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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축탁축(淸蹴濁蹴)] 손흥민이 더 낫군, '영혼의 짝꿍' 케인과 비교하니

--최규섭 축구

by econo0706 2022. 10.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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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3. 1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1-2022시즌 토트넘 홋스퍼의 걸음새를 보노라면 어지럽다. 널뛰기하듯 상승과 하강의 기울기가 심하다. 연승과 연패의 등락 곡선을 그리며 갈팡질팡한다. 어수선하고 얼떨떨할 지경이다.

이처럼 가리산지리산하는 모습에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티켓(4장)을 노리는 강자의 풍모가 전혀 엿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직 미련을 버릴 수 없는 형국이 오히려 이상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12경기가 남은 7위 토트넘(승점 45)과 13경기를 남긴 4위 아스널(승점 48)의 승점 차는 불과 3점(10일 현재·이하 현지 일자)밖에 나지 않는다. 얼마든지 추격이 가능한 상태다.

 

그래서일까?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은 내심 역전극을 구상하고 있는 듯하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의 ‘농장식 경영’에 배신감으로 골머리를 앓으며 사퇴 의사까지 내비쳤던 콘테 감독이다. 그래도 사령탑을 지키는 마지막까지 최선의 전략·전술로 UCL 티켓을 따내겠다는 야망을 구태여 감추려 하지 않는다.

콘테 감독이 열망을 부풀리는 데엔 물론 배경이 있다. 깊은 침체의 골에서 허덕이던 해리 케인이 완벽에 가깝게 부활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다.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쓰러졌던 손흥민도 일어나 전매특허인 한결같은 몸놀림을 뽐내고 있다.

콘테 감독은 은근히 미소 짓는다. 나락에 떨어진 토트넘을 끌어올려야 하는 중책을 시즌 도중에 짊어진 콘테 감독으로선 손흥민-케인 듀오가 영혼의 호흡을 이뤄 절정의 솜씨를 펼치고 있으니 반갑기만 하다. “케인이 되살아나 손흥민과 함께 공격 선봉에 설 때, 토트넘이 반등할 수 있다.”라고 시나리오를 짰던 콘테 감독이다.

손흥민, 골 결정력과 순도 면에서 모두 케인에 앞서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의 두 공격 핵이다. 객관적 수치로 입증된다. EPL 2020-2021시즌에, 손흥민은 37경기를 소화하며 17골 10어시스트의 대풍가를 노래했다. 이 시즌에, 케인은 35경기에 나서 득점왕(23골)과 어시스트왕(14개)에 등극했다. 둘이 터뜨린 40골은 팀 전체 득점(68골)의 58.8%에 달했다. 그만큼 둘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둘의 위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시즌 중반 초까지만 하더라도 ‘부진의 대명사’란 달갑지 않은 오명에 시달리던 케인이 재기의 나래를 활짝 펴면서, 둘은 팀 공격력의 중추임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EPL 이번 시즌에, 손흥민은 23경기에 나서 11골 5어시스트를 결실했다. 케인은 25경기를 소화하며 10골 3어시스트를 거둬들였다. 둘의 수확량을 합치면 21골 8어시스트로, 팀 전체 득점(40골)의 52.5%와 어시스트(30개)의 26.7%에 이르는 높은 비중이다.

EPL 득점 레이스에서도 돋보이는 둘이다. 손흥민은 단독 4위에 올라 있고, 케인은 다른 세 명과 함께 나란히 4위를 달린다.

이번 시즌 평균 평점(후스코어드닷컴 기준)은 어떨까? 매한가지다. 손흥민(7.34)은 EPL 7위에, 케인(7.31)은 9위에 각각 자리하고 있다. 물론 팀 내에선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손흥민과 케인은 ‘영혼의 짝꿍’이다. 지난 2월 26일 리즈 유나이티드전(4-0승)에서, EPL 합작 골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마음의 눈’으로 빚은 합작품을 37골까지 끌어올렸다. 2015-2016시즌부터 호흡을 맞춰 온 둘이 7시즌째에 마침내 아무도 밟지 못했던 지경에 들어선 것이다.

문뜩 ‘얄궂은’ 생각이 인다. 그렇다면 손흥민과 케인 중 누가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또 골의 순도는 누가 더 높은지 궁금하다.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펼치고 있는 단짝에겐 어울리지 않을 듯싶은 의문인데, 한마디로 답하면 손흥민이 다소 더 나은 골 결정력과 골 순도를 보였다.

먼저 골 결정력에서, 손흥민은 경기당 평균 2.4개의 슈팅을 날려 11골을 터뜨렸다. 이에 비해 케인은 경기당 평균 3.3개의 슈팅을 때려 10골을 뽑아냈다. 분명히 손흥민이 앞서고 있음을 나타내는 수치다. 또, 1,992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181분당 한 골을 잡아냈다. 2,152분을 뛴 케인은 215분당 한 골씩을 기록했다.

골 순도면에서도 손흥민이 높았다. 손흥민이 터뜨린 11골을 내용별로 보면, ▲ 결승골 3회 ▲ 동점골 1회 ▲ 추가골 5회 ▲ 기타 2회였다(표 참조). 케인은 ▲ 결승골 2회 ▲ 동점골 1회 ▲ 추가골 4회 ▲ 기타 3회였다. 손흥민이 케인보다 위기에서 더 빛났음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손흥민이 11경기에서 11골을 수확해 8경기에서 10골을 기록한 케인보다 매 경기 고르게 활약했음을 알 수 있다.

호사가의 궁금증을 벗어나면, 어쨌든 둘은 확실히 토트넘의 보배였다. 둘이 다 같이 골을 잡아낸 5경기에서, 토트넘은 패배를 몰랐다. 4승 1무, 승률 90%였다. 손흥민이 골을 뽑아냈을 때, 토트넘은 8승 1무 2패(승률 81.8%)를 보였다. 케인이 골을 기록했을 땐, 토트넘은 6승 2무(승률 87.5%)를 나타냈다. 이 부분에선, 케인이 다소 앞섰다. 둘 중 하나라도 골을 터뜨렸을 땐, 토트넘은 10승 2무 2패(승률 78.6%)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최근 EPL에서 다시 연승의 길목에 들어섰다. 이 분위기를 살려야 UCL 티켓을 넘볼 수 있다. 그 선봉엔 물론 손흥민-케인 듀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최규섭 / 전 베스트일레븐 편집장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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