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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史說] 막내 야구단 KT의 울림

--손장환 체육

by econo0706 2022. 10. 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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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26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일주일이 지나도 계속 화제를 낳고 있다. 24일에는 현역 야수 최연장자인 유한준(40)의 은퇴 소식이 들렸다. 얼마나 행복한 은퇴 결정인가.

1981년생인 유한준은 대학을 졸업한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다. 현대는 2000, 2003, 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었다. 당시 최강팀에 입단한 유한준의 앞날은 탄탄대로일 줄 알았다. 하지만 하필이면 입단한 해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2010년에는 팀이 해체되는 일까지 겪었다. 신생팀 넥센(현 키움)으로 옮겨야 했다. 2015년 자유계약선수(FA)로 신생팀인 KT와 4년 60억 원에 계약했다. 돈은 벌었으나 다시 신생팀과 계약했으니 우승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30대 중반이었다. 하지만 팀의 4번 타자를 맡아 성실하게 책임을 다했고, 2019년 2년 재계약을 한 뒤 마지막 해인 올해 드디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만 40의 나이에 팀의 4번 타자를 맡아 3할이 넘는 타율(0.309)을 기록했고, 18시즌 통산 타율이 3할 2리였다는 사실은 그가 얼마나 성실한 선수였는지 증명해준다. 유한준은 "행복한 은퇴"라고 했다. 맞다. 유한준만큼 행복한 은퇴를 한 선수들이 몇 명이나 될까.

박경수(37)도 드라마를 썼다. 2003년 LG에 입단한 박경수는 매년 준수한 성적을 남겼으나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2015년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이적하자마자 한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펑펑 날리며 '수원 거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신들린 수비로 승리를 이끌었고, 3차전에서는 결승 홈런을 날렸다. 만 서른일곱에 꿈에도 그리던 우승 반지는 물론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영광도 안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성실했던 유한준과 박경수를 보면서 고진감래(苦盡甘來), 새옹지마(塞翁之馬),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 저절로 생각난다.

 

▲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일주일이 지나도 계속 화제를 낳고 있다. 현역 야수 최연장자인 유한준(40) KT 위즈 선수(왼쪽)는 행복한 은퇴를 하고 박경수 KT 위즈 선수(오른쪽)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라는 영광을 안았다. 사진=KT 위즈 / 이코노텔링그래픽팀

동시에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한때 기아에서 뛰었던 투수 호세 리마가 생각났다.

도미니카공화국 태생인 리마는 1999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1승 10패(평균 자책점 3.58)의 무시무시한 기록을 세웠다. 한 시즌 20승은 최고 투수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바로 다음 해 7승 16패(평균 자책점 6.65)로 추락했다. 부상도 없었다. 그 이유는 홈구장에 대한 불만이었다. 홈구장인 애스트로돔은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었다. 하지만 구단이 2000년 시즌을 앞두고 팀 성적을 위해 타자 친화적으로 리모델링했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으로 바뀌자 리마는 불같이 화를 냈다. 불만을 가득 안고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의 성적이 좋을 리 없다.

이후 그저 그런 투수로 메이저리그를 전전하던 리마는 2008년 기아에 입단했다. 아무리 전성기가 지났어도 메이저리그 20승 투수에 대한 기대는 컸다. 하지만 3승 6패(평균 자책점 4.89)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 도중에 퇴출됐다. 리마는 2010년 미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손장환 편집위원 inheri2012@gmail.com

 

자료출처 : 이코노텔링(econotelling)(http://www.econotell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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