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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야 새야 - 박노해

한국의 名詩

by econo0706 2007. 2.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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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클립아트

 

새야 새야 - 박노해

 

좁다란 네면 벽이

좁기도 하고 넓기도 하다

침침한 무덤속인가

아득한 우주속인가 사방인가

적막한 마음에 창살 틈에 밥알 놓으니

산새가 날아와 지저귀며 물어간다

낭낭한 새울음에 방 안이 금새 환해지는 듯

문득 노래 끊겨 귀를 세워 기다려도

먹을 것 없는 창살가에 새소리는 다시 없구나

새야 새야

너도 외롭고 나도 쓸쓸하다

잊은듯 한 번쯤 와서 맑은 노래 들려주렴

밥알이야 있건 없건 찾아와 주는 건 하늘 마음이고

먹을 것 없다고 오지 않는 건 무엇의 마음이랴

새야 새야

너 외롭지 않으면 찾지 않아도 좋다

나 혼자라도 괜찮아

슬프면 슬픈대로 놓아두고

쓸쓸하면 쓸쓸한대로 말없이 산다

찾아오는 마음 떠나가는 마음

이마음 저마음 모두

하늘 뜻 숨어 계시는 하늘 마음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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