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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史說] 프로야구 'FA인플레'

--손장환 체육

by econo0706 2022. 10. 1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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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1. 06 

 

프로 야구 시즌이 끝나면 소위 '스토브 리그'가 시작된다. 팀마다 새 시즌을 대비하면서 선수들은 물론 단장, 감독, 코치까지 활발한 이동이 일어난다. 방출도 되고, 새로 영입도 된다. 그중에서 가장 큰 관심은 자유계약선수(FA)들의 움직임이다. FA는 어느 팀과도 계약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기에 눈독을 들이는 팀이 많다.

이번 스토브리그에는 유독 대형 계약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00억 원이 넘는 선수가 5명이다. 1999년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100억 이상이 총 10명인데 그중 절반이 올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다. 과잉 투자 논란이 나온 이유다.

미래 가치를 봤을 때 과연 그 선수가 계약금에 걸맞은 활약을 할 수 있느냐는 주장과 FA는 과거 활약에 대한 보상 개념이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FA 계약은 전적으로 미래 가치여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과거 활약에 대한 보상은 이미 매년 연봉 계약에 반영된다. 더구나 팀을 옮기는 경우 새로운 팀이 보상을 해줘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30대 중반 선수와 4년, 또는 6년 계약을 한다면 30대 후반에도 비슷한 활약을 기대한다는 얘기다. 간혹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30대 중반부터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에이징 커브(Aging Curve)를 겪게 된다. 현재의 FA 계약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 프로 야구 시즌이 끝나면 소위 '스토브 리그'가 시작된다. 팀마다 새 시즌을 대비하면서 선수들은 물론 단장, 감독, 코치까지 활발한 이동이 일어난다. / 이코노텔링그래픽팀.


원하는 팀이 많을 때 경쟁적으로 선수의 몸값이 올라가는 것은 시장 원리다. 그러나 '먹튀' 논란이 일어나는 등 과잉 투자의 부작용은 심각하다. 나보다 못하는 선수가 내 연봉의 몇 배를 받는다면 그 상대적 박탈감은 전체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물론 FA가 되면 대박이라는 희망을 줄 수 있으나 그럴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키움을 제외한 9개 구단 모두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적자 구단이다. 미국이나 일본과 다르다. 정상적인 프로 구단이 아니라는 얘기다. 더구나 지난 2년간은 코로나 때문에 관중 수입도 거의 없었고, TV 중계 시청률도 떨어진 상황이다. 모기업 형편도 좋을 리가 없다.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고, 운영비를 아끼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두 선수에게 거액을 몰아주는 행태가 바람직할 리 없다.

과잉 투자의 근거는 또 있다. 외국인 선수 계약금 상한선 제도다.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 선수의 계약금과 연봉은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넘지 못한다. 외국인 선수는 팀마다 투수 2명, 타자 1명을 쓸 수 있다. 이제는 현역 메이저리그 출신도 심심치 않게 국내에서 볼 수 있다. 그런 외국인 선수를 능가하는 국내 FA가 몇 명인가를 보면 과잉 투자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도 실패한 선수가 한국의 역대 최고액 선수가 됐다'라는 지적을 곱씹어 봐야 한다.

 

손장환 편집위원 inheri2012@gmail.com

자료출처 : 이코노텔링(econotelling)(http://www.econotel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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