 승리란 과실을 딸 수 있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본다.

이 연장선 위에서, 이번 시즌 가장 뜻밖의 길을 달리는 팀은 역시 한국인 황희찬이 공격의 핵인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였다. 경기당 슈팅(10.4개)과 득점(24골)에서 모두 18위로 꼴찌권에 자리했음에도 실제 8위를 달리는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실제 순위와 가깝게 나타난 패스 성공률(9위·80.1%)과 점유율(11위·47.8%)에 힘입어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기록은 경기에서 나타난 각종 지표를 객관화한 수치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그려질 모양을 미리 내다보며 경기를 지켜봄도 관전의 묘미를 배가하는 요소다. 기록의 무오류성에 집착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활용한다면 승패 예측도 그만큼 적중률이 높아지지 않을까?

 

최규섭 /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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