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 11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시상식이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이 상은 1957년에 처음 시작했다. 야구 용품 제조회사인 롤링스가 제정했다. 그래서 상 이름도 롤링스 골드 글러브 시상식이다.
이밖에도 시즌이 끝나면 각종 상이 줄을 잇는다. 그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재기상이다. 올 시즌에는 탬파베이의 카를로스 페냐와 워싱턴의 드미트리 영이 수상했다. 이 상을 후원하는 회사는 ‘재기’의 대명사, ‘비아그라’다. 상 이름도 ‘비아그라 후원 올해의 메이저리그 재기상’이다.
한국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열렸다. 글러브를 받지만 포지션별 MVP 성격이 짙다. 처음 2년간은 지명타자 부문이 없었는데 84년부터 생겼다. 수비를 하지 않는 그들도 글러브를 받는다.
이번 골든글러브 공식 후원사는 삼성전자다. 야구 용품 회사 ZETT는 황금칠을 한 글러브를 제공한다. 일본 회사다. 국내에는 ‘황금칠 기술’이 없어서다
어째 좀 밋밋하다. ‘비아그라 재기상’처럼 무릎을 칠 만한 상을 줄 수는 없을까.
올 시즌 도루 저지율 1위는 SK 박경완이다. 3할7푼6리로 2위 진갑용(0.365·삼성)을 아슬아슬하게 제쳤다. 도둑(steal)을 제일 많이 잡았다는 뜻이다. 방범회사가 딱 좋다. 세콤상 또는 캡스상.
2007 최고 구속상은 어떨까. KIA 한기주는 5월27일 문학 경기장에서 전광판 기준 시속 159㎞짜리 직구를 던졌다. 문학구장 스피드건이 후하다 하더라도 빠른 것만은 틀림없다. 상을 주자. 초고속 인터넷 업체가 딱이다. 메가패스상, 하나포스상. 아니면 엑스피드 광랜상.
심심한 구원상 말고 동점 또는 역전 위기에서 막아낸 터프 세이브로 상을 주는 것도 좋다. 구원 1위 삼성 오승환이 역시 9개로 1위를 따냈다. 2위 카브레라(롯데), 우규민(LG·이상 8개)을 제쳤다. 이건 역시 보험회사. 애니카도 좋고 하이카도 좋다.
원기회복제 상으로는 중간계투가 적합하다. LG 류택현은 올 시즌 투수 최다인 81경기에 등판했다. 그래도 씩씩하게 공을 던졌고 23홀드로 홀드왕을 따냈다. 사흘에 한번꼴로 야근을 한 셈이다. 박카스상.
백만스물하나, 백만스물둘? 건전지 에너자이저에 어울리는 선수들은 126경기 전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다. 올해는 6명이다. 현대 브룸바, KIA 이현곤, 두산 고영민, 한화 이범호, LG 박용택, 삼성 신명철.
1년을 마무리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글러브만 줄 게 아니라 위 회사들의 후원을 받아 보험증서도 주고, 보안 시스템도 주고, 원기회복제와 건전지를 주는 것은 어떨까.
아, 맞다. KBO도 상을 받을 만하다. KBO는 현대 1년 운영비 명목으로 100억원의 지급보증을 섰다. 대출왕이다.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상 또는 리드코프, 산와머니상.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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