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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청국장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1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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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이치가 어긋나거나 모순이 드러나거나 어울리지 않을 때 '되소금 동치미 국물 맛이다'고 한다.

 

김치는 한국 고추와 한국 소금으로 간을 들여야 제맛이 나듯 동치미 국물 맛도 한국 염전에서 거둔 소금 아닌 되소금[胡鹽]으로 절이면 제맛이 나지 않기에 나온 속담이다.
 
이처럼 한국 전통음식은 나름대로의 고집이 있으며 그 고집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제맛내기를 거부하는 주체주의자다.
 
청국장도 그렇다. 띄울 때 양은 그릇이나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 띄우면 잘 뜨지도 않을 뿐더러 떠도 전혀 제맛이 아니다. 반드시 짚으로 얽은 오쟁이에 담아 짚으로 덮어 발효시켜야 제맛을 내고 점액질인 실이 많아지며 뜬 다음에도 흙으로 구은 오지 그릇에 보관해야 맛이나 실이 변하지 않는다.
 
사람이나 사회나 문화가 온통 외래 선망과 사대로 주체가 병들어가고 있는데 음식만이라도 애오라지 옹고집을 부리고 있으니 대견하기만 하다.
 
이 청국장의 건강효과는 주로 끈적끈적한 점액질 물질에서 나오는데 호서대학의 생명공학과 김한복 교수가 이 점액질 물질발생을 늘리는 신균질을 발견, 특허출원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청국장균이 혈관 속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간장의 해독기능을 증진시키는 효소가 들어있으며 연전에 있었던 청국장 국제학술대회에서는 뇌와 심근경색의 요인인 혈전용해 효소를 발견해 보고했었다.
 
청국장은 한국·중국·일본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 인도네시아·미얀마·태국·네팔 등 동남아시아를 비롯, 근간에는 미국·캐나다·서아프리카로 번지고 있고 러시아에서는 우주인의 식단으로 개발하기까지 했다.
 
7세기 신라의 신문왕이 왕비를 맞을 때 폐백 품목으로 '시'라는 이름의 청국장이 나오고 고려 유민이 세운 발해에 책성시라는 청국장이 문헌에 나온다. 낫도(납두)를 들어 일본이 종주국임을 내세우나 나라시대에 고려장으로 불렸음을 미루어 건너간 한국문화요, 청국장이라는 이름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 장병들의 군량이었기에 얻은 이름이지, 종주국이기에 얻은 이름은 아니다. 고구려 강토와 한반도가 대두(大豆)문화권의 종주영역이라는 것만으로도 청국장의 종주국은 한국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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