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家族主義를 打破하라 - 『조선일보』1934.1.3

社說로 보는 근대사

by econo0706 2007. 2. 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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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과 서양인을 비교하여 전자가 후자보다 문명적으로 뒤떨어진 것은 누구나 부인치 못할 것이다. 특히 동양인 중에도 조선인의 더 뒤떨어진 것은 누구나 인정할 바다. 그러면 같은 인류로서 왜 서양인은 전진하고 동야인, 그 중에도 조선인은 후퇴하였는가. 혹은 체질의 차이를 논하는 자도 있고 혹은 지역적으로 상수(相殊)한 것을 노하는 자 있다. 즉 동양인은 체구가 서양인만 못하고 지역적으로 호상경쟁(互相競爭)치 않는 평온(平穩)한 지대에 거주하는 때문이라 하는 것이다. 체질의 차이, 지역의 상수(相殊)가 모두 그 문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되지 않음이 아니다. 그러나 오인(吾人)의 견지로써 하면 문명의 지속(遲速)과 자연적 조건에 달린 것보다도 생활제도에 많이 달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2.


그러면 생활제도란 무엇인가. 생활제도란 곧 인간의 일일영영(日日營營)이 생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즉 국가적이라든가 사회적이라든가의 공생활(公生活)을 말함이 아니요, 일 개인 혹은 일 가족의 사생활을 말한다. 그런데 이 사생활을 보면 동양인 특히 조선인은 가족주의적이다. 조선인은 일 가족이 조부모-부모-자기-자녀 등 범(凡) 3,4대의 가족으로 구성되고 3,4대의 가족은 그 중의 일인(一人)의 최존속(最尊屬)에게 소속되어 경제 기타 온각 생활을 지배 받는다. 그러므로 다수는 가족이 30세를 넘어도 독립적 자주적 생활의식이 없이 부노(父老)에게 의뢰(依賴)하는 습성이 생기고 따라서 다수 가족은 시기 암투 속에서 지내간다. 이와 반대로 서양인은 개인주의다. 그리하여 각 가족은 부부를 원위(原位)로 하고 2대 이상의 가족이 드물게 동거하여 따라서 책임은 부부 양인의 어깨에 졌으므로 독립적 생활의식이 강해지고 따라서 가족간에는 평화가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적극적 자주적 개인을 기초로 한 서양민족 또는 서양 국가가 자연 부강하여지고 소극적 의뢰적 개인을 기초로한 조선인이 금일과 같이 후퇴한 것을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3.


물론 가족주의의 미점(美點)도 있다. 순후한 상부상조의식과 향당애호(鄕黨愛護)의 관념은 다 그 하나다. 그러나 이 가족주의 향토주의는 결국 그 범위가 협소하여 고루(固陋)하고 편벽되기 쉽다. 가족주의자에게는 가족과 향당의 관염이 있을 지언정 민족과 사회는 염두에 없다. 이것이 취할 만한 가치가 없거니와 이 역사상의 봉건적 잔재(殘滓)인 가족주의는 당연히 교통의 발달, 경제 생활의 보편화에 따라 소멸될 운명에 있다.


4.


이와같이 논하면 가족주의는 당연히 청산해야 하고 또 청산될 운명에 있거니와 이 가족주의가 아직 뿌리를 끊지 못했을 뿐아니라 최근 경제발전의 반동으로 다시 심각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은 가련한 일이다. 조선인 1호당 인구는 서양 4인, 일본 5인에 대하여 6인을 넘지 않으며 일가족에는 다시 친척 기타 권속(眷屬)이 더욱 증가하지 않는가. 오인(吾人)은 포부(抱負)깊은 신년에 조선인이 가족주의를 타파하기를 제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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