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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청도 소싸움

溫故而之新

by econo0706 2007. 2. 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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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코너] 도청 한국사동남아시아에서는 물고기 수컷끼리 싸움을 시키고 도박을 하는 투어(鬪魚)를 한다.

 

볼셰비키 혁명 전의 러시아 귀족사회에서는 바퀴벌레 싸움을 즐겼다던데 잔인하게 한 놈이 죽을 때까지 싸움을 시켰으며 귀족 가문별로 바퀴벌레 훈련소까지 두어가며 바퀴벌레 용사를 길렀다 한다.

 
귀뚜라미끼리 싸움시키는 중국의 투솔은 역사도 유구하다. 명나라 선종은 어찌나 투솔을 좋아했던지 전국 지방 장관에게 싸움 잘하는 귀뚜라미를 헌상케하여 이를 오채 찬란한 칠보그릇에 사육, 그 중 챔피언이 죽으면 은관에 담아 장례까지 치러주었다. 곤충에 그치지 않고 투계(鬪鷄)·투견(鬪犬)·투양(鬪羊)으로 확대되고 소끼리 싸움을 시키는 투우(鬪牛) 문화로까지 발전했다.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 낙성기념으로 벌어진 투수(鬪囚)경기는 감옥에서 죄인을 끌어내어 호랑이·표범·코뿔소·코끼리·곰·들소·멧돼지 등과 싸움을 시켜 한쪽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잔인한 게임이요, 그 전통을 스페인의 투우가 계승하고 있다.
 
한국의 투우는 소끼리 싸우게 하여 들치기, 목치기, 머리치기, 옆치기, 밀치기, 뿔거리, 뿔치기 등 기량과 힘겨루기로 승패를 가르는 지극히 인도적 게임이다. 이 소싸움의 기원에 관한 전설은 이렇다. 중국 장강(長江-揚子江) 상류인 도강언에 가면 치수의 신으로 이빙을 모시고 있는데 그가 촉나라 태수를 하고 있을 때 어찌나 수재가 혹심한지 백성이 모조리 이산했다. 이 잦고 험한 물난리가 한 마리 소 형우를 한 독룡의 소치라 하여 이를 퇴치코자 이빙이 소형우를 한 신명을 강물 속에 넣어 싸우게 하여 물난리를 극복했다는 전설에서 비롯되어 치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소끼리 싸움 시키는 투우가 비롯됐다는 것이다.
 
한국에 전래된 이 소싸움은 진주, 함안, 김해, 정읍 등지에서 전통이 있었으며 지금은 청도에서 민속행사로 크게 벌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13세기 한국과 가까운 오키섬(隱岐島)에 유폐당했던 상왕을 위로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1999년부터는 한·일 월드컵을 기념하여 일본과 투우대회를 열어 30만명이라는 내외 관광객을 국제적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1차대회에서는 3승3패로 무승부요, 5일간 계속된 2차대회 때는 접전 끝에 9승8패로 한국 소가 이겼다. 어제 24일부터 3차대회가 시작되어 양국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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