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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푸른색 취임식(就任式)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16.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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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미국사람들은 취임식 때 입고 나온 대통령 내외분의 복색에 민감하다.

 

붉은 넥타이로 판에 박힌 대통령도 푸른 줄무늬의 넥타이로 바꿔 매었다. 곧 복색으로 가늠해본 앞으로의 미국 통치 철학색은 청색이다.

 
청색은 미국에서 퓨리터니즘 곧 청교도 정신의 상징색이요 그 색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하여 보수주의 색이며 해이해진 도덕이나 품격을 존중하는 색이다. 진정을 필요로 하는 방의 커튼이나 진정제의 알약 색을 푸르게 한것도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색이기 때문이다.또한 블루진이 말해주듯 푸른색은 빈부귀천이나 권력의 유무고하를 막론하고 입는 복색이라서 시민주의를 상징한다. 중세 회화들에서 성모 마리아가 입은 웃옷이 푸른 것은 마리아의 자애와 관용을 돋보이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부시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통치 덕목인 시민성·관용·품격이 취임식전의 복색으로 상징됐다 해도 무방할 것 같다.
 
더욱이 그가 평소에 자신의 통치철학으로 내세웠던 온정 보수주의를 색으로 나타내라면 푸른 빛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시가 자란 곳은 서부정신의 전방으로 시민정신이 왕성하여 미국 동북부의 우월주의인 와스프(WASP)와 대결 개념이 돼온 곳이다. 와스프란 앵글로 색슨 후손으로 백인 신교도를 일컬으며 미국의 모든 분야를 지배해온 특권계급이다. 그가 자랄 때 백인 친구보다 흑인 친구가 더 많았으며 인종에 대한 편견이나 종교 종파에 대한 편견이 상대적으로 적었음도 그가 통치덕목으로 내세운 시민성의 골간이며 서부정신의 상징인 카우보이 모자와 텍사스 부츠는 바로 그가 내세운 용기의 골간으로 온정 보수주의의 실천덕목이다.
 
온정 보수주의가 지향하는 것은 살기 편해지면서 퇴락한 퓨리터니즘의 부활이다. 텍사스 마인드는 덜 자고 덜 먹고 덜 놀고 덜 쓰며 고독 속에 의지할 신을 믿고 부모를 공경하며 친구를 신뢰하는 퓨리터니즘이 뼈대를 이루고 있다. 곧 욕구를 억제하고 방탕을 피하며 많은 사람이 휩쓸려드는 몰개성 속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는 사회지향이 온정 보수주의다.
 
미국이 그 복색만큼 얼마나 푸르러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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