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油 12달러 經濟의 定着과 對外戰略
페르시아만 6개 산유국들은 23일 원유공시가를 배럴당 11.651달러로 128% 인상키로 결정했다. 내년 1월1일부터 실시되는 산유국의 수익가는 3달러에서 7달러로 인상되었다. 페르시아만 6개국의 새로운 원유가 인상은 이미 다른 석유수출국기구 (OPEC)가맹국의 동의를 받아놓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곧 OPEC의 수출가격이며 세계는 12달러 원유시대라는 새로운 전개에 불안해 하고 있다.
우리는 12달러 원유가 결정을 한편에선 놀라움과 동시에 일종의 광란이 마무리되려는 징조로 보고자 한다. 금년 초까지만 해도 80년 10달러의 예상은 그리 보수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금년 1년 사이에 4배의 값 인상이 이루어졌고 50연대 말부터 계속 떨어져만 오던 원유가를 10여년 만에 회복시킨 테헤란 협정으로부터 2연만에 12달러라는 기록적 고가격을 이룩한 사실은 그 어떤 급진주의자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원유가의 상승폭이 크고 그 상승 시간폭이 짧은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공시가 12달러, 수익가 7달러의 달성은 71연의 테헤란 협정 이후 리아드 협정 제네바 협정 그리고 10월16일의 가격인상, 석유무기화선언과 감산단행 등 걷잡을 수 없이 급변했던 석유의 문제들이 이제 새 질서로 정리되어 간다는 것을 뜻한다. 더 이상의 값 인상은 대체 에너지 가격과의 마진을 없애는 결과를 빚고 감산과 석유무기화의 장기화는 아랍 산유국 내부의 이해 갈등을 확대시켜 무기화의 실효를 죽이게 된다. 또 중동전 휴전회담의 전망이 비관적이 아닌 한 리비아, 이라크와 같은 동맹으로부터의 이탈자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석유감산조치는 완화되어 갈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페르시아만 일부국에 남은 국유화 문제, 석유달러의 사용문제 그리고 중동분쟁의 악화 등이 미지수로 남지만 그간 산유국이 몸부림쳐온 서방7대석유회사로부터의 석유식민주의 청산과 고가격화의 실현으로 석유생산 유통의 새 체제구축이 완성된 셈이다. 앞으론 수익가 10달러선을 향해 서서히 움직이는 안정세를 예측할 수 있고 급격한 석유가의 인상으로 인한 급속한 대체에너지개발은 그리 머지않아 석유값 인상이 아니라 현상유지 내지 하락방지를 위한 생산조절도 내다 볼 수 있다.
이제부터 세계경제와 상품시장은 12달러원유를 기준으로 새로운 균형운동이 벌어질 것이다. 새로운 고수준의 균형가격이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10월 이후 원유가 인상으로 인하여 석유소비국들은 추가로 500억달러의 부담이 늘어났다. 석유수입국들은 그들의 생산물 특히 공업용원료광물 및 중요원료의 수출가 인상으로 석유수입가의 인상으로 인한 추가부담을 떠넘기려 하게 된다.
특히 동, 석, 연, 아연, 펄프 등의 값은 이미 석유값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으며 분포가 일부 국가에 편재되어 있거나 생산자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는 자원들은 석유와의 비교 가격관계에서 일제히 가격수정 운동을 벌이게 될 것이다. 이는 고석유가와의 균형에서 1차적으로 자원보유국에 유리하다는 것을 뜻한다.
OPEC 산유국은 값 인상으로 수입국이 부담하는 만큼의 추가적인 오일 달러를 흡수케 되었다. 오일 달러가 느는 만큼 나머지 국가에서는 1945년 후의 달러 부족과 같은 유동성불족 - 아랍 달러 불족이라 부를 수 있는 통화질서의 변화가 예상된다. 따라서 아랍 달러, 오일 달러의 세계시장에의 환류가 시급한데 그 길은 첫째 산유국의 석유를 이용한 에너지 다소비형 및 석유화학공업 중심의 경제개발 , 둘째는 해외투자, 셋째는 군사무기의 구입으로 나눌 수 있다. 선진국은 경제개발을 위한 기계시설과 무기의 공급자로서 또 안전한 투자대상국으로서 석유달러를 환류받기에 가장 우선하게 된다.
12달러 석유값에 의한 새로운 국제균형에서 가장 유리한 나라는 산유국과 미 소이며 다음이 자원수출국 - 선진국으로서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와 후진국으로서 브라질 칠레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콩고 등이며 그 다음이 비자원보유 선진국, 서구와 일본 등이고 가장 불리한 것이 한국과 같은 자원없는 후진국들이다. 대외경쟁력 면에서 미 소에 비해 서구, 일본이 자원수출국에 비해 자원불족국이, 선진국에 비해 후진국이 더욱 약화되었다. 특히 자원의 값이 사람값보다 기술값보다 높은 새로운 경제시대에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경쟁력은 더욱 약하게 돼 있고 우리나라는 비자원보유국이면서 60% 가까운 무역의존도를 가진 후진국이란 최악의 조건으로 전락했다.
그만큼 고에너지 가격 경제시대에서 생존경쟁을 극복해야 할 노력은 비상한 것이어야 한다. 우선 대외적으로는 자원불족 후진국끼리의 공동결속으로 산유국과 자원수출국과 선진국에 공동으로 발언하는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본란은 후진국 제품의 수입에 대하여 선진국이 특혜관세를 실시하는 UNCTAD(국제연합무역개발회의)의 특혜관세원리를 응용하여 산유국에 대하여 후진국에 대한 특혜가격을 요구하였다. 특히 12달러의 고가격과 물물교환시대를 방불하는 마당에선 비공업원료 자원보유후진국에 대한 특혜제도는 절실하다.
우리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 걸쳐 많은 동병상련의 국가들을 들 수 있다. 그 결속과 공동의 발언을 서둘러야 한다. 이미 팔레비 이란왕도 산유국의 대빈국개발원조기구의 창설을 제안하고 있다. 그 카운터 파트너로서 또 그를 촉진하기 위해 자원없는 빈국들의 결속은 시급하다.
이미 원자재 파동으로 약화된 우리의 대외경쟁력은 첫째는 석유값 인상으로 내년에 총수출의 4분의 1에 달하는 10억달러, 81연엔 30억달러를 원유도입에 써야 하고 둘째는 변동환율제하의 선진국이 석유값 인상으로 인한 수출경쟁격화가 경쟁적인 평가절하를 초래할 조짐을 보임으로써 우리의 수출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국제수지는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다. 대내균형이 회복되고 기술로동집약산업의 비교우위가 절대적으로 확립되어 대외경쟁력이 소생될 때까지 국제수지의 압박을 더는 긴급조치가 필요하다. 소비의 절약으로 수입수요를 더는 방법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차관원리금의 상환연기 또는 기존 불리한 차관을 원조적 성격의 자본으로 대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오늘의 자본, 무역에 있어서의 과도한 대외의존 경제체제의 정착엔 세계은행(IBRD)과 미국 일본 등의 정책권고가 큰 영향을 미쳤던만큼 자원무역패턴의 구조적 변화에서 오는 수입원자재 가공무역에 의한 후진국 공업화의 타격에 대하여 세계은행과 미국은 외환위기 구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아시아의 자원수출국인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와의 자원외교강화도 중요하다. 석유와 더불어 우리의 경제외교는 종래의 미 일을 향한 동쪽보다 서와 남쪽으로 뻗어야 한다. 우리의 유일한 수출자원인 시멘트와 텅스텐의 가격과 거래조건 개선에 더한층 노력하고 그러기 위하여 내수를 실업구제를 위한 공공사업용에 국한하고 수출에 최대한 돌리는 일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12달러 석유경제에서는 저에너지 가격시대와 같은 무역편중의 존적 성장전략은 살아남을 수 없으며 이미 누누이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 경제의 능률화가 더욱 강화되지 않고서는, 소비가 제거되지 않고서는 대외전략만으로 그 벽을 뚫을 수 없다. 국내자원의 최대 최적활용과 새로운 대외전략의 전개로 전환기적 난국을 타개하는데 국민 모두가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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