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는 힘있고 없는 놈끼리 어울려 집단생활을 한다.
그러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살며 그를 발산하다 보면 싸움이 잦다. 이에 원숭이의 집단 사육장들에서는 그 우리에 돼지 한 마리를 넣어 더불어 기른다. 그럼 날랜 원숭이는 우둔하고 느린 돼지를 공격, 스트레스를 전위 발산케 하여 평화를 유지한다. 원숭이 우리 속의 돼지는 그 무고한 공격을 받는 대가로 먹고 산다.
사람에게도 이같은 스트레스의 전위 발산문화가 다각도로 발달했다. 옛 부녀자들 저녁 설거지를 마치면 안사랑에 모여 함지에다 물을 담아 바가지 엎어놓고 이를 치며 놀았다. 이 물박을 시어미, 시할미, 시누이의 이맛박으로 가상하고 이를 쳐서 나는 소리로 그 시집식구들로부터 받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발산시키는 전위 유희인 것이다.
'한국 개의 정위치는 부엌'이라고 말한 것은 한말에 한국에서 선교했던 게일이다. 며느리가 스트레스 전위발산용으로 부엌에서 밥을 주고 잠자리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시집식구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엌에 들어와 잠자고 있는 강아지 배때기를 찬다. 무고한 강아지는 별나게 깨갱거림으로써 밥값을 한다. 이처럼 정신위생계가 확립돼있었다.
미국의 시골에 가면 입구에 풍선을 매어 날리는 풍선술집을 이따금 볼 수 있다. 풍선 폭파시설이 돼있다는 표지다. 집에서 아내나 남편에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풍선 술집에 들른다. 천장에 험상궂은 얼굴들이 그려진 풍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으며, 그 중 스트레스를 가한 직장 상사나 아내-남편과 유사한 풍선 하나를 사들고 뒤란으로 돌아가 폭파장치에 끼운다. 그리고서 달려가 주먹으로 후려치면 증폭된 폭파음으로 속이 후련해진다.
일전 일본 도쿄 번화가에서 행인들로부터 매를 맞고 돈을 버는 이색직업의 사나이가 보도되었다. 아마 권투시합 때 쓰는 헤드기어를 쓴 이 30대 중반의 사나이는 사업에 실패, 1억5000만엔의 빚을 졌는데 이를 갚기 위해 매맞는 장사를 시작했다 한다. 1분에 남자는 1000엔, 여자는 500엔으로 정가가 정해져있으며, 15만명에게 맞으면 빚을 갚게 된다는 계산이다. 전위대상이 짐승에서 실제인간으로 발달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