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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축탁축(淸蹴濁蹴)] 호날두의 외침, '니들이 692골의 의미를 알아?'

--최규섭 축구

by econo0706 2022. 10. 1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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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3. 14

 

BC 1세기 말,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는 제정 시대를 열었다. 왕정→ 공화정을 거친 로마가 맞이한 새로운 체제의 출발이었다. 곧, 200여 년 이어진 ‘팍스 로마나(Pax Romana) 시대’의 개막이다.

‘길은 직선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는 신념에 불탔던 아우구스투스는 로마를 중심으로 사통팔달의 도로 개설 사업에 치중했다. 아우구스투스가 내세운 지상 과제를 충실히 수행한 로마 공병대는 총연장 8만 5,000㎞의 길을 닦았다. 약 1,600여 년이 흘러 프랑스 시인 라 퐁텐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고 이를 노래했다.

 

이를 축구에 대입하면 어떤 명제가 만들어질까? “축구의 모든 길은 골로 통한다.” 이쯤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만큼 축구에 있어서 골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제아무리 경기를 지배해도 골문을 열지 못하면 승리는 생각할 수 없다. 골은 승리의 전제 요소자 필수 조건이다. 한마디로, 축구는 ‘골의 미학’이다.

이 맥락에서, 골잡이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꿩 잡는 게 매”라는 우리네 속담처럼, 승패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골잡이의 존재 여부다. 한결같이 제구실을 다하는 뛰어난 골잡이를 보유한 팀은 한두 걸음 먼저 나아간 상태에서 경주를 시작했다고 할 만하다.

득점 5개 부문 휩쓰는 호날두 독주 체제 언제 깨질까?

지난 12일(이하 현지 일자)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1-2022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Utd.)-토트넘 홋스퍼전은 골잡이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뚜렷하게 입증된 한판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원맨쇼를 펼친 맨체스터 Utd.가 ‘펠레 스코어(3-2)’ 극(劇)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다.

토트넘은 우세한 양상의 경기를 펼쳤지만, 개선가는 호날두라는 당대 으뜸의 골잡이를 내세운 맨체스터 Utd.의 몫이었다. 지난해 10월 30일 홈 경기에서도 호날두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고 주저앉은(0-3 패) 토트넘으로선 넘기 힘들었던 ‘호날두 장벽’이었다.

호날두는 인성 면에선 문제가 많다. 한국에선, 2019년 7월 이탈이라 세리에 A 유벤투스 내한 친선 경기 때 계약 조건을 어기고 출장하지 않아 수많은 안티팬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도 팀 동료들과 융화하지 못하고 겉도는 등 각종 구설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어쨌든 기록상 호날두가 이 시대 최고의 골잡이임엔 틀림없다. 자신을 둘러싼 온갖 ‘설(說)’에도 불구하고 각종 골 기록을 새로 쓰며 ‘골 = 호날두’ 등식을 스스로의 힘으로 입증해 나가는, 그야말로 레전드다.

 

지난 토트넘전에서도 호날두는 골 역사에 또 하나의 새로운 한쪽을 장식했다. 692골!. 20년간 프로 마당에서 뛰며 클럽 소속으로 터드린 역대 통산 최다 득점 수다. 2002년 포르투갈 세군다 디비장(2부리그) 스포르팅 CP B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스포르팅 CP(2002-2003시즌)→ 맨체스터 Utd.(2003-2004~2008~2009시즌)→ 레알 마드리드(2009-2010~2017~2018시즌)→ 유벤투스(2018-2019~2021-2022시즌)→ 맨체스터 Utd.(2021-2022시즌)에 몸담고 거둬들인 놀라운 열매맺이다(표 1, 2 참조).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에 따르면 경기 전까지 689골로 브라질의 호마리우(56)와 공동 선두를 달리며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던 호날두는 종전 기록을 단숨에 세 걸음 차로 벌렸다.

호날두가 골잡이로서 가장 걸출함은 각종 통산 골 기록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IFFHS가 집계해 발표한 각종 통산 득점 9개 부문 중, 호날두는 5개 부문 맨 위에 자리하고 있다. 전술한 클럽(692골)을 비롯해 ▲ 국제(265골) ▲ 국제 클럽(150골) ▲ 국가대표팀(포르투갈·115골)에서 선두를 내달린다. 물론 이 모든 부문 1위를 바탕으로 통산에서도 선두(807골)를 질주한다.

호날두와 쌍벽을 이루며 축구 종합 지수에선 최고로 평가받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도 골 분야에서만큼은 열세를 보였다. 메시는 ▲ 단일 리그(스페인·474골) ▲ 단일 클럽(바르셀로나·672골) 부문에서 으뜸이었다. ‘축구 황제’로 추앙받는 전설의 골잡이 펠레는 ▲ 리그(606골) ▲ 국내(661골)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영원불멸의 기록이 있을 리 없다. 언제 새로운 기록이 탄생할지에 시선이 쏠리는 까닭이다. 당분간은 보기 힘들겠으나, 호날두의 기록도 언젠간 깨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골잡이가 나타나 호날두의 기록을 깰 그 날이 벌써 기다려진다.

 

최규섭 / 전 베스트일레븐 편집장

 

자료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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