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대선의 시절이 다가왔다.
빅3도, 잠룡도 덩달아 국민들도 신문 방송을 통해 보도되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고,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되는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를 거듭하고 있다.
고건의 대선 포기로 인한 표가 어디로 갔느냐, 호남 민심은 어디로 갈 것이냐, 과연 현 여권에서는 후보가 나오기는 할 것이냐는 등의 수많은 예측들이 커피숍에서, 술집에서, 식당에서 난무하고 있다.
움직이는 것이 여론이라지만 현재 여론조사의 선두는 이명박이 차지하고 있다. 라이벌인 박근혜보다도 한참 앞선 여론의 지지율을 자랑하며 아직까지는 독주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명박의 지지율이 아직까지 돋보이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바로 주위를 평정하지 못한 듯 보이는 까닭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때 이회창이 연거푸 낙마한 것은 김대업 등으로 대표되는 포지티브 선전 때문이었다. 특히 아들들의 병역비리 문제는 온 나라를 들끓도록 만들었고 그 때문에 이회창이 손해 본 표는 그의 당락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설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인구에 회자된 감표 요인이 있었다. 바로 대통령이 다 된 듯했던 그들의 행태라는 것이었다. 당선은커녕 선거도 시작하기 전부터 이회창의 부인인 한인옥에게 영부인이라고 부른다는 둥. 이미 조각이 다 끝났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시중에 떠돌면서 반이회창 세력의 결집은 물론 부동표까지도 그에게서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도 또한 정설이다.
사실 선거만큼 종합 예술인 것은 없을 것이다. 수많은 포지티브와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것도 바로 그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정도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라면 종합 예술이 아닐지도 모른다. 포지티브가 네거티브가 되고, 아군이 도리어 적군이 되는 것이 바로 선거가 아닌가 싶다.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명박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동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바로 그런 때문이다.
지난 해 서울에서 일어났던 '서울시 봉헌사건'이야 본인의 입으로 말한 것이라니까 변명의 여지는 없겠지만, 이번 부산에서 터진 '절 무너져라' 사건은 이명박 본인으로서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불교가 무너져야 이 나라에 기독교가 꽃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기독교도 한 표, 불교도도 한 표, 무종교인도 한 표인 것이 우리나라의 선거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이는 이명박 본인으로서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될 일이라고 본다.
'순간의 선택이 5년을 좌우하는 것'은 비단 유권자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기표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그 유권자의 선택은 후보자에게도 5년, 아니 그의 정치일생을 좌우하는 것이 될 것임은 틀림없는 일일 것이다.
이제 선거전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유권자의 표심은 아무 것도 아닌 듯이 보이는 곳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군으로 보이는 사람 중에 적군이 있을지도 모른다. 자기 표 하나를 지키려다 자기에게 올 수 있는 표 열을 잃을지도 모른다.
선거에서의 아군은 자기를 도와주려는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차라리 자기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이 진짜 아군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평생을 지켜온 종교적 자존심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종교는 많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모멘트임에 틀림없다. 이럴 때 이명박은 그가 믿는 신이 늘 가르치고자 하는 '사랑'을 보여 주어야 할 때라고 본다.
"나는 영상메시지만 보냈기 때문에 그 곳에서 일어난 일은 잘 모른다"는 변명이 아닌 "내가 지금까지 믿었고, 앞으로도 믿을 하나님은 타 종교의 몰락을 딛고 일어서서 내 종교를 일으켜 세우려는 하나님이 아니라, 타 종교도 사랑하고 타 종교인과도 화합하라고 가르치신 하나님이시다"라는 말이 필요할 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이명박이 현재 부자라고 생각한다면, 그 부가 어느 누구로부터 왔는가를 분명히 생각해 볼 때다. 그 부는 결코 자기 곳간에서만 생겨난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2007년 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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