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보다 수탉이, 암꿩보다 수꿩이, 공작도 수컷이 한결 화려하고 다채롭고 아름답다. 새 뿐만이 아니라 모든 짐승이 다 그렇다. 개구리며 귀뚜라미가 읊어대는 것도 수컷의 특권이다. 이에 비해 암컷은 눈에도 잘띄지않는 단색에 생김새도 예쁘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한데 사람만은 어인일로 이 암수의 미추(美醜)가 역전돼있는 것일까. 고대 희랍의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이유로서 수컷의 비교우위론을 들었다. 19세기 찰스 디윈의 성도태 진화론이 나올때까지 남성우위의 인간사회의 통념을 동물세계에까지 확대적용시켜온 것이다. 다윈에 의하면 닭이나 꿩 공작의 수컷이 예쁜 이유는 번식을 위해 암컷을 가까이 유인하는 수단이며 이 모두 암컷에 유발된 암컷의 눈에 들고자 암컷을 위해 일어난 변이라하여 수컷우위론의 근간을 흔들어 놓은 것이다.
이렇게 유인해놓고 사랑의 대상을 선택할때 수놈이 주도권을 잡는다는 수컷선택(Male Choice)을 한다는 것이 다윈의 학설이다. 당시 빅토리아 여왕시대의 영국은 부르는 남자와 따르는 여자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때인지라 암컷선택(Female Choice)을 내세웠다 갈릴레오처럼 종교재판정에 서게될까싶어 타협했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한데 영국 학술지 <네이처> 근간호에 보면 스톡홀롬대학 동물학교실에서 수컷이 아름다운 것은 암컷 선택에서 소외받지 않기 위한 수컷들의 필사적 적응 작업임을 입증한 것이다. 이를테면 공작의 경우 복수의 수컷들이 단수의 암컷 앞에서 날개를 펴고 요염한 춤을 추며 선택받기를 경쟁하는데 부채꼴로 펴든 날개에 박힌 눈깔무늬가 많을 수록 선택 빈도가 높다는 것을 관찰해낸 것이다. 그 눈깔무늬가 많을 수록 적자생존을 하고 적을 수록 도태가 가속되었던 것이다.
호주의 암개구리는 수컷들의 사랑의 절규를 따라 대여섯마리의 선을 보고나서 선택하는데 행운의 신랑은 정확하게 신부 체중의 70%의 몸무게였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왜냐면 50미터의 수압을 받으며 수컷을 업고 7시간동안이나 교미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주 개구리는 이 암컷 선택에서 소외당하지 않고자 과다체중이 도태되고 있을뿐 아니라 발정기의 수컷이 소외받지 않으려 먹이를 거부하는 다이어트까지 한다는 사실일 관찰된 것이다.
가공할 동물세계의 우먼파워가 아닐 수 없으며 수컷 아름다운 것이 창피해지기만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기 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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