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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기메 미술관(美術館)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1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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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대자대비(大慈大悲)하여 고난을 구제하는 관세음보살은 33체로 나타나신다. 

 

그 중 한 화신이 수월관음(水月觀音)이다. 인생이란 없으면서 있는 몇가지 환상ㅡ이를테면 꿈, 그림자, 신기루, 메아리, 거품, 불티, 그리고 물속에 비친 달처럼 영위되면서 그것을 모르고 산다. 그 환상에서 깨우침으로써 고난을 이기게끔 인도하는 관음이 수월관음으로 그 그림이 시적이고 환상적이라 명화 아닌 수월관음도가 없다. 10여년전 소더비 경매에서 13억원에 팔려나간 적도 있는 희소가치의 세계적 고려 명화다.
 
그 수월관음도를 비롯해 프랑스 기메 박물관 소장 한국의 세계적 명품들이 동박물관의 확장 기념으로 15일부터 전시된다고 한다. 기메 박물관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에서 동양 미술품 컬렉션으로 손꼽는 미술관으로 한·불 문화교류사에서 잊어서는 안 될 역사현장이다.
 
개화기에 김옥균의 암살범으로 유명한 홍종우는 국제화사회에 맨 먼저 뛰어든 풍운아이기도 하다. 그가 파리에 도착한 것은 1890년으로 때마침 귀임 중이던 뮤텔 서울주교의 알선으로 당시 일류화가인 레가미의 식객으로 있으면서 문호 빅토르 유고를 비롯, 근대 세균학의 아버지 파스퇴르, 그리스도 전기로 유명한 르낭 교수, 당시 프랑스 총리이던 카르노 등 명사들과 교우했다. 그는 프랑스에 발을 디딘 사상 최초의 한국인이라 하여 무도회며 각종 회합에 초대되어 강연을 의뢰받았고 그것이 끝나면 당시 필립스 왕자의 주선으로 한국을 돕는 모금까지 유도해냈던 홍종우다.
 
그의 교유 명사 가운데 한 명이 굴지의 거부요 동양 미술품 수집에 열올리고 있던 기메로, 그가 창설한 기메 박물관에서 일하게 되었다. 오늘부터 전시회를 열게 된 한국관의 창설도 이 홍종우의 기메 박물관 근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서 당시 한국말 연구를 하던 파리 동양어학교의 로니 교수의 연구보조원으로 2년동안 일했다. 그동안 홍종우는 <춘향전(Printemp parfume)>과 <고목화(Le bois sec refleurie)>, <성점과 운세> 세 권의 한국책을 불역하여 기메 문고나 기메 박물관보에 게재했던 것이다. 한국문학의 서양에의 흐름에 선구적 공헌을 하게 한 기메 박물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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